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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씁쓸하지만 따뜻한 올해의 영화

연말이 되면 시상식 결과가 공개되고 한 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영화’ 목록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권위를 자랑하는 기관이나 전통있는 매체가 선택한 영화들은 한번 더 주목 받을 수 있고, 제작진은 제작 과정과 집객에 어려움이 있었다할지라도 영화의 진가를 인정받았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시민들이 자신만의 최고의 영화 목록을 공개하기에 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시기이다. 필자도 12월 마지막 지면이라는 좋은 기회로 사람과 사람을 이을 수 있었던 올해의 영화를 소개한다. 2025년 한국 저예산 영화 부문에서 반짝인 제목들 중 전문가와 관객 모두에게 거론된 영화는 단연 <세계의 주인>이다. 활발한 고등학생 주인이가 어느날 학교 친구의 요청을 거절하며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작품으로 윤가은 감독은 인간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야한다는 리얼리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폭력과 사랑이 뒤섞인 우리의 세계를 성찰할 수 있는 영화적 방법을 찾았다. 18만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지만 아직 더 많은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영화다. <3학년 2학기>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중소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된 창우의 삶을 보여준다. 이란희 감독은 사람을 갈아 사회가 돌아가는 구조를 직시하는 동시에 빛나는 재능이 없어도 밥값과 쓸모를 고민하며 미약하게 성장하는 한 인간의 기쁨을 담담하게 그린다. 변화가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한 착찹함과 각자의 처지에 대한 공감이 공존하는 감독의 세계를 완성하는 지점에 유이하 배우의 연기가 자리하고 있다. <3670>은 동성애자인 탈북청년 철준의 남한 적응기를 진심어리고 쾌할하게 보여준다. 미지의 미래에 굴복하지 않고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 솔직한 마음이 지금의 희망을 만들어내는 젊은 에너지가 생생한 영화이다. 겨울 외국 영화하면 <나 홀로 집에> 같은 정답도 있지만 이 곳에서는 씁쓸하고 따끔하지만 가족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개봉 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마이클 리 감독의 <내 말 좀 들어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노와 극단적 분리를 한 가족을 통해 드러내는 진단서이다. 불평을 입에 달고 사는 성격 파탄 주인공과 어떤 반항도 못하고 방관하는 가족을 통해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는 순간 공동체 전체가 망가질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한다. 알랭 기로디의 미스터리 코믹극 <미세리코르디아>와 라두 주데의 신랄한 풍자극 <콘티넨탈’ 25>는 한 공동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통해 인간 사회를 지속하는 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위 세편은 거짓 희망으로 현실 문제에 눈가리개를 하고 한 해를 정리하기 보다 우리 사회를 냉정하게 응시하되 지속해서 서로를 살리는 방법을 질문하는 영화들이다. 그럼에도 수북하게 쌓인 흰 눈처럼 따뜻한 최신 겨울 영화를 원한다면 <바튼 아카데미>를 찾아보시라. 남들 눈에는 실패자로 보이는 상처입은 영혼들이 서로의 뾰족함을 보듬으며 마음 속 빙하를 녹아내는 순간을 맛볼 수 있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없고 한 사람을 구원할 수도 없다. 다만, 미약하게나마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에 길을 터주는 영화들이 있다. 완벽하지 않는 인간의 취약함을 드러냄으로서 오히려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영화들을 보며 2026년을 시작할 수 있는 힘과 포용력을 충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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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9 17:03

[경제칼럼] 전북 미래, 생명경제의 심장에서 다시 뛴다

지방 소멸과 산업 정체가 현실이 된 지금, 전북이 찾을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가장 오래 지켜온 ‘땅’과 ‘생명’, 즉 바이오(Bio)에서 전북의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바이오는 과거 농업 중심의 개념이 아니다. AI와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먹거리에서 의료·치료까지 확장되는 바이오 대전환이며, 이는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다. 전북은 이미 대한민국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40여 개의 연구기관, 국가식품클러스터·스마트팜 혁신밸리·미생물산업센터 등은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이 집적된 강력한 인프라로서 미래 바이오 신산업의 토대를 이루는 자산이다. 전북의 천연물·미생물 자원은 신약 개발의 원천 소재로 경쟁력이 높고, 스마트팜 기반의 특용작물은 고부가 의료 소재로 확장될 잠재력을 지닌다. 즉, 그린 바이오가 레드 바이오로 도약하는 ‘그린 투 레드(Green to Red)’ 전략은 전북만이 가진 독보적 기회다. 이제 전북이 본격적으로 도전해야 할 영역은 레드 바이오(Red Bio)다. 기존 바이오 단지와의 단순 경쟁을 넘어, 미래 의료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오가노이드·재생의료 분야에서 전북만의 강점을 구축해야 한다. 전북대학교병원과 원광대학교병원, 국가독성과학연구소 등은 전임상부터 임상까지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북의 천연물 데이터와 병원 임상 데이터를 AI로 결합하면 개인 맞춤형 치료, 신약 개발, 정밀의료 분야에서도 빠르게 앞서갈 수 있다. 이러한 융합 역량이야말로 기존 바이오 벨트와 전북을 확실히 구분 짓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전북의 또 하나의 강점은 ‘규제 혁신’이다. 재생의료는 복잡한 규제 때문에 상용화가 더딘 경우가 많다. 전북은 규제자유특구와 새만금 메가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 기업들이 신기술을 자유롭게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시험·실증·평가·임상까지 한 지역에서 전주기 지원이 가능한 곳은 국내에서 전북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는 바이오 기업이 전북을 선택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이자,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결정적 조건이 된다. 바이오 산업은 혼자 성장할 수 없다. 산·학·연·병·관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생태계가 필수다. 전북테크노파크는 기업·대학·연구기관을 잇는 허브로서 인재와 기술이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더불어 바이오 공정에 AI와 로봇을 접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기반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생산성과 연구 효율을 높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지역 청년들에게 새로운 고급 일자리와 미래 산업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북이 지향하는 ‘글로벌 생명경제 도시’는 단순히 산업 확장을 넘어, 자연·기술·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도시다. 풍부한 그린 바이오 기반 위에 첨단 레드 바이오 기술이 더해지며, 전북은 이미 새로운 바이오 패러다임을 선도할 준비를 마쳤다. 혁신 기업들은 속속 전북에 둥지를 틀고 있으며, 대학 역시 바이오 전문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 파급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전북테크노파크는 그 변화의 최전선에서 멈추지 않고, 전북이 생명경제의 심장으로 다시 뛰도록 끝까지 함께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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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9 17:02

