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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민 선택권 짓밟는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

6·3 지방선거에서 후보 등록만으로 당선이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나왔다.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영남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에 해당한다. 당선자들은 행운이라고 좋아할지 몰라도 선택과 경쟁이 사라지면서 유권자들의 선택권이 박탈된 것이다. 과연 이렇게 당선된 지방의원들이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의원은 중앙당 지도부를 바라보고 지방의원은 공천권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만을 우러르는 양당 구조가 낳은 비극이다. 이런 상태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을지 참담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4∼15일 후보자 등록 결과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투표없이 당선이 확정된 전국의 지방의원 후보는 선거구 2349곳 가운데 307곳(13%)으로 504명에 이른다. 기초단체장도 광주 2곳과 경기 시흥 등 3곳이다. 전북의 경우는 훨씬 심하다. 전북도의원의 경우 지역구 38곳 가운데 65.8%에 해당하는 25곳이 무투표 당선되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비례대표 6명을 포함하면 도의원 44명 중 70.5%인 31명이 정당공천만으로 당선된 것이다. 10명 중 7명이 주민의 심판 없이 배지를 단 셈이다. 지방선거가 생긴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전주시는 전체 12개 선거구 중 10개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되었다. 익산시 5개, 완주군 2개, 고창군 2개 등 관내 선거구 모두 무혈입성했다. 기초의원의 경우도 21명의 후보가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러한 현실은 정당이 주민의 선택권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 민주당의 경우 지방의원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로 뽑는다. 전북의 경우 권리당원은 많아야 전체 주민의 20% 안팎이다. 그렇다면 전체 주민의 80%는 이미 투표권을 박탈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지방의원은 감투를 쓰면 완장질을 서슴지 않고 각종 이권과 인사 개입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국회의원의 하수인이요 몸종 노릇만 잘하면 된다. 의식 있고 실력 있는 인사들은 아예 이러한 구조에 진입하려 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급선무다. 우선 후보가 1명이라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공보물 발송과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 최소한의 자질 검증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대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지역정당 허용 등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이러한 선거법 개정은 국회의원의 손에 맡길 수 없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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