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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시리, 페퍼, 진아, 모아)이 오는 23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잔디광장에서 세 번째 불모지장을 연다. 불모지장은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가는 장을 의미한다. 청년들이 불모지장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쓰레기 만들지 않는 시장을 통해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불모지장 기획자 모아 씨는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당장은 불편한 실천을 공유하고, 대안을 경험할 수 있는 불모지장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과 같이 이번 불모지장에서도 아나바다를 실천한다. 아(아끼다)에서는 대안 용품과 과탄산수소, 베이킹소다, 세제, 곡류 등의 다시채움장을 연다. 나(나누다)에서는 친환경농법과 자연농법 등으로 지은 농산물, 못난이 농산물(외관상의 이유로 폐기되는 농산물), 간식 등을 판매한다. 바(바꾸다)는 <바꾸다캠페인 종이팩>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바른 배출 방법에 따라 종이팩을 배출하여 불모지장 측이 만든 종이팩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다(다시 쓰다)에서는 의류, 소품, 책 등 중고 물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모아 씨는 이번 불모지장은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만약 2단계로 하향 조정이 된다면 현장 접수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현장 접수가 어렵다고 했다. 이번 불모지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이용 시간은 최대 30분, 입장 인원은 30분당 15명으로 제한한다. 예약은 오는 20일 오후 6시까지 불모지장 인스타그램에서 가능하다. 한편 첫 번째 불모지장은 삼삼오오 인문실험, 두 번째 불모지장에서는 여약사회, 약사회 등 단체와 개인의 후원을 받았다. 아직 세 번째 불모지장의 후원자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우 인턴기자
꽃을 소재로 일상과 주변의 평범한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린다. 청목갤러리는 오는 19일까지 최동순 개인전-Into The Time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아름다움과 생명의 대표적 상징인 꽃을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꽃이 가진 색과 선, 형태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모방이나 재현이 아닌 작가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고유한 이미지 세계를 구축한다. 각 작품은 작업의 주제시간 속으로(Into The Time)에 걸맞게 자유롭게 자신의 기억과 내면 세계를 유영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작업 의도를 반영한다. 원, 직선, 곡선 등 기하학적인 선과 형태들은, 구상 표현의 한계를 넘어 정신적인 영역을 반영하는 추상성을 뒷받침한다. 작품은 60호~100호 내외 10여점과 10~50호 내외의 한국화 30여점, 총 40여점으로 구성됐다. 최동순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은 21회 열었고, 아트페어는 15회,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에는 350여회 참여했다. 또 대한민국미술대전 3회 입선,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 한국전업작가회 골드아트상을 수상했으며, 전라북도미술대전 심사위원과 한국화분과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전북구상작가회, 원묵회, 봄바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이며, 전라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북전업미술가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를 대표하는 치명자성지에 세계 평화의 전당이 들어서는 가운데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개관식에 직접 참석한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오는 16일 완산구 대성동 치명자성지에 세워진 세계평화의 전당 유항검 홀에서 개관식을 진행한다. 이날 행사는 축복미사를 봉헌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미사는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전주교구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다. 전체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인원제한으로 관계자만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 채널 천주교전주교구에 생중계 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관한 평화의 전당은 치명자성지를 치유와 내적 평화의 명소로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인근 한옥마을과 연계해 순례객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대중 문화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평화의 전당은 연면적 9033㎡의 지상 3층 건물로 피정과 연수를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관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5년 10월 문화광관체육부 국고보조금사업으로 확정된 후, 기본계획과 설계용역, 착공과정을 거쳐 올해 5월 준공했다.