[기고] 마음이 고와야, 말과 행실도 곱다

우리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감성적 존재이다. 필자는 정신면에 있어 마음(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체에는 여러 가지 이름의 장기가 존재하는데, 그중에 심장(心臟)이 있다, 심장은 인간의 모든 장기를 생존하게 하면서, 다른 장기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더더욱 중요한 장기이다. 또한 모양새가 묘하게 마음 심(心)자 모양으로 생겼다, 심장은 우리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장기임이 틀림없으며, 우리의 느낌과 감정이 발생하는 중심기관으로 기쁨, 슬픔, 분노, 사랑 등이 생기는 곳이다. 심장은 우리의 모든 행위의 근본(씨앗)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우리 속담에 “속마음은 얼굴에 나타난다”고 한다, 즉 표정과 태도로 이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또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속담도 있는데, 의지가 있으면 이루어 진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율곡 이이는 “마음을 바르게 하면 세상이 바르다”라고 설파했고, 가수 남진이 부른 노래 중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하는 가사를 보더라도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가 아니고, 마음이 고와야 우선 여자라고 하고 있어,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불가에서 인간수양의 중심사상으로 삼고 있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이 세상 모든 현상은 오직 마음(心)이 지어낸다고 하고 있다. 즉 마음이 지어낸다는 것은, 우리의 언행(言行) 사유가 세상의 고통을 만들어내는 원인이라고 보고, 마음을 정화하면 고통과 번뇌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수행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또한 인간에게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적 수양을 위하여 마인드 컨트롤, 즉 자신의 생각과 감정, 욕망, 충동 등을 의식적으로 통제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이성적인 판단으로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신적 근원인 마음이 바람직하게 정해지면, 마음의 작용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한자 생각 사(思)자를 보면 밭 전(田) 밑에 마음 심(心)으로 되어있다. 생각은 인간 정신의 마음이 중심적 기능으로 행동의 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하였다. 올바른 생각은 인간을 성숙시키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생각은 또 우리의 입을 통하여 말로 표출하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우리의 말과 행동은 그냥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근원이 되어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이 말을 탄생시키고, 말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善循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른 마음(正心)이 바른 생각(正思)을, 바른 생각은 바른 말(正言)을, 바른 말은 바른 행동(正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수양을 통하여 마음을 잘 정화하면, 바른 마음으로, 마음이 곱게 다듬어지고, 또 행실도 고와지게 되며 밝고 아름답고 안정된 사회가 이룩되어 국가 전체가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조성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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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9 17:02

[법률 상담] 내 돈 훔친 가족, 이젠 형사처벌 대상

내담자는 “함께 살던 아들이 자녀도 없이 갑자기 사망한 아픔도 잠시, 아들이 중환자실에 있는 사이 아들 재산을 빼돌린 것도 모자라 아들이 사망한 이후에도 사망신고를 미루고 조의금과 남은 재산마저 전부 챙겨 사리진 며느리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빚을 많이 지고 죽은 아들 빚을 갚으려고 그런다는 며느리 말을 믿었지만, 장례가 끝난 직후부터 연락이 안 되는 며느리가 야속해 아들의 재산상황을 확인해 보니 며느리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며 화가 난 표정으로 “재산만 챙겨 도망친 며느리를 처벌받게 할 수 없냐?”고 물었다. 내담자의 말을 듣고, 과거에는 대가족 중심 사회의 가족 문제 불개입 원칙에 따라 가족 간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해야만 처벌하는 친족상도례가 있어 처벌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 며느리가 친족상도례를 생각하고 재산을 챙겨 도망간 것은 아닐까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며느리를 혼내 줄 수 있다는 말을 전하자 밝게 웃는 내담자를 보며 가족끼리 꼭 그래야만 했는지 잠시 고민이 되기도 했다. 한편, 며느리가 친족상도례를 믿고 재산 전부를 갖고 도망쳤다면, 그건 큰 실수다. 즉, 헌법재판소는 2024. 6. 27. 직계혈족, 배우자 등에 대해 형을 면제하던 친족상도례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적용중지명령도 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이 있은 날부터 친족상도례 규정은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중환자실에 있는 남편의 재산을 빼돌리고, 사망 후 사망신고 전에도 마치 남편이 살아 있는 것처럼 남편을 대리해 재산을 빼돌린 며느리는 형이 면제되지 않고, 사기죄 등으로 중한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 어떤 친척 관계이든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 재산범죄에 대해 형 면제 대신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친족상도례를 개편하는 형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법 개정도 앞두고 있는 만큼, 새해에는 모두가 가족의 재산 대신 가족의 사랑을 선택하는 진짜 가족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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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9 17:02

