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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릴 땐 ‘先반영’·내릴 땐 ‘後반영’···기름값 구조 논란

이란 전쟁 여파로 두바이유 급증, 도내 기름값도 폭등
모순된 기름값 산정구조 지적, 가격 봉합책 필요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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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의 경유 가격이 1879원, 휘발유 가격이 1849원으로 올랐다. 사진=김경수 기자

전북지역 주유소 기름값이 국제유가 상승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빠르게 오르면서 가격선정 구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선(先) 반영’하면서도 유가가 하락할 때는 ‘후(後)반영’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두바이유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배럴당 81.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5일 약 68달러보다 약 17% 상승한 수준이다. 원유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원유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진 점이 꼽힌다.

이날 전북일보가 전주지역 주유소 7곳을 확인한 결과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최근 들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리터당 1400~1500원대를 유지하던 경유 가격은 일부 주유소에서 1800원대 후반까지 올라섰고, 휘발유 가격 역시 100~200원가량 상승한 상태였다.

이날 한 주유소에서 만난 이지현(40대)씨는 “국제 유가가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기름을 넣으러 왔다”며 “이미 가격이 1800원을 넘었더라. 아직 중동에서 출발한 원유가 한국에 도착하지도 않았을 텐데 가격이 먼저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름값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비롯해 운송비와 보험료, 관세, 석유수입부과금, 정유사 정제비용, 정유사 마진, 주유소 마진, 유류세 등이 합쳐져 결정된다.

문제는 국제유가 변동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체감상 ‘올릴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리다’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가격이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형성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공급가를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하루 가격을 즉시 반영하기보다 통상 2~4주 이동평균 가격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변동해도 정유사의 공급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구조다. 또 주유소 역시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매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 월 2~3회 정도 구매와 운송이 이뤄진다.

그러나 최근 이란발 국제유가 상승 이후 주유소 가격은 빠르게 오르면서 구조적 모순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내 기름값 구조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가격이 폭등했다”며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말했다.

전북 경제계에서도 기름값 급등이 지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내 한 경제계 관계자는 “기름값 상승은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 보다 투명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처럼 국제정세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정부 차원의 가격안정 대책과 시장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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