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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허구성을 풍자와 해학의 기법으로 표현한 윤흥길(82)의 대표작 <완장>(현대문학)이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세대를 거듭한 독자들의 공감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윤흥길 작가는 초판 출간 후 40년 만에 다시 책을 펼쳐 손수 퇴고했다. 저자는 "출간한 지 40여 성상이 흐르도록 마치 늙은 호박을 밭에서 갓 거둔 맏물 수박처럼 줄곧 시원칠칠한 눈빛으로 대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호의에 감사의 염을 표하기 위함”이라며 특별판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완장>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사회에 팽배했던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억울한 삶을 조명하며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암울한 역사와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짚어낸 작품이다. 작가는 한국인의 권력의식을 ‘완장’이라는 상징물에 담아내고 그와 얽혀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한국인의 권력 욕망과 애환이라는 심각하고 묵직한 문제의식을 해학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남도방언의 구수한 입말을 입혀 우리 문학의 저력을 보여준다. 황종연 문학평론가는 소설 ‘완장’에 대해“한편으로 미친 듯이 권세를 쫓는 남자들의 어리석음과 우스꽝스러움을 폭로하고, 다른 한편으로 폭력 없는 세상을 갈망하는 여성들의 메시아적 힘을 상기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 한국의 속어 혁명을 통해 성장한 장편소설 중 가장 희극적인 동시에 가장 진지한 인간 사회의 우화”라고 극찬했다. 1942년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한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대표작으로 <장마> <완장> <황혼의 집>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문신>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집필부터 탈고까지 무려 25년이 소요된 대하소설 <문신>출판기념회가 다음 달 10일 완주 소양면 오스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대하소설 <문신>을 조명하고, 거대담론 속에서도 오직 글쓰기에만 전념해 온 윤흥길 작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북지역 문인들이 마련한 자리다. 기념회에는 소재호 시인, 김용택 시인, 안도현 시인, 김영춘 시인, 이병초 시인, 양귀자 소설가, 이병천 소설가, 신귀백 평론가, 류보선 평론가 등 작가와 출판인 1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이날 소설 <장마> <완장>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으로 현대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80대 현역 소설가 윤흥길의 문학사적 위상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또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완성한 소설 <문신>을 직접 읽고 음미할 수 있는 낭독회 등이 진행된다. 소설 <문신>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병초 시인은 “소설 ‘문신’ 출간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문학사의 경사스러운 일이기에 축하의 자리를 갖게 됐다”며 “수십 년간 우리 이야기를 활기차고 맛깔나게 써 내려간 한국 문단계의 어른을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1942년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한 윤흥길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대표작으로는 <장마> <완장> <황혼의 집>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거실 벽 중앙에 걸린 벽걸이 달력, 사무실 책상 위 놓여진 탁상 달력 등 일상 속 흔하디 흔한 달력에 흥미를 불어넣는 책이 발간됐다. 김인환 전주 중앙안과 원장이 <동서양의 달력 상(上): 그레고리우스력과 부활절>(신아출판사)과 <동서양의 달력 하(下): 동지와 입춘의 쟁투>를 펴냈다. 두 책은 안과 의사인 김 씨의 작은 호기심에서부터 발아된 10여 년의 연구 결과로 채워졌다. 먼저 상편인 <그레고리우스력과 부활절>에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달력 ‘그레고리우스력’과 개력의 원인이 된 부활절과 관련된 탐구 내용 등이 담겼다. 또 달력이 단순한 날짜 표시의 도구가 아닌 인류의 모든 역사·문화·철학·신앙·과학적 유산이 하나로 어우러진 거대한 세계라고 이야기한다. 하편인 <동지와 입춘의 쟁투>에는 우리 민족이 오랜 세월에 걸쳐 달의 주기를 기반으로 한 전통 달력에 대해 다룬다. 실제 책에는 ‘달력과 천문’, ‘24절기’, ‘윤달과 무중치윤법’, ‘명절과 잡절’, ‘우리나라의 역법’ 등과 같은 내용으로 그동안 구축돼 온 우리 민족의 문화·관습·전통이 녹아든 달력에 대해 소개한다. 