[사설] 해군 제2정비창 군산조선소가 ‘최적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군산조선소 재도약’이 국정운영 과제로 채택된 것은 고무적이다. 노동집약 산업인 조선업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군산조선소가 정상화할 수 있는 동력을 국정과제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전북특별자치도가 국방부에 해군 제2정비창의 서해 설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전북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다. 군산조선소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서해는 수도권과 서북 도서, 중국과의 해상 접점이 맞물린 전략적 요충지이다. 따라서 함선정비의 거점이 요구될 수 밖에 없는데 현재 경남 진해에 있는 정비창 단일 체제로는 서해지역 작전환경 변화 및 증가추세인 해군 함정 운용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함선 부품은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이기 때문에 결함이 발생하면 외부 조달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정비창 내에서는 금속을 녹여 부품을 제작하는 주물 공정부터, 3D 프린터 기반 제작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긴급 상황에서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따라서 함선정비의 거점 확충과 정비창 신설이 필요한 만큼 제2정비창을 군산조선소에 세워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있다. 해군 제2정비창이 군산조선소에 신설된다면 지역 산업과의 연계 및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군산 조선소의 조선·기계 산업 기반이 해군 정비창과 결합하면 군수·정비(MRO)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고 함정 유지·보수와 부품 제작, 관련 인력 수요가 지역 산업 생태계 회복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소는 1조 2000억 원을 들여 2010년 준공됐다. 축구장 4개 크기의 54만평 부지에 25만톤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해군 함정의 유지· 보수· 정비(MRO) 특화조선소 입지로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그런 만큼 국방부는 서해 작전 환경 변화와 지역 산업 여건을 함께 고려해 해군 제2정비창을 군산조선소에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28 19:00

[사설] 전북자치도 출연기관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전북특별자치도가 산하 공기업 및 출연기관 경영평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하다고 밝혔다. 평가의 신뢰성 향상과 각 기관 역량·책임성 강화에 방점을 뒀다. 이번 개선안은 도의회에서 제기된 상위 등급 편중 등 문제점 지적에 따른 조치다. 앞서 전북특별자치도의 올해 출연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보면 15개 출연기관 중 총점 92점 이상의 ‘가’등급이 6개 기관으로 무려 40%를 차지했고, 87~91점의 ‘나’등급도 8곳에 달하면서 ‘점수 퍼주기’ 논란이 일었다. 행정안전부는 올 1월 각 광역단체에 제시한 ‘지방 출자·출연기관 경영실적 평가 제안 모델’에서 90점 이상의 ‘가’ 등급은 전체 등급에서 10% 비율로 제한했고 85점 이상의 ‘나’등급은 30%로 묶었다. 이런 점에서 도의회의 문제 제기는 당연했다. 전북자치도의 평가 결과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기관이 우수하거나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사뭇 다르다. 만성적인 재정 의존, 반복되는 지적사항, 실질적 성과 부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관이 고득점을 받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이는 평가체계의 문제를 넘어 지방행정 전반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전북자치도가 도의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평가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단순한 평가체계 개선만으로는 안 된다. 경영평가제도 개선을 계기로 출연기관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출연기관 경영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점수의 높고 낮음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평가가 과연 책임을 묻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자리잡고 있다. 평가가 출연기관 경영 개선의 계기가 되지 못하고 ‘무난한 통과의례’로 소비된다면, 실효성 없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제 전북자치도는 경영평가 개선을 계기로 출연기관 책임경영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해야 한다. 책임경영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냉정한 평가, 결과에 따른 보상과 책임, 그리고 이를 감당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기관장의 권한만큼 성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반복적인 부진이나 형식적 운영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성과를 낸 기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평가가 동기 부여의 수단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28 18:59

[전북칼럼] 농업기술 데이터 전략, 농업과 AI의 융복합을 앞당긴다

새 정부는 ‘글로벌 AI 3대 강국(G3)’ 도약을 목표로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난 15일 출범 100일을 맞아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을 발표했다. 3대 정책 축·12대 전략 분야로 구성된 이 계획은 컴퓨팅·보안·데이터 기반의 ‘AI 고속도로 구축’이 핵심이다. 특히, 데이터는 AI 융복합의 출발점이자 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다(Clive Humby, 2006)’라는 말처럼 그 중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정제를 거치지 않은 석유는 차의 연료로 사용할 수 없듯이, 단순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유한 것은 AI 시대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이 AI를 선도하는 이유도 결국 데이터 전략에서 출발한다. 이제 ‘데이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데이터 전략의 첫 번째는 데이터 기반 문화로의 인식 전환이다. 데이터를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닌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구성원들은 동일한 목표와 기준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일상화하는 조직문화를 갖춰나가야 한다. 다음은 농업의 AI 전환을 위한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가 필요하다. 모델의 성능과 신뢰성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은 사용자의 검색 키워드, 클릭 결과, 쇼핑 정보 등 모든 행동을 데이터로 축적·분석해 서비스 개선과 데이터 축적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부터 분석·활용, 공유·개방으로 이어지는 관리 체계다. 현장에서는 개인 또는 부서로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한 후에 표준화하고, 기관·출처·유형 등 메타데이터를 부여하고 구현할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필수다. 농촌진흥청은 데이터를 농업 분야 AI 융합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데이터 종합관리 추진계획’(2025.3)과 ‘농업과학기술 인공지능 융합전략’(2025.12)을 수립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연구개발과 기술보급 전 과정 데이터를 2024년부터 표준화하여 수집하고 있으며, 2023년 구축한 ‘농업기술 데이터 플랫폼’을 이듬해 내부 오픈, 올해는 각도 농업기술원 및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보급했으며, 연말부터 대국민 시범 서비스 중이다. 정부 행동계획에는 국가 연구데이터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생산하는 연구데이터의 수집·관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보유한 연구데이터는 단순한 연구 산출물을 넘어 농업 과학기술 분야 발전을 가속하는 핵심 동력인 만큼, 그 품질과 활용 수준은 곧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농촌진흥청의 데이터 전략이 농업과 AI 혁신의 밑거름이 되도록 농업 관련 기관과 대학, 농업인, 기업까지 함께 활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아울러, 현장-연구-행정이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며 품질·표준·개방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민관 협력 생태계를 넓혀가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가 데이터로 환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AI 혁신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12.28 18:58

[열린광장]청년이 돌아오는 도시 익산!

