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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전주동네책방문학상,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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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전주책방문학상 수상작품집 '맛잇는 밥을 먹었습니다'.

드디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날이 왔다. 그 동안 견뎌내었던 시간들이 추억이 되는 것일까, 잠시 기분 좋은 착각도 해본다. 어려운 시절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며 만든 전주동네책방문학상이 2회를 맞아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회 수상 작품집을 출간하면서 받은 커다란 응원에 용기를 내어 두 번째도 준비에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1회와 2회의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처음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었다면 두 번째는 첫 회보다 더 홍보와 결과에 신경을 써야했다. 어떤 일을 지속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라는 생각을 두 번째를 준비하면서 해야 했다. 독립책방들이 독립적으로 출판하기 위해 자원 없이 하는 일인지라 홍보하는 것도 각 책방의 SNS 계정에 기대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서 이런저런 한계가 있었지만, 그 한계점을 무사히 통과하는 것이 준비하는 책방들에게는 또한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좀 더 쉬운 길을 가고자 했다면 후원처도 알아보고 영업도 했을 텐데, 일단은 책방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처음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상 상금을 두 배로 올리고 동화와 희곡 부문을 신설하는 등 작은 변화를 꾀했다. 

단편소설, 에세이(수필), 시, 희곡, 동화 부문에 걸쳐 응모자는 224명, 응모작은 총 328편이었다. 첫 회보다는 줄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할만한 수치였다. 세부적으로는 시 159편, 수필 117편, 소설 34편, 동화 11편, 희곡 7편이 들어왔다. 심사는 문학상을 주최한 전주책방 7곳 운영자들이 세 번의 예선과 두 번의 본선을 거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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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

각 책방상은 각 책방 운영자들이 1편씩 뽑아 총 7편의 작품이 다양하게 모였다.

서로 다른 취향과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까닭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른 작품이 겹치는 일은 없었다. 2회 문학상의 주제는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주제를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정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는데, 그래서인지 굉장히 쓸쓸하고 힘든 글이 많았다. 올해는 조금 씩씩한 글을 만나고 싶었기에 밥이라는 소재를 넣었다. 그러나 작가들의 밥은 다채로웠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이, 매일 만나는 밥상이 글에서는 눈물이 되고, 추억이 되고, 사랑이 되고, 때로는 엄마였다가 친구였다가 잔소리였다가 전부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문학에게 바라는 바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밥상 한 묶음이 전주동네책방문학상이라는 이름으로 엮어졌다. 

응모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음식은 국밥이었고, 자주 마주 앉은 인물은 부모였다. 

지난해에 비해 응모작은 줄었으나 외계인, 비건, 환경문제 등 소재는 다양해져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번에 신설한 희곡부문에선 선정작이 없어 아쉬웠다. 

그럼에도 지역의 동네책방들이 모여 만든 문학상에 도전장을 건넨 많은 예비 작가들의 패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심사하면서는 뿌듯함을 느꼈다. 각 책방상을 수상한 예비 작가들 중에는 현재 여고를 다니는 평범한 고등학생도 있었다. 작년에는 코로나 상황에 시상식도 못했지만 이번에는 온라인을 활용해 시상식을 진행했다. 화면으로 수줍게 만나는 수상자들과 책방지기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수상 소감을 나누고 소회를 나누었다. 한 명 한 명에게 전주동네책방지기들이 주는 상품을 보여주고 그 자리에서 바로 상금을 송금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코로나시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더 특별했던 시상식 풍경이 아니었을까. 

문학상을 수상한 예비 작가들은 모두가 공통적으로 ‘기회’를 이야기했다.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서 고맙다고, 다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말이다. 그들이 말하는 기회라는 단어는, 비단 그들의 것만이 아니었다. 우리 역시도 이 문학상을 통해 책이라는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났고 서로가 영역을 나누어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났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일들을, 작은 물꼬가 터지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기회’를 선물하고, 선물 받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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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대상 수상작.

대상으로 고른 ‘모르는 삶’이라는 단편소설은 외로운 두 주인공이 만나 서로의 취향을 알아가듯 맛을 알아가고 맞춰가는 과정을 그린다. 비록 어긋나는 순간이 있고, 끝내 서로의 취향을 맞추지 못해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해도 그 자체로 순수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 누구도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이 피를 나눈 가족일지라도. 그래서 그 누구의 삶도 깊이 따져보면 ‘잘 모르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르는 삶’을 대상으로 고르기까지는 얼마간 논의가 필요했지만, 우리는 기준을 ‘가능성’에 두었다. 기성 문인들이 심사하는 명망 있는 문학상이 아님을 알기에 기준이 같으면 안 되었다. 우리는 어쩌면 가능성이 있는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상’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전주동네책방문학상을 통해 앞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로 성장하는 계기, 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수상이 누군가에게 계속 글을 써내려가는 힘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전체적으로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 책에서는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 돋보이는 글들과 진솔하고 따스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세상은, 아니 어쩌면 문단이라는 곳도 주류, 비주류로 나뉘어 비주류로 칭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독립출판물 자체를 비하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러나 때로 백석시인처럼 변방에서 철저히 혼자 시로서 변화의 꿈을 꾸는 사람도 있다. 인맥이 판을 치고, 유명인들이 써낸 책들이 베스트셀러 권에 진입하는 것이 현실이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작은 기회들은 만들고 써내려갈 것이다. 이게 우리의 매력이니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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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잘 익은 언어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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