김 원장은 “단순한 호기심이 끊임없는 탐구와 집념으로 이어져 두 권의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출간의 길은 미지의 세계였고 막연하게 여겨졌지만, 많은 분의 도움과 지원 덕분에 용기를 내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이뤄내 크나큰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단순한 달력의 역사를 넘어 시간과 관련된 인류의 문화와 지혜를 탐구하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전북대 의대를 졸업해 현재 38년째 개인 안과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사유의 한국사>의 첫 권으로 <의상>(정병삼 지음)과 <위정척사(衛正斥邪)>(노대환 지음)를 발간했다. 한류를 지속하고 발전시키며 그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기획·발간된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는 <한국사상사대계>의 맥을 잇는 동시에 학술적 가치와 대중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 이번 시리즈는 학계의 연구 성과를 균형 있게 반영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편찬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했다. 편찬위원회로는 채응석 가톨릭대 명예교수 등 13명의 학계 전문가가 이름을 올렸으며, 이들은 출판 기획부터 집필 과정·평가 등에 관여했다. 시리즈 중 <의상>은 한국 불교사상의 핵심인 화엄사상을 개창한 의상을 다룬다. 그는 국내에서 수학하고 당나라에서 유학해 7세기 신라불교를 선도했다. 고려와 조선에서도 깊이 있는 사상으로 인정받았으며, 그 결과 한국 불교사에서 보기 드물게 시대를 초월해 널리 추앙받는 인물이 됐다. 이 책은 의상과 화엄사상이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 조명한다. <위정척사(衛正斥邪)>는 조선시대 서양 세력 침투에 맞서 유교문화와 가치를 수호하고자 한 위정척사 사상을 다룬 책이다. 18~19세기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사상은 그동안 개인과 학파별로 나눠 지엽적으로 연구했다. 이 책은 최초로 위정척사 사상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8세기 후반 척사론에서 1900년대 국권회복운동까지 이어지는 사상의 흐름을 깊이 있게 다뤘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가 삼천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4월 문학산책’을 개최한다. 제3회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자인 이준호 소설가와 황숙 수필가를 초대하여 삼천동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치밀한 문장과 감정이 절제된 문장으로 간결하고 심오한 정서가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는 이준호 소설가는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작가세계>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황숙 수필가는 1996년 <시대문학>신인문학상을 받았으며 현재 문학동인 ‘글벗’ 회장과 전북여류문학회, 문학시대수필가회 회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북작가회의에서 매달 주최하는 ‘문학산책’은 전주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전북작가회의 유강희 회장은 “전북작가회의가 펼치는 문학산책을 통해 시민들이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만나 예술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4월 문학산책’은 19일 전주 삼천생활문화센터 상상카페에서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삼천동 주민은 물론 문학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요즘 들어 시간이 갈수록 기술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든다. 과연 하루라도 핸드폰을 잊고 살아본 기억이 있는가? 최근 들어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를 하지 않고 살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그건 해외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찌 보면 나는 삶의 상당 부분을 이들 전자기기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만약 이들이 내 삶에서 사라진다면 과연 그 공백을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렵다. 이에 비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 등장하는 잔잔한 이야기들은 자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월든>에서 자신이 손수 오두막을 지었던 그곳에서 만난 자연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그중 압권은 <겨울의 월든 호수>와 <봄이 오다>이다. 눈 덮인 월든 호수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우리를 자연의 경이로움을 엿보게 이끈다. 한겨울을 이기고 생동하는 봄이 오는 역동적인 장면을 읽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왜 이 책에 그렇게 빠져들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당연히 이 책에는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문명이나 첨단기술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흙냄새 가득한 식물이나 동물 이야기, 숲과 대지가 수시로 등장한다. 