최근 통계에서 ‘쉬었음’ 청년이 늘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발표에 따르면, ‘쉬었음’ 인구는 264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3000명 늘었고, 15~29세 청년층도 44만 6000명에 이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청년이라는 단어가 지닌 생기와 ‘쉬었음’이 주는 의미가 선뜻 맞물리지 않는다. 청년은 가능성과 도전, 성장의 언어에 가깝지만, 쉬었음은 멈춤과 좌절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더더욱 이 단어가 청년을 향한 낙인이나 비난의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쉬었음’은 게으름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삶을 감당하기 버거운 순간에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주거비는 높다. 경력의 단절로 불안이 커지면 누구나 멈출 수 있다.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 앞에서 청년에게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 시들어간다는 말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도시의 방향 전환은 더욱 중요하다. 청년이 떠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머물러야 할 이유를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 결국, 청년 정책의 핵심은 성공한 청년만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려는 청년에게 출발선을 만들어 주는 데 있다 익산도 ‘GREAT Iksan with Youth’라는 슬로건 아래, 떠나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도시로 체질을 바꾸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익산의 30대 청년 인구가 지난해 493명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11월 기준 680명 늘어 2만 7000여 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그 변화를 보여준다. 주거·일자리·양육을 함께 따져 정착을 결정하는 30대가 다시 지역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더욱 주목할 변화도 있다. 2023년 900명 초반에 머물던 출생자 수가 2025년 11월 기준 연간 1000명을 넘어섰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가 정착하며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익산은 청년의 마음을 붙잡는 대신, 청년이 머물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생활권 곳곳에 대단지 주거 공급이 이어지고 있고,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을 확대해 내 집 마련의 부담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더불어, 청년시청과 같은 통합 창구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던 정책과 정보를 한 곳으로 연결해 청년이 길을 잃지 않도록 행정의 문턱을 낮추었으며, 취·창업 지원과 정착 패키지를 통해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이어져야 한다. 신혼부부가 출발선에서 주저앉지 않도록 돕고 돌봄·교육, 일과 생활이 끊기지 않게 이어야 한다. 사회의 역할은 청년에게 “머물라”고 말하는 데 있지 않다. 떠나지 않게 붙잡는 것이 아니라, 떠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 주거 부담을 줄이고 일의 연속성을 높이며 돌봄 공백을 메우는 정책들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 청년은 비로소 머묾을 현실로 선택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청년의 삶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이 이어지도록 제도를 촘촘히 잇는 일이다. 익산에서 보이는 이 작은 변화가 일시적인 성과가 아닌, 더 많은 지역이 본받아야 할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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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8 18:58

[기고]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2026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된다. 이는 급속히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의료·요양·복지 서비스의 단절을 해소하고, 노인과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적 기반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이미 전체의 25%를 넘어선 현실에서, 고혈압·당뇨·치매 등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이 증가하면서 단일 서비스만으로는 건강과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료·복지·생활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돌봄 체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로 다가온다. 2023년 기준 45세 이상 성인의 복합질환 유병률은 약 35.6%, 65세 이상에서는 54.9~66.7%로 절반 이상이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85세 이상에서는 80% 이상이 복합질환자로 보고된다. 이러한 복합질환의 구조적 문제는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의료비 증가, 병원 이용률 상승, 사망률 증가 등 사회적 부담으로 연결된다. 이는 단순히 치료 중심의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며, 생활 전반을 고려한 통합 돌봄의 필요성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이 가운데 간호사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이다. 투약과 처치뿐 아니라 영양·운동 지도, 복약 상담, 정신적 지지, 가족 교육, 지역자원 연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통합 돌봄을 수행할 수 있으며, 특히 방문간호와 케어 코디네이터 제도가 강화될 경우, 의료와 돌봄을 잇는 핵심 연결자(hub)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돌봄 제공을 넘어, 환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일본은 2012년부터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행하며, 의료·간호·복지·주거·예방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묶고, 노인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 돌봄을 지향하고 있다. 이 안에서 간호사는 다직종 협력의 중심에서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며, 지역 돌봄의 질을 조정하는 조정자(coordinator)로 인정받는다. 즉 간호사는 단순한 의료인 역할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 돌봄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주체로 활동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적 틀 속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아직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았다. 돌봄통합지원법이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고, 지역사회 기반 간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또한 복합질환 노인과 장애인의 다양한 요구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돌봄 전문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간호사는 의료와 복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선으로 돌봄을 제공하고, 현장에서 돌봄의 질을 높이는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다. 돌봄통합지원법의 성공은 설계가 아닌 실행에 달려 있다. 현장의 간호사가 전문성과 통합적 시선을 바탕으로 돌봄을 수행할 때 비로소 제도의 의미가 살아난다. 돌봄의 질은 결국 간호의 품질에서 비롯된다. 간호사가 돌봄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이며, 법 시행 이후 지역사회에서 실제로 구현되어야 할 핵심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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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8 18:57

