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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호사 낀 대규모 전세사기, 처벌 강화하라

주거 취약계층의 전세대출 제도를 악용해 85억원 상당의 자금을 편취한 전세사기 일당 8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총책과 관리책,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전세사기는 제도의 취지를 악용하고 20대 사회초년생 등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악질적이다. 더욱이 변호사, 아파트 시행사 대표, 공인중개사 등 주거 관련 전문가들이 치밀하게 범행을 모의해 지탄받아 마땅하다. 범죄수익을 최대한 빨리 몰수 추징하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전북경찰에 따르면 사기범 일당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다세대주택을 대상으로 69건의 허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총 85억원 상당의 전세자금 대출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시기 도입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터넷 은행의 비대면 대출 심사 허점을 조직적으로 악용했다. 당시는 전세계약서와 주택임대차계약 신고필증만 제출하면 별도의 현장 확인이나 실거주 검증 없이 대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렸다. 총책을 중심으로 임대인을 모집하는 관리책, 허위 임차인을 모집하는 모집책, 대출 서류를 작성·관리하는 공인중개사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20대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허위 임차인으로 모집한 뒤 대출을 신청해 전세보증금을 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는 모집책 역할을 맡아 범행을 지원했고, 공인중개사는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허위 전세계약을 홍보하거나 ‘깡통전세’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초년생인 허위 임차인들에게 명의를 빌리는 대가로 매달 100만~200만원을 지급키로 했으나 돌려막기를 통한 상환능력이 한계에 이르면서 덜미가 잡혔다.

일반적으로 전세사기는 피해자들이 전 재산을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전북에서의 전세사기는 임대인과 허위 임차인이 수혜자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지원 자금을 갉아먹는 범죄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전세사기는 다수의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민생 범죄다. 그리고 피해자가 대규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금전적 손실을 넘어 국민의 생존권과 주거권 등 공동체의 안녕을 해친다. 이번 사기단의 역할별 범죄수익과 배분 등을 철저히 따져 한 푼의 누수 없이 전액을 몰수·추징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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