글은 때로는 애잔하고 때로 감각적이며 매력을 풀풀 풍긴다. 소로의 글이 한국에 소개된 이후 수많은 독자들이 그 낭만적이고 소박한 삶에 열광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내 주변에도 이런 삶을 사는 이가 있기는 하다. 올해 11년째 서울생활과 시골생활을 병행하는 그이가 올린 페이스북 내용을 보면 소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밤중 풀벌레가 우는 소리, 우체통에 집을 짓는 딱새 이야기부터 시시각각으로 주변이 눈부시게 변하는 시골의 봄날 이야기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물론 매번 낭만적인 이야기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골생활이라면 부러울 법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아내가 한때 내게 도시 인근에 작업실을 만들 생각이 있는가를 물었다. 나는 공간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거절했지만 내심 그런 공간이 탐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거절한 데는 외지에 그런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 좀처럼 부지런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아는 이들 중에도 이런 삶을 실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도심에서의 각박한 삶을 살다가 자신만의 텃밭에서 땀을 흘리거나 집필실에 들어서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공간을 그리워하며 사는지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가 아니다. 어차피 저녁 잠자리에 누울 때는 불과 한평 남짓하면 족하지 않던가. 집이 아무리 넓어도 잠자리에 들 때는 불과 한두 평이면 충분하다. 죽을 때는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도 우리 욕심은 끝이 없다. <월든>은 책 분량이 제법 된다. 마지막 장면을 만나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에 빠지면 어느 순간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워질 것이다. 우리 모두 소로처럼 살 수는 없다. 어차피 그런 삶이 허용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로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매캐한 흙냄새 풍기는 거기로 한 번쯤 가보고 싶다. 가서 한 달 만이라도, 아니 며칠만이라도 살다 오고 싶어진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전북민요의 문화적·학술적 가치를 다룬 전문 학술서가 발간됐다. 순창금과들소리보존회가 <순창 금과 들소리의 민요문화적 의미와 무형문화유산적 가치>를 펴낸 것. 저자로는 김익두 전 전북대 교수를 비롯해 나승만 전 목포대 교수,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 허정주 전북대 농악·풍물굿연구소 책임연구원, 김월덕 전북대 강사, 강재욱 고려대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책은 전북민요 중에서 현재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된 순창군 금과면의 ‘금과 들소리’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책자의 내용을 보면 김익두 전 전북대 교수는 서론에서 그동안 이루어진 전북민요 관련 연구 업적들을 종합 정리해 독자의 눈길을 끈다. 본론에서는 나승만 전 목포대 교수가 ‘순창 금과 들소리의 민요문화적-민요학적 위상과 가치'에 대해 기술하고 있으며, 김익두 전 전북대 교수의 '전북민요 상에서 차지하는 순창 금과 들소리의 민요문화적 위상과 가치'와 김월덕 전북대 강사의 ‘순창 금과 들소리의 전승현장론'도 담겨 순창 금과 들소리의 과거와 현재를 톺아본다. 이어 강재욱 고려대 연구원의 ‘순창 금과 들소리의 음악적 특성과 가치'와 허정주 전북대 농악·풍물굿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순창 금과 들소리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와 전북지역 민요 무형문화재 지정의 문제점', 송화섭 전 중앙대 교수의 ‘순창 금과 들소리의 민속학적 위상' 등을 다루며 순창 금과 들소리를 더욱 면밀히 살핀다.
오봉옥 시인이 웹툰 시집 <달리지 마(馬)>(솔)를 발간했다. 그의 6번째 시집인 이번 웹툰 시집은 오 시인이 주도한 각색 작업과 ‘투닛’의 3D 기술이 만나 완성됐다. ‘투닛’은 3D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새로운 틀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시인은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 한때는 시사만화가가 돼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며 “한동안 만화를 잊고 살다 우연한 기회에 다시 접할 수 있게 돼 이번 웹툰 시집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하며 웹툰 시집을 발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시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지닌 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천진난만의 기운’이 한껏 서린 특유의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천진난만의 기운’은 웹툰 시집 안에서 ‘말놀이’ 