[오목대] 기업유치가 핵심 키워드

지난해 윤석열 전대통령이 느닷없이 계엄령을 선포 한 탓으로 1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특검을 통해 하나씩 그 베일이 벗겨지면서 알게됐지만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에서나 발생하는 것으로 여겼던 친위쿠데타가 산업화와 민주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해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어떠했는가. 지난 윤석열 전정권 3년이 전북 한테는 잃어버린 시간이었지만 차츰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서면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보다 국가예산도 8천여억원이 늘어 드디어 10조 국가예산시대를 열었다. 이 수치는 전북의 자존심과 맞물려 한편으로 체면치레를 한 것 같지만 더 분발해야 할 수치다. 그 이유는 항상 전북 뒤에 있던 강원과 충북이 훨씬 먼저 10조를 돌파하면서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왜 전북이 낙후라는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할까. 그 이유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무능 탓이 컸지만 역량이 부족하고 모자란 인물을 선출직으로 뽑아준 도민들 탓도 만만치 않다. 전북은 그간 인물중심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민주당이라는 특정정당의 덫에 갇혀 선출직을 뽑아왔다.모두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이나 지사 시장 군수가 될 수 있어 그렇게 민주당 공천 받으려고 목메 달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출직에 나설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언론사들이 잇달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각 후보들은 전화면접이나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지지자들에게 고지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후보간 우위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될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 선거여론조사를 경마식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우세자편승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누가 더 유권자에게 스킨십을 자주해서 다가서느냐로 판가름 난다. 사실 현직 시장 군수는 주민들과 밥 먹는 것도 업무라서 자기돈 안들이고 날마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각종 축제성 행사가 하나 둘이 아닐 정도로 유권자와의 접촉 기회가 많다. 거의 날마다 빠지지 않고 행사장에서 축사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지지를 부탁한다. 하루 일과가 행사로 시작해서 행사로 끝난다. 하지만 전북은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가 없어 해마다 1만명씩 지역을 빠져 나간다. 가장 단체장들이 해야 할일은 기업유치다. 기업유치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시장 군수들은 지역에서 골목대장 노릇 그만하고 서울 대기업한테 달려가서 매달려야 한다. 그래도 될성 싶은데 한가롭게 행사장이나 쫓아 다니니 지역발전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이시종 전 충북지사가 기업유치를 많이 해서 오늘날 충북이 탄탄대로를 걷는 모습을 모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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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5.12.28 18:57

[청춘예찬] 네 운명을 사랑하라!

벌써 한 해의 끝자리에 서 있습니다. 한 해의 끝자리에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며, 제 마음을 스쳐 가는 생각들을 바라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일까요? 저 자신을 그리고 더 나아가 제 이웃과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저 자신은 물론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어느 새해에 외친 ‘아모르 파티(Amor Fati)’를 떠올려봅니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Amor Fati)! 이것이 지금부터 나의 사랑이 될 것이다. 나는 추한 것과 전쟁을 벌이지 않으련다. 나는 비난하지 않으련다. 나를 비난하는 자도 비난하지 않으련다. 눈길을 돌리는 것이 나의 유일한 부정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언젠가 긍정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니체의 말대로, 아모르 파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겁니다. 비록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힘들더라도요. 우리는 흔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하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냐며 절망하기 일쑤인데, 니체는 무엇도 탓하지 말고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운명을 한탄하며 세월을 보내기에는 우리 삶이 너무나 귀하고 소중하다면서요. 니체가 말한 아모르 파티를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 후기의 대학자이자 예술가였던 추사 김정희입니다. 절망스러운 운명을 아름다운 삶으로 바꿔놓은 사람이지요. 그는 세상에 부러울 게 하나 없이 잘 나가다가 늙은 나이인 55세에 제주도로 귀양 가선 9년을 살게 됩니다. 집안, 지위, 실력 어느 하나 남 부러울 게 없다며 떵떵거리다가 한순간에 제주도로 쫓겨난 것이지요. 저 높은 곳에 있다가 저 밑바닥으로 수직 낙하하는 아픔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하지만 추사는 제주 유배 생활이 고통스럽다며 남은 삶을 함부로 하지 않았습니다. 혹독한 조건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보 제180호로 지정된 ‘세한도(歲寒圖)’를 남긴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문득 생각해 봅니다. 만약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 가지 않았더라면, 세한도라는 명작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세한도라는 명작은 출세의 길이 끊긴 혹독한 시련과 깊은 고독 속에서 각고의 노력과 인내로 완성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추사에게 제주도 유배는 절망스러운 운명만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오히려 학문과 예술의 혼을 활짝 피울 수 있게 한 기회였다고 하면 너무 심한 말일까요? 아무튼 절망스럽다고 생각한 운명을 아름다운 삶으로 바꿔놓은 추사는 저에게 많은 걸 느끼게 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운명의 힘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고요. 니체가 왜 자신의 운명에서 빼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니체의 말대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마지못해 견디지 않습니다. 무조건 나쁘다고 배척하지도 않고요. 오히려 그 운명을 아름답게 바라보려고 애써 노력합니다.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못 되면 못 되는 대로, 모두 자기 삶을 살찌우게 만드는 힘을 키워준다면서요. 니체와 추사를 본받아, 저도 제 운명을 더욱 사랑하고 긍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에 절망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온 힘을 다하면서요. 새해에는 저 자신과 이웃 사람들 그리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구나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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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5 17:42

[사설] 자치권 강화, 전북특별법 개정안 신속 처리를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좌우할 ‘전북특별법(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2차 개정안’이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어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지자체에서 발굴한 여러 특례 규정을 담아 지난해 7월 발의된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여태껏 실질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의 우선순위에서 연이어 밀려난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국회에는 전북특별법을 대상으로 한 여러 건의 일부 개정안이 별도로 발의되어 계류돼 있다. 이는 단순한 입법 지연을 넘어, 전북특별자치도 발전에 대한 중앙정치권의 무관심과 무책임을 드러낸 것이다. 전북특별법은 2023년 12월 전부 개정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글로벌 생명경제도시의 비전을 뒷받침했지만, 시행과정에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특별자치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에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지역발전의 핵심요소인 ‘재정특례’가 제외되었다는 점에서 개정의 필요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에는 특별자치도의 핵심요소인 자치권 강화를 비롯해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교부세 특례, 생활인구 반영 제도 도입, 지역 핵심산업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 등 전북이 당면한 현실적인 과제들이 담겨 있다.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일극체제 탈피를 목표로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중심의 이른바 ‘5극 3특 국가 균형성장 전략’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민감한 정쟁법안과 정치이슈에 밀려 지역현안을 담은 법안이 뒷순위로 밀리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특별자치도라는 국가적 정책의 성공 여부가 달린 사안까지 외면받는 것은 큰 문제다.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은 지역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도 보완은 당연한 수순이며, 이를 방치하는 것은 제도의 실패를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다.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에 대한 조속한 심의와 처리는 선택이 아닌 책무다. 정치권의 책임이 무겁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야 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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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2.25 17:42

[사설] 연말연시 따뜻한 이웃이 그립다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사람들은 올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에 대한 희망과 꿈에 가슴이 부풀어 있다. 고단한 한 해를 겪어왔던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더 나은 새해를 기대하며 덕담을 나누는 것은 보기에도 좋다. 불경기의 한파 속에서도 술 한잔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는 동료가 있기에 이 사회는 살맛이 나고,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전진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바로 우리 주위에는 저녁 한 끼를 걱정하면서 추위에 떠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남들이 풍요 속에서 성탄과 새해의 희망을 노래할 때 이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은 더 클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나만 못한 이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 바로 그것이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총 모금액은 전년보다 늘었으나 현금 기부 규모 축소와 참여 도민 수 감소로 실제 모금 분위기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특정 소수의 고액 기부에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하는 반면, 정말 중요한 소액 기부와 생활형 나눔에 참여하는 이들이 감소하고 있다. 십시일반이라는 말처럼 진짜 중요한 것은 소액·생활형 기부인데 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웃돕기 모금 현황을 온도로 표시하는 상징물, 사랑의 온도탑은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전북은 작년에 사랑의 온도탑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연말 모금 캠페인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전북 사랑의 온도탑은 40.3도를 기록, 지난해 같은 날보다 10도 이상 상승했으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아쉽다.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누적 현금 모금액은 29억7000여만 원, 현물 모금액은 9억2000여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현금 모금액이 22억8000여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7억 원이나 감소했다. 전년 동기비 76.8% 수준에 불과하다. 현물 모금액은 18억8000여만 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는 기업이나 주요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고액 현물 기부가 집중된 때문이다. 현금과 현물을 포함한 전체 기부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대략 5000 건이나 감소했다. 사회공동체의 발전 가능성과 건전성은 구성원 모두의 행복지수에 달려있다. 조금씩 손을 내밀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자. 바로 옆에 있는 어려운 이웃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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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2.25 17:41

[오목대] 새만금 오픈카지노 도입

오픈카지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공공형 카지노를 언급하면서부터다. 이 대통령은 “이게(카지노) 도박인데 왜 (허가를) 개인이나 특정 업체에 내주냐. 그건 특혜다”며 “이런 건 공공영역에 내주고, 수익을 공적으로 유익하게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 현황을 살피는 과정에서 “호남에는 왜 없냐”고 물었다. 이러한 발언 이후 전북에선 카지노 도입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다. 새만금사업의 진척이 늦은 탓이다.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착공 이래 35년이 지나고 15조원 가량을 투입했으나 매립률은 40.2%에 그치고 있다. 민자 유치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전북도민에 대한 ‘희망 고문’이라고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거론되는 사업이 복합리조트(IR) 도입이다. 라스베가스나 마카오, 싱가포르 등에서 성공한 복합리조트는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 공연장, 테마파크 등이 결합된 복합 관광레저시설이다. 이중 카지노는 전국적으로 1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제주 8곳, 서울 3곳, 부산 3곳, 인천·대구 각 1곳 등 16곳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며 강원 정선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오픈카지노다. 오픈카지노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개방된 카지노다. 외국인만 드나드는 카지노는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거나 적자다. 반면 강원랜드는 2024년 총매출 1조4269억원에 당기순이익 4554억원을 올렸다. 대박인 셈이다. 새만금에 복합리조트를 유치하자는 목소리는 2008년부터 나왔다. 2012년에는 군산에서 ‘새만금 게임시티 개발방향 설정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열려 새만금 관광단지 내 8만여평에 복합 카지노리조트 도입 논의가 있었다. 또 2016년에는 당시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 등 여야 45명이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0년과 2022년에도 김관영 후보가 새만금에 내국인카지노 설치를 공약했다. 그러다 최근 새만금개발공사 나경균 사장이 새만금에 오픈카지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새만금에 오픈카지노를 도입하기 위해선 우선 당장 두 가지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첫째는 공론화요, 둘째는 제도화다. 공론화는 전북도민 등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과정이다. 이때 전북뿐 아니라 전국의 환경시민단체 등이 대거 반대에 나설텐테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하나는 강원랜드가 속한 강원도의 반대다. 벌써부터 ‘날강도식 발상’이라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나 사장은 “강원랜드는 폐광촌을 지원한 것으로 25년간 독점했다”며 “새만금도 어업 피해가 13∼19조에 이른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제도화는 <새만금특별법>과 <관광진흥법> 등 국회의 문턱을 넘는 일이다. 이번 논의가 성공할 수 있을까. (조상진 논설고문)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5.12.25 17:41