형식을 통해 일어난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마음의 눈을 잃어버려/ 나도 모르게 죄를 지을 때가 있지/ 잠든 풀잎을 건드린다거나/ 개미 한 마리 밟아 죽인다거나/ 그건 술 진탕 먹고 필름이 끊긴 채/ 운전대를 잡는 것과 다를 바 없지/ 그럴 땐/ 말을 타고 달리던 인디언들이/ 가끔 말에서 내려/ 자기가 달려온 길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제 영혼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주듯/ 달리던 걸음 딱 멈추고 읊조려야 하지/ 달리지 마/ 달리지 마/ 마음의 눈을 다시 찾을 때까지/ 버릇처럼 혼자서 되뇌어야 하지”(시‘달리지마1’) 이처럼 시집은 촌철살인적 언어들로 구성돼 시 형식과 짧은 서사적 내용 등을 포함해 특유의 웹툰시의 형식을 창안하며, 마침내 웹툰의 종주국인 한국의 고유한 특색을 살린 ‘새로운 대중 시 형식’을 시도하고 있다. 오 시인은 “웹툰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주도권이 바뀐 시대의 현실적 요청에 따라 시(poem)와 웹툰이 결합된 창작 형태의 새로운 문예형식이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시적 상상력이 만화에 영향을 줘 재미의 차원을 넘어서게 하고, 만화적 상상력이 시에 또 다른 영감을 줘 시의 세계가 더욱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인은 전주대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했다. 또 그는 1985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해 시집 <지리산 갈대꽃>, <붉은산 검은피>, <나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등을 펴냈다. 그는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오장환문학상 운영위원장, 문예지<문학의 오늘>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 출신 이병초 시인의 4번째 시집 <이별이 더 많이 적힌다>(걷는사람 시인선)가 출간됐다. 시인이 8년 만에 낸 시집은 ‘1부 어제를 앓은 꽃송이’, ‘2부 어둠살 펴 주듯 눈이 내린다’, ‘3부 농성일기’, ‘4부 물떼새 소리 들리던 날’ 등 총 4부로 이뤄져, 긴 세상살이에 따듯한 아랫목 하나 찾지 못한 고단한 삶의 이야기 속 소소한 정겨움을 가미한 59편의 시를 담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도 그의 언어는 고향인 전북의 토속 언어와 서정에 크게 기대어 포근한 어머니 품, 첫사랑의 따스함 같은 감정들을 시로 풀어내고 있지만, ‘농성일기’라는 부제를 단 3부에서는 대학 비리를 고발하는 주제로 천막 농성을 하며 느낀 감회를 뼈아픈 세상살이에 빗대어 써 내려간 기록이 이어지기도 한다. “옥이는 대문을 나섰을까 이마빡 쓸어 올리며 무릎을 폈다 접었다 하며 교련복 윗주머니에 성냥알들 쏠리는 소리가 지푸라기에 긁히고 눈발 사이로 팥죽 냄새가 묻어난 것 같았다 옥이 모르게 죽음이 다녀가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귀를 바깥에 뽑아 놓고 짚벼눌 속에 새는 빛에 눌려 숨이 막혔다” (시‘옥이·2’ 부분) 전북의 방언은 부드러우며 된소리가 별로 없는 특징을 지닌다. 또 말을 할 때 마치 노래하듯 ‘겁~나게’, ‘포도~시(겨우)’ 등과 같이 늘어 빼는 가락을 넣는 특징이 시인의 시에서는 그리움을 증폭시키는 기저로 작용하고 있어, 독자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또 ‘간조롱히(가지런히)’, ‘짚시랑물(낙숫물)’, ‘눈깜땡깜(얼렁뚱땅)’, ‘깜밥(눌은밥)’, ‘당그래질(고무래질)’ 등과 같은 말들이 되살아나 우리의 귀를 트이게 하고, 입술을 쫑긋거리게 한다. 이뿐만 아니라 시인의 맑은 눈으로 발견한 ‘오디별’, ‘시냇물벼루’ 같은 표현들이 그림처럼 선연히 그려지며 우리 앞에 한 자락의 시냇물을 데려다 놓기도 한다. 정재훈 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병초 시인의 시가 품고 있는 온기를 ‘사지(死地)에서 온 편지’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내 몸과 마음이 처음부터 유배지’(시 ‘코스모스’ 중)였다고 해도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쌀알’처럼 작은 빛 때문이었다”며 “연약한 것으로부터 나오는 일용한 양식들은 하나같이 둥근 모양을 하고 있었고, 이것들은 계속해서 살아 있으라는 신호가 돼 내 머리 위로 똑똑 떨어진다”고 짚었다. 한편 이병초 시인은 전주에서 태어나 1998년 <시안>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시집 <밤비>, <살구꽃 피고>, <까치독사>, 시 비평집 <우연히 마주친 한 편의 시>와 역사소설 <노량의 바다>를 냈다.
이광소 시인이 분골쇄신으로 자신이란 신전을 부수고 새로운 신전을 지어 세상에 공개했다. 시인은 시집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시인광장)를 통해서 죽음과 폭력을 마주하고, 어두운 이면에서 희망을 찾는다. 특히 시집에는 오래된 자신을 파괴하고 자기부정으로 써내려간 역린 같은 54편의 시(詩)가 담겨있다. 이로써 시인은 스스로 버려야 비로소 얻는다는 자연의 순리이자 인간의 순리를 터득했음을 보여준다. “스스럼없이 문이 열리고/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들어온다/우리는 같은 시간에 삼풍백화점에 있었던 사람들이다/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꿈을 꾸는 사람들/왕이 죽었을 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순장되었다/관이 닫혔다 우리 함께 순장될지도 모른다/(중략)/죽음의 의식(儀式)을 위해 눈빛 하나로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스르르 관이 열린다 오늘도 순장의 리허설을 마쳤다.(시 ‘엘리베이터’ 중에서)” 시인은 삼풍백화점을 시에 소환했다. 삼풍백화점 잔해에 묻혀 죽은 사람과 생존한 사람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을 유려한 필력으로 그러냈다.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란 극명한 이분법은 슬프고 아픈 기억이지만 시인은 순장의 리허설로 상황을 치환해 죽음을 환기 시킨다. 김왕노 문학평론가는 이광소 시집에 대해 “불타는 행성이 돌아온다는 신선하고 자유롭다”며 “그의 시학은 불타는 행성이 돌아오듯이 힘차고 거침없으므로 내구성이 떨어지기 쉬우나 그의 시는 치밀하고 아름다운 내밀한 영혼의 노래”라고 해석했다. 전주 출생인 이광소 시인은 1965년 문공부 신인예술상 시부문에 당선됐으며 2017년 ‘미당문학’ 문학평론에도 당선된 바 있다. 현재 미당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약속의 땅 서울> <모래시계>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펴냈으며 평론집 <착란의 순간과 중첩된 시간의식>도 발간한 바 있다.
최근 동료 작가들과 삼국유사를 다시 돌아보자는 의미로 톺아보고 있다. 고대 국가는 신비롭기도 하지만 알려진 게 많지 않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 특히 백제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7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백제지만 패망국이라는 오명 때문인지 백제의 강성함과 찬란한 왕조와는 무색한 기록들을 보면 씁쓸하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였을까? 《백제 최후의 날》이라는 동화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최근에 발견된 유물을 토대로 새롭게 밝혀지거나 재조명된 역사적 자료를 충실히 반영하여 백제 멸망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주인공 ‘석솔’은 백제의 마지막 순간 660년, 그 한복판에 서 있는 열두 살 소년이다. 전쟁으로 인해 백성들이 가지고 있던 보리쌀 한 알까지 모두 군량미로 바쳐야 하는 상황에 있다. ‘석솔’은 전쟁과 역병으로 부모님을 잃고 아파 누워있는 여동생을 생각하면 임금님과 조정에 대해 불만이 많다. “차라리 망해 버렸으면 좋겠다. 고것들이 성을 뺏고 빼앗기든 우리랑 뭔 상관이래? 이긴다고 우리한테 보리 한 됫박 나눠 줄 것도 아닌데.” 나당연합군이 사비성을 함락하고, 왕이 웅진성으로 피신한다는 소문에 석솔은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먹을 것이 없어서 일자리를 얻으려고 하지만 어느 곳도 열두 살, 석솔이 할만한 일감을 선뜻 내주는 곳은 없었다. 결국 아픈 동생을 돌보며 굶지 않기 위해 도둑질을 일삼게 된다. 그러다 웅진성으로 피신 온 왕과 연 왕자의 만남을 계기로 궁궐에 드나들게 된 석솔은 백제 최후의 결정적인 순간을 코앞에서 맞닥뜨리고, 그 현장에 함께 하게 된다. 잃어버린 왕국, 백제의 마지막 여름을 뜨겁게 살아 낸 소년의 눈으로 역사적 현장을 생생히 되살린 이야기 속에서 석솔의 원망 섞인 외침이 귀에 쟁쟁하다. “우리가 쫄쫄 굶어도 곡식을 갖다 바치는 게 나라 잘 보살피라고 그러는 거잖아요. 그런데 힘들다고 하면 어째요? 걱정이 많고 힘들다고 누가 알아준대요? 백성을 굶어 죽지 않게 하고 위협을 막아주는 임금이 최고지.” 왕자 ‘연’이 나당연합군의 협공으로 웅진성마저 위험에 처한 상황에 대해 걱정하자 석솔은 외친다. 어쩌면 석솔의 외침은 당시 백성들의 아우성이었을지 모른다. 백성들은 자기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해내고 있는데,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들은 무얼 하고 있었느냐는, 채찍을 휘두르는 소리였으리라. 그 외침이 백제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라 지금도 유효하기에 울림이 더 컸다. 그럼에도 석솔은 전쟁으로 인한 가까운 이들의 죽음과 나라의 멸망을 지켜보며 소중한 것은 자기 손으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그 뒤 홀로 적진에 잠입하는 임무를 수행하지만 이미 기울어버린 국운을 되돌리지는 못한다. 이 작품은 역사의 왜곡과 망국의 오명이 덧씌워진 의자왕에 관해 다른 각도로 조명한다. 소년의 시선으로 백제 최후의 모습을 풀어낸 전쟁, 적진에 잠입하는 긴장감이 감도는 이야기와 더불어 역사적 오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하지만 역사를 바로잡는 것과는 달리 책을 덮으면서 백제 멸망의 순간에 함께 한 수많은 석솔들이 아우성치는 게 들리는 듯했다. 망국의 순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이경옥 아동문학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었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이 있다.
“무섭게 오르고 있는 도서 공급가 안정 얘기 없이, 정가제만 논하니 진짜 우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네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서점들에 대해 도서정가제 적용을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내 서점 점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치솟는 물가 속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동네 책방들이 할인 경쟁에까지 내몰리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는 간행물 정가의 최대 15%까지만 할인해 판매하는 제도다. 책값의 과열 인하 경쟁에 따른 학술·문예 분야의 고급서적 출간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판계 보호를 명분으로 지난 2003년에 도입됐다. 