[금요칼럼] 한 해의 끝에 서서

임진강에 혼자 나가 일몰의 빛으로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다 돌아왔다. 강물은 유구한 세월을 흘러도 그 흐름을 멈추는 법이 없다. 공자는 강물 앞에서 “강물이여, 강물이여!”라고 탄성을 질렀다. 계절의 순환에는 오차가 없어 동백과 모란꽃이 피었다 지고 여름엔 배롱나무 붉은 꽃이 피었다가 졌다. 내장산엔 단풍구경에 나선 이들로 북적였다. 우리를 둘러싼 큰 테두리인 정치의 지각 변동이 어느 해보다 컸다. 한밤중 계엄으로 나라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졌지만 곧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루어진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내 소소한 일상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새벽에 고양이들 밥그릇에 사료를 채워준 뒤 나도 유기농 우유를 마시고 아무도 깨지 않은 새벽의 고요 속에서 책을 읽었다. 나는 고요가 사라진 세계에서는 누구도 제 행복을 빚는 게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과잉의 정보들이 만드는 소음 속에서 제 불행을 제조해내는데 열을 올린다. 고요가 삶의 평화를 빚는 유일한 조건이라면 ‘정보는 그 자체로 소음’(한병철)인 까닭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고요를 사랑한다. 동네 소택지에는 들에 자생하는 까마중이 자라나 까만 열매를 맺었다.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까마중 열매를 바라보았는데, 어린 시절 이후 까마중 열매를 본 게 신기했다. 부지런한 이들은 소택지에 텃밭을 만들어 고구마와 감자를 심거나 토란이나 땅콩 같은 뿌리 식물을 심어 수확을 했다. 도시에 나와 살게 된 이후 종달새 노래를 단 한 번도 듣지 못한 것은 쓸쓸한 일이었다. 지척인 고향으로 돌아가리란 기대는 난망한 일이 되었다. 우리 마음 깊은데 자리한 고향은 사라지고 그것은 상상의 지리부도에만 존재할 테다. 올해 유독 폭우가 잦아 여기저기에서 물난리를 겪었는데, 예외적으로 강릉은 오랜 가뭄으로 저수지가 말라붙어 비상급수가 실시되었다. 올해는 결혼이 늘고 신생아 수도 늘었다고 한다.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나라로서는 퍽 다행한 일이다. 다들 AI의 광풍 속에서 혁신의 시대가 올 거라고 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혁신일까? 글로벌 금융과 상품 시장은 더 커지고, 무역은 자국 우선주의와 관세 장벽으로 새 판이 짜이는 게 불가피했다. 소상공인들은 불황에 한숨을 내쉬고 문 닫는 가게들이 많았다. 어떤 이들이 병상에서 한 해를 보냈다. 시름시름 앓다가 건강을 되찾은 이가 있는가 하면 숨을 거둔 이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죽고 사는 건 인간의 의지 밖의 일인 까닭이다. 가난에 처했으면서도 늠름하던 한 시인은 죽기 전 자식들에게 이런 시를 남겼다. ‘내 가난한 아들딸들아./가난함에 행여 주눅 들지 말라./사람은 우환에서 살고 안락에서 죽는 것./백금 도가니에 넣어 단련할수록 훌륭한 보검이 된다’.(김관식 ‘병상록’) 가난에 주눅들지 말라! 우리를 일으키는 건 안락이 아니라 우환이다. 불의 단련 속에서 보검이 나오고, 시련의 담금질에서 삶은 단단해진다. 등이 휠 정도로 사는 게 버거울 때 이 싯구를 읽으며 힘을 낸다. 무더위에 지쳐 낮잠만 자던 고양이들은 가을이 오자 식탐을 부리더니 살이 올랐다. 늦가을 오후, 상처한 고교 동창이 세상을 뜬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날과 올로 엮어 시집을 묶었다고 찾아왔다.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비전향장기수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올해 시 몇 편을 내놓고 책 두어 권을 더 썼다. 날마다 나서는 산책에서 기쁨을 누리고, 새 책을 꾸역꾸역 읽는데서 보람을 찾았다. 섣달에는 수술을 하고 입원해 링거 줄을 여러 가닥 매달고 있다가 퇴원했다. 언제 가봐도 병원에는 아픈 사람들이 넘쳐난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올해도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장 밝은 빛은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나오고, 오늘은 내일의 가능성에서 더욱 빛난다. 한 해가 저무는 지금, 내 안에 일렁이는 설렘과 희망은 곧 누리에 충만할 새해 첫 해의 무량한 빛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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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5 17:33

[기고]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 운영, ‘팔길이원칙’은 지켜지고 있는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은 예산절감을 이유로 공간을 이전한 뒤 새롭게 적용된 대관 규정과 운영방식이 공공미술관의 기본 원칙인 작가 중심성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 분관의 대관 절차는 행정심사와 서류심사, 대면 인터뷰, 간담회 참석, 전시 일정의 무작위 추첨, 평론가 1:1 매칭 등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 이미지와 작가의 활동 이력만으로도 판단 가능한 비교적 단순한 대관 행정에 다층적인 절차가 도입되면서, 작가에게 상당한 시간적·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학예연구직, 미술평론가, 독립 큐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다수의 심사위원 앞에서 작가가 직접 출석해 대면 인터뷰에 필수적으로 응해야 하는 구조는 작품 자체보다 설명 능력이나 구술 방식 등 작품 외적 요소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영국예술평의회가 채택한 ‘팔길이 원칙’은 공공기관이 예술을 지원하되, 예술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김대중 정부도 문화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인전 대관 과정에서 대면 인터뷰를 포함한 다층적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제도적 검토가 요구된다. 대관심사의 목적은 미술관의 공공성과 품격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검증에 있어야 하며, 작가의 사유체계나 미학적 관점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 평론가 1:1 매칭 제도 또한 작가의 선택권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작가의 선택에 의한 평론가 참여를 전제로 그에 따른 재정지원 방식을 설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간담회 역시 절차의 필요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전시장 사용에 관한 주의사항이나 행정적 안내는 서면이나 온라인 방식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반복적인 대면 절차는 작가에게 불필요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시 일정의 무작위 추첨 방식 또한 공정성 확보라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작가마다 서로 다른 작업 규모와 준비 기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추첨에 기반한 공정성은 조건이 동일할 때 의미를 갖는다. 과거 서울분관이 운영해왔던 작가의 희망 일정을 바탕으로 협의하고 조율하는 방식은 작가의 시간계획을 고려한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운영 사례였다. 대관 일정 공고 시점 역시 작가의 창작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차기 연도 대관 계획을 당해 연도 초에 공고하고, 늦어도 4월 말 이전에 확정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전시 준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분관의 이전과 운영 방식의 개선, 지역 이론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면 인터뷰나, 작가의 의사에 반한 평론가 매칭 제도로는 전북의 이론가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대학과 미술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공공미술관의 전문성은 절차의 엄격함 자체가 아니라 작가 중심에서 예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작가의 자율성과 선택을 존중하는 운영, ‘팔길이 원칙’에 기반한 지원행정 등 서울분관의 운영 철학이 작가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이상찬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전 양평군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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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5 17:32