하지만 문체부는 최근 지역 서점 활성화 이유로 지역 서점에 한해 정가의 15% 이상 할인 판매할 수 있도록 도서정가제 적용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정부가 올해 출판계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동네 책방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예산이 사라짐과 더불어 도서정가제 완화로 중소 서점들의 출혈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60억 원이 지원된 ‘국민독서문화증진’ 사업과 6억 5000만 원이 지원된 ‘지역서점 문화활동’ 사업이 폐지됐다. 대신 ‘디지털 도서물류 지원’ 12억 5000만 원 등 신규사업 조성과 ‘지역문화사회 기반 책읽기 수요 창출’ 10억 원 등 일부 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만, 독서·서점 관련 예산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도서정가제마저 완화된다면 오히려 여력이 없는 동네 책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주에서 개인 서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 초 서점에서 오래도록 팔리지 않아 출판사에 반품이 불가한 책을 조금 싸게 팔 수 있도록 도서정가제를 완화한다고 들어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오래 팔리지 않은 책’의 기준이 너무 애매하기도 하고, 서점 매출에 가장 중요한 도서 공급가를 제외한 도서정가제만 말하니 개인적으로는 크게 지방 서점을 위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무섭게 치솟는 물가 속에서 책값도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며 "도서 가격 할인이 아닌, 도서 물가 안정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잊혀져가고 왜곡된 후백제 역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석과 같은 책이 나왔다. 후백제학회와 전북일보의 공동 기획 취재의 산물, <후백제 역사 다시 일으키다>가 발간된 것. 후백제는 서기 892년에서 936년까지 45년간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국가다. 비록 존속기간은 짧았으나 당시 폐쇄적인 신분제와 참혹한 실정, 부정부패로 얼룩진 구질서를 극복하고 민중의 지지를 받아 중세의 새로운 문을 연 국가였다. 하지만 패망한 왕조의 역사는 쉽게 잊혀지고 왜곡돼, 후백제의 이미지는 이미 대중이 알고 있는 말년에 아들과의 불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승자의 역사 해석까지 겹치게 됐다. 하지만 <백제 역사 다시 일으키다>는 그러한 편견을 다시금 바로잡아보기 위해 발간됐다. 실제 이번 책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위한 노력에서 시작돼, 후백제학회와 후백제시민연대, 후백제선양회 등 관계자 모임 등을 포함한 다수의 토론회와 기획취재를 통해 탄생됐다. 필진으로는 송화섭 후백제학회장, 조법종 우석대 교수 등 후백제학회 소속 교수와 연구원 19명, 조상진 전북일보 논설고문, 김영호·김태경 기자, 오세림·조현욱 사진기자 등 전북일보 취재·사진기자 5명 등 총 24명이 참여했다. 이번 책은 ‘1편 문헌사료로 본 후백제’, ‘2편 문화유산으로 본 후백제’, ‘3편 미래 지향으로 본 후백제’ 등 총 3편으로 구성돼 역사의 기록뿐만이 아닌 역사 현장, 미래적인 분석 등 다양한 시각으로 후백제를 조명하고 있다. 서창훈 전북일보 대표이사는 책 머리말을 통해 “후백제를 세운 견훤왕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전북과 전남에서 국가를 경영했으며 충남 논산에 묻혔다”며 “견훤왕은 호남과 영남, 충청을 아우르는 아이콘이며, 고구려 땅을 회복하려 했던 영웅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물심양면으로 협조해 주신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이 책이 후백제의 역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며 “나아가 많은 국민과 자라나는 세대들이 후백제 역사를 바로 아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인 활동을 통해 디카시의 새로운 경지를 일궈가는 시인들의 모임에서 작품집이 나왔다. 글벼리문학회가 동인디카시집 <물낯에 햇살이 비치면>(도서출판 실천)을 펴냈다. 디카시집에는 김왕노·복효근·이정록 시인의 작품과 더불어, 함께 작업하고 상호 평가하며, 서로 건강한 자극을 주고받아 그 역량을 키워나가는 동인 7명 김애경·김이숙·김혜숙·나병훈·이동욱·조삼현·최장선 작가들의 50여 편의 작품이 실렸다. 복효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이들은 특별하고 거창한 소재가 아닌 일상의 사소한 풍경과 자연물 속에서도 빛나는 진실을 찾아내고 있다”며 “이번 사화집 발간이 디카시의 굳건한 정착과 함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군산구암초등학교 어린이 시인들이 시집 <나는 경암동 철길마을에 살아요>(청개구리)를 펴냈다. 올해 발표된 어린이시집 <나는 경암동 철길마을에 살아요>는 신솔원, 안수민 선생님과 17명의 어린시인들의 한해살이를 71편의 시로 엮었다. 군산 구암초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시인학교가 열린다. 어른들이 쓴 동시를 읽기도 하고, 또래 어린이들이 쓴 어린이 시를 함께 낭독하기도 한다. 주말에는 시인학교 캠프를 연다. 시를 배운다기보다 시가 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암초 황인서 어린이 시인은 엄마, 아빠가 화를 내서 밉지만 가족이기에 봐줘야 한다는 따뜻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할머니 흰 머리가 염색한 머리인 줄 알았다는 나주한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은 독자들의 마음을 맑게 한다. “우리 동네/철길마을에 써있는/‘기적’이라는 팻말은/ 기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1년, 2년 기다렸으나/기차는 오지 않았다” 4학년 나주한 어린이가 쓴 ‘철길마을의 기다림’이라는 시다. 어린 시인의 눈에도 이제 더 이상 다니지 않는 기차에 대한 애상이 녹아 있는 듯하다. “얼음판 위에 있었더니/ 신발이 춥다고/ 화를 낸다// 주인이 계속/ 얼음판 위에 있다고/ 주인을 넘어뜨린다 (백준선 ‘얼음판’ 전문)” 또다른 어린이시 ‘얼음판’은 백준선 어린이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아기자기하게 묻어나 흥미를 유발한다. 군산 구암초 신솔원 교감은 “어린이 시라고 결코 얕지 않다”며 “사물을 관찰하는 눈은 예리하고 애정이 담겨 있으며 기발한 생각들로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집을 읽다보면 어린이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하는 감탄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예술문화풍수명인 1호 김상휘 박사가 <대한민국 힐링터 정감록 십승지>(한국생활풍수연구원)를 출간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정감록 십승지 공간은 무엇을 뜻하고, 어떤 화두를 던졌는지 짚으며 조선 시대부터 전해진 정감록 십승지 마을을 조명한다. 특히 지난 20년 간 한국생활풍수연구원 우리마을이야기팀 연구원들이 십승지 답사를 통해 알아낸 성과를 바탕으로 정감록 십승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는 그동안 정감록 십승지의 지역적 토대가 부안 변산으로 기재된 것을 고창 반암 호암으로 바로 잡기 위한 근거 자료도 담았다. 한글학회 한국지명총람과 육당 최남선 심춘순례 기행문집 등을 게재해 정감록 십승지 원문 부안호암하의 지역이 현재 고창 번암마을 반암 마을로 정의되었다고 밝힌다. 이외에도 책에는 강원도 영월 단종의 장릉 사연과 단종시신을 지켜냈던 영월 호장 엄흥도와 조선말 혼란기 명성황후와 관련된 무주 무풍 명례궁, 예천 금당실 행궁 역사 등이 수록됐다. 저자인 김상휘 박사는 전북예술인연합회자문위원장, 전북특별자치도종교문화유산회위원, 한국예술문화명인회전북특별자치도초대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풍수기행모악산, 도시개발풍수론, 우리마을 이야기, 국풍 김정호 등이 있다. 전북대학교학술문학상과 전주시예술상, 전북소설문학상, 대한민국나눔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헌수 시인은 부지런도 하게 <계절의 틈>이란 제목의 포토포엠을 펴냈다. 사계절을 사진과 시에 담았다. 겉표지에는 푸른 담쟁이넝쿨이 선명하게 벽을 덮어주고 있다. 계절의 틈 사이에 담쟁이는 계절을 익히며 자라나고 뻗어간다. ‘겨울을 익힌 담쟁이는 마른 몸으로 느리게 자라요’ (본문 중) 잎이 다 떨어지고 삭막한 벽에 붙은 담쟁이, 겨울을 익힌 후 그 틈에서도 느리게 자라고 있는 담쟁이를 시인은 보았다. ‘틈’이란 좁은 간격에서도 모든 세상이 꿈틀거리는 생동력을 읽어낸다. 남편의 애정이 듬뿍 담긴 사진에 아내인 시인은 시를 썼다. 섬세하게 사진을 읽고, 살피어 포토포엠이 탄생되었다. 남편의 세계를 들여다본 귀한 시간이었을 터이다. 사진에 열심인 남편을 위해 환갑 즈음에 사진전을 열어주겠다는 시인의 마음이 훈훈하다. 김헌수 시인은 참 착하다. 오래 오래 봐도 착할 것이다. 웬만하면 자신이 참고 만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시인의 말이 매번 소홀히 지나가지 않는다. “따져서 뭣하겄어?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가는겨.” 누구를 맹비난하다가도 숙연해져 더 이상 흥분할 수 없게 만든다. 남의 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특히 채근한다. 시인의 시를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가끔 ‘잠금’, ‘봉합’, ‘밀봉’이라는 시어를 종종 발견한다. 시인에게 속으로 삭히는 의미는 무엇일까? 불현듯 시인이 보고 싶어진다. 늘 웃고 반기는 그녀의 마음속에는 애늙은이(?) 하나가 있는 것일까? "엄마를 병원에 모셔 놓고/ 빈 저녁을 돌아 수원지에 왔지/ 출렁이는 잔물결과/ 무성한 잎이 떨어지며 흘러나오면/ 숲에서 들리던/ 아버지의 낮은 가락/ 비포장도로를 돌아/ 처음으로 아버지와 나는/ 아주 떠나갈지도 모르는 엄마를 생각하면/ 굴참나무 아래 마른 입맥을 골똘히 바라보았지/ 등 뒤로 올라앉은/ 서너 번의 한숨을/ 어둠이 깔린 길에 가지런하게 부려 놓고 왔지/ 서성이는 죽음을 곁에 두고/ 천천히 돌아왔지" (시'수원지' 전문) 상실에 빠진 사람에게 위로될 말은 없다. 차라리 침묵이 나을 때가 많다. 시인은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떼어 걸어왔다고 안 하고 ‘천천히 돌아왔지’라는 긴 여운을 전해준다. 무슨 말도, 무슨 위로도 건넬 수 없는 부녀는 굴참나무 마른 입맥을 바라보았다고 말한다. 맺힌 눈물마저도 ‘도르르’ 흘러내리지 못하고 삼켰나 보다. 이번 포토포엠 『계절의 틈』은 어찌 보면 틈새의 공허함이 아닌 꽉 채우는 위로의 글이다. ‘자꾸만 스며드는 웃음 숨지 않고 토해 내는 눈물 슬픔의 부피를 줄이며 평행선으로 나가는 우리’ 결국 시인은 울지 않는다. 눈물 슬픔의 부피를 줄이는 평행선. 언젠가 김헌수 시인에게 할 선물은 눈물일지 모른다. 마음 놓고 토해낼 슬픔⋯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당선됐으며,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너의 여름이 되어줄게>5人앤솔러지 청소년소설,<쉬, 비밀이야>18人 앤솔로지 동시집 등이 있다.