[세무 상담] 고향 사랑도 실천하고 ‘13월의 월급’도 챙기는 지혜

연말이 다가오면 직장인과 자영업자 모두 마음이 바빠진다. 한 해의 소득을 정리하고 내년 초에 있을 연말정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세금을 줄이면서도 내 고향 전북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도로 주목받는 것이 있다. 바로 ‘고향사랑기부제’다.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이를 주민 복리 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지역 특산물 등 답례품을 제공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전주에 거주하는 시민이 완주군이나 진안군, 혹은 전북도청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세무적으로 가장 큰 매력은 강력한 세액공제 혜택에 있다. 기부금 10만 원까지는 전액(100%) 세액공제가 된다. 즉, 10만 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 시 내가 낼 세금에서 10만 원을 그대로 돌려받는 구조다. 여기에 기부 금액의 30%인 3만 원 상당의 답례품까지 받을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10만 원을 내고 13만 원의 가치를 돌려받는 셈이다. 1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가 적용되며,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 가능하다. 전북 내 각 시·군은 기부자들을 위해 매력적인 답례품을 준비하고 있다. 전주의 비빔밥 세트, 군산의 박대, 익산의 고구마, 진안의 홍삼 등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은 물론, 최근에는 지역 내 체험권이나 숙박권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우리 지역 농어민과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기부 시 주의할 점은 본인의 현재 주민등록상 주소지에는 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법인은 참여할 수 없으며 오직 개인만 가능하다. 참여 방법은 매우 간편하다. ‘고향사랑e음’ 누리집을 통하거나, 인터넷 사용이 어렵다면 전국 농협 은행 창구를 방문해 기부할 수 있다. 지방 소멸의 위기가 거론되는 요즘, 고향사랑기부제는 전북 지역 경제 활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보낸 기부금은 전북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 취약계층 복지, 문화·예술 진흥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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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5 17:30

[사설] 완전 통합, 전북 국회의원 10명이 책임져라

광역 단위의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의 행정통합 권유 이후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이 통합 또는 연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통합을 이룬 지역에 재정·권한을 포함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전국적으로 ‘1호 통합’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한 것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통합 논의의 출발선에 섰던 완주·전주 통합은 정치권의 이기주의와 무능, 지역민 갈라치기 등 내부 갈등으로 피로감만 증폭된 상황이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감안하면 이제 시간이 없는 만큼 전북정치를 움직이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윤준병 위원장을 중심으로 도내 국회의원 10명이 나섰으면 한다. 정부와 여당은 인구감소 국면에 돌입한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은 피할 수 없는 구조적 위기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규모와 체급을 키우는 광역단체 간 통합이 해법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주민 갈등이 적고 행정통합을 통해 안정적으로 통합지자체를 출범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 검토하는 기조다. 첫 통합 사례에 재정·제도적 인센티브를 집중해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가장 앞선 곳은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의 광역통합이다. 행정안전부는 부처 산하에 대전·충남 행정통합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또 민주당도 특위를 구성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도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을 국토공간 재설계에 두고 지원체계 마련에 나섰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26~2040)을 통해 5극3특 경제·생활권 조성을 위한 대도시권 혁신, 거점도시권 육성전략을 제시할 방침이다. 거점도시를 압축적으로 키워 주변을 견인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전북은 샌드위치로 고사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결국 전북을 살리는 해법 중 하나는 완주·전주 통합을 통해 응집력을 키우는 길이 현재로서는 최선이 아닐까 한다.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통합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민주당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10명이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소멸과 해체 위기에 처한 전북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 땅에 뿌리 내릴 우리의 후대를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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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2.23 18:44

[사설] 다세대주택 흡연 갈등 이젠 확 줄이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단순한 심리적 불편함을 넘어 극단적인 투쟁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개인들이 서로 타협해서 풀어야 할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그런데 요즘 이에 못지않게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공동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서의 흡연갈등이다. 특히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는 비흡연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집 안으로 담배연기가 흘러들어오는 ‘간접흡연 침투’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간접흡연 침투가 있었던 집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집의 아이들 보다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 유병률’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것을 보면 그냥 방치할 사안이 아니다. 사실 공동주택은 태생적으로 공공성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입주자들이 공동주택 생활 민원 피해를 한꺼번에 떠안게 되면서 사적 영역에서 갈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주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에서 아무런 생활 교육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갈등을 겪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공동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대로 교육 받아야 한다. 그보다 앞서 중요한 것은 바로 시민 개개인의 공동체 의식이다. 층간소음문제, 주차문제, 재활용문제, 흡연문제 등 갈등 소지는 도처에 널려있다. 공동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서 생활하는 이들 모두가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는 단순히 몇명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배려해야만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 ‘공동주택 생활 교육’은 이제 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돼야 하고 각 가정교육도 필수적이다. 우선은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상쾌한 아침을 시작해야 함에도 집안에 퍼진 담배 냄새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수시로 배관을 타고 올라오는 담배 냄새로 인해 짜증이 나는 경우도 있다. 안내 방송이나 안내문이 붙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협조가 없이는 별무신통이다. 최근 지정되고 있는 금연 아파트 역시 복도와 계단, 승강기, 지하 주차장 등에서만 흡연 제한을 두고 있어 세대 내 흡연은 막기가 쉽지않다. 공동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서 흡연만큼은 확실하게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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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2.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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