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회장 김정길)는 지난달 29일 백송회관 3층 회의실에서 제4회 찾아주는 완산벌문학상과 제7회 완산벌문학상 시상식을 열었다. 영호남수필문학협회는 수필 문학 발전과 우수한 작품을 창작한 수필가를 발굴해 매년 3명씩 완산벌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백봉기 전북문협회장, 김형중 전북예총 부회장, 이동희 전 전북문협회장, 안도 전 전북문협 회장, 김경희 전북문학관 수필창작 지도교수, 전길중 한국문협 감사, 신팔복 진안문협회장, 김종윤 장수문협회장, 이종희 전북수필회장, 양영아 전북여류문협회장, 정석곤 은빛수필회장, 윤재석 영호남수필 신임회장 등이 참석했다. 제4회 찾아주는 완산벌문학상은 김형중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또 제7회 완산벌문학상은 김종윤‧최정순 수필가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으며, 이해숙 수필가는 정극인 가사 ‘상춘곡’을 낭송하며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완산벌문학상 심사를 맡은 이동희 심사위원장은 “올해 수상 작품들이 하나같이 수필 문학의 본령을 수려하게 담아냈다”며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문제를 소재로 한 참다운 삶에 대한 사유가 담겨있었다”고 평했다 영호남수필문학협회 김정길 회장은 “문화융성 시대를 선도하고 예향 전북을 수필문학의 요람으로 승화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애 시인이 감성 시 에세이 <몽돌이라 했다>(도서출판 마음)를 펴냈다. 시인은 “오랫동안 마음 깊이 울림있는 시들을 기억하고 싶어 책으로 엮었다”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후 5년 만에 시들을 한데 엮어 출간하게 됐다”고 말한다. 책에는 ‘꿈꾸는 돌’ ‘뒤척이네, 봄’‘사랑’‘마주 오던 사람’‘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까지 총 5부에 걸쳐 84편의 시가 수록됐다.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했던 ‘새 아침을 여는 시’에 수록된 작품들이다. 이소애 시인은 작품을 소개하고 시에 대한 감상과 해설을 덧붙였다. 인유적 비유와 마술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시편을 독자들이 찬찬히 음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 중 3부에 실린 고영 시인의 시 ‘사랑’에 대해 시인은 짜릿한 전율이 감돈다고 말한다. 마치 “핸들을 조종하는 남자 뒤에서” “허리를 껴안고” “둘이 하나가 되는” 사랑의 몸짓이 감정의 폐부를 찌른다고 했다. 모가 나지 않은 몽돌처럼 시인은 잘게 더 잘게 부서져 빛을 낼 지역 작가들의 시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훈훈한 마음을 선물한다. 이소애 시인은 정읍에서 태어나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과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를 마쳤다. 저서로는 시집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 <시간에 물들다> , <색의 파장> ,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과 수상집 <보랏빛 연가> 등이 있다. 한국미래문학상, 중산시문학상, 후백황금찬시문학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산을 좋아하고 사진 찍고 글을 쓰는 시인, 진안출신의 이병율 시인이 <세월, 나였다>(천지현황)을 펴냈다. 이 시인은 “하염없이 지껄인 상념의 에너지, 상상의 무한한 생명들과의 교감, 쓰레기처럼 여기저기 쌓인 감성 등 그 언어들이 떠나야 할 때, 버리려 내놓으니 아쉽다”며 “변화무상한 존재의 변화 그 은유적 이상의 창작을 기대하며 짐을 내려놓는 듯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책은 ‘1부 세월은 풍경을 그린다’, ‘2부 순백의 적멸로 환생하는 사랑이더라’, ‘3부 자연을 품은 마음에 몸도 안긴다’, ‘4부 봄날의 사랑을 담기 위해’, ‘5부 운장산 준령을 걸었다’ 등 총 5부로 구성, 70여 편의 한국적 고유 정서가 충만한 서정시가 담겼다. “어디쯤 뒤뚱거리며 휘날리는 낙엽/ 주머니에 남아있는 푸르름을 만지며/ 휘날리는 기억으로 천둥 번개 치던 밤/ 단풍 물드는 그리움이 출렁인다/ 헉헉거리며 올라온 산마루에/ 겹겹이 이어진 준령에 걸친 얼굴. 말 걸어오는 산길엔 고독이 뒹굴고/ 밟으며 걸어온 발걸음 무거워/ 아롱거리는 부끄러움 감싸주던 안개/ 어디선가 꺾이는 소리로 모아둔/ 고귀한 숨소리 나를 떠난 나를 본다(이하 생략)”(시 ‘세월, 나였다’ 부분) 소재호 시인은 이번 시집을 ‘자연과 시적 자아의 연기적인 조응’이라고 평했다. 실제 그는 시평을 통해 “이병율 시인의 시들은 만물 조응의 조화와 통일이 편편마다 구조되고 있어 '범아일여'요, '물아일체'의 경지를 들어낸다”며 “자연은 제2의 사원이라 했던 보들레르 등 상징주의 시인들의 담론이 이병율의 시편 등에서 구현됨을 보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에서 형상화를 주요 핵심인바, 이 시인의 시들은 이처럼 품격 높은 기교도 넘쳐나며, 특히 기행시와 서사시는 그 목적성에서 상도(相到) 해 성과를 드높인다”고 덧붙였다. 이 시인은 2018년 표현문학으로 등단했다. 지난 2022년 진안 예술인상을 받았다. 그는 국사편찬위원, 진안향토문화연구소장, 진안 문인협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사진 촬영을 즐기는 이 시인의 사진 작품은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 ‘금강비’와 우란문화재단 율동감각전시 ‘바람의 눈’ 등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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