전주에 있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53억 원을 들여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전산망)에 참여하는 서점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적 판매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출판계의 독식구조를 해소하고 작가의 처우개선에 조력하려는 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출판사-유통사-서점별 생산판매통계를 확보하기 위해 5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산망을 구축, 올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국회의원(수원갑)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전산망에 참여하고 있는 출판사는 전국 7930곳 가운데 1777곳로 22.4%에 불과하다. 지역서점도 전체 2320곳 가운데 14%인 322곳만 참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출판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정확한 판매부수를 확인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문학 창작자 15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창작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9%가 출판사로부터 판매내역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 이럴 경우 출판사에 대응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비율도 64.1%에 달했으며, 인세를 책이나 구독권 등으로 받는 경우도 36.1%였다. 또 서점의 재고 조회, 주문 자동화와 물류 발주 시스템 조회도 어려운 상태로 확인됐다. 김승원 의원은 혈세 53억원을 투입해 전산망을 구축해도 출판업계 동의가 없으면 저자는 판매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출판사와 서점의 참여율도 저조해 정확한 생산판매통계도 확보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산망을 개선보완해 출판계의 부조리를 없애고 사업의 본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문제를 제기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사의 참여를 독려할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전산망과 출판문화협회의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의 통합과제 등 많은 과제도 산적해 있다며민간의 협조가 없는 공공기관의 일방통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개선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전남 진도 출신으로 학창시절 판소리를 전공했던 송가인은 종편 방송인 내일은 미스트롯을 통해 대중음악의 스타가 되었다. 이러한 한 트로트의 오디션 방송은 장르의 새로운 열풍을 일으켰고 지금도 많은 각 방송 매체에서 다양한 장르 접목으로 국악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국악 창법과 유사하고 닮은 꼴을 많이 간직한 트로트(Trot)는 원래 빠르게 걷다, 바쁜 걸음으로 뛰다라는 뜻의 명사이다. 이러한 트로트의 어원은 1910년대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행했던 리듬을 4박, 2박으로 나눈 폭스 트로트(fox-trot)란 명칭에서 나왔다. 이후 일본은 이러한 음악을 자국의 민속 음악과 접목하여 엔카(演歌)를 만들었고 대중가요 장르로 유행시켰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의 대중가수들은 전통의 민요를 신민요 풍으로 부르며 암울한 시대를 극복하였고 새로운 문화 접목을 통해 한(恨)의 트로트를 만들어 냈다. 한국의 트로트가 품었던 과연 한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트로트가 대중에게 다가서기 시작한 1930년대는 전통 예술인들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한 시기였다. 조선의 왕립 음악기관인 장악원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아악부로 치부되어 간신히 축소 연명하고 있었지만, 궁궐 밖 민속악의 판소리 명창, 기악의 명인들은 조선음악연구회를 만들어 국민들의 애환을 노래하고 사라져가는 우리 얼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이에 질세라 대중음악인들도 나라를 잃은 마음을 노래로 풀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암울했던 시대의 트로트는 황성옛터, 타향살이 등 한의 가요로 불리며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트로트에 대한 필자의 의견과 다른 인식의 경우도 물론 있다. 그 경우는 우리의 트로트가 일본의 엔카에 뿌리를 둔 왜색 음악으로 논의하며 다른 방향으로 판단하는 경우이다. 필자는 대중음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논의하는 평론가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구성진 황성옛터와 목포의 눈물을 부르며 위안받았던 모습을 보며 자란 세대로 그 존재가치의 계기가 어찌 되었든 시대와 역사를 품고 우리의 삶을 노래한 것은 잘 알고 있다. 특히 전통소리인 판소리를 공부한 한국인이 더 트로트를 감칠맛 나게 가슴을 졸이며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그러한 역량이 일본의 엔카를 많이 학습하고 불렀기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그것은 엔카처럼 서양음악 선율은 단조이지만 한국 특유의 계면조 선율과 같고, 전통소리의 목구성(국악 전문용어로 성음<聲音>이라 한다)이 가미되어 한국인만의 소리인 트로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날의 실패와 잘못은 또 다른 희망과 미래를 준비하는 자산이 된다.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대의 한 과거는 지나갔다. 이제 어려웠던 시대의 대중음악인 트로트는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적 감성과 수요에 의해 변화하였고 다시금 전통예술과 창의, 융합되어 세계 대중음악 중심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왼쪽부터)최경서 양(운문부 장원), 정성결 양(산문부 장원)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가 주관하고 (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주최하는 제25회 전북 고교생 백일장 현상 공모에서 운문부에는 최경서(전주여고 2년), 산문부에는 정성결(완주세인고 2년) 학생이 장원을 차지했다. 이번 고교생 백일장 현상 공모전은 지난 8월 9일부터 9월 24일까지 전라북도 고교생과 고교 재학에 해당하는 홈스쿨링 학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운문부에 1,346명, 산문부에 951명, 총 2,297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각 부문별 장원 수상자에게는 목정문화재단이사장상과 전라북도교육감상 상장을 수여하고, 상금 1백만 원도 함께 지급한다. 차상에는 한국문인협회이사장상과 상금을, 차하와 가작에는 전북문인협회장상과 상금을 수여한다. 심사를 총괄한 전길중 시인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공모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참여 기회가 높아졌다. 작품 수의 증가에 따라 수준 높은 작품들도 많았다. 자연생태 위기나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소재가 정말 다양했지만, 밝은 미래를 꿈꾸는 내용이 많아 심사하는 내내 흐뭇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북 고교생 백일장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학교에 ㈜미래엔에서 1백만 원 상당의 도서 교환권을 수여한다. 올해 우수 학교로 전주여자고등학교와 전주신흥고가 선정됐다. /박현우 인턴기자
“내가 제일 먼저 배운 말은/만세/그래 만세였다/엄마는 내 윗도리를 벗길 때마다‘/만세 했다//나는 두 팔을 번쩍 들어/어둔한 만세를 했다/무슨 뜻인지도 몰랐던/만세//만세는 승리를 가르치고 싶은/엄마의 기도였다//”(‘만세’ 일부) 서호식 시인(64)이 생애 첫 시집 <그대에게 물들기도 모자란 계절입니다>(천년의 시작)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어머니의 사랑과 주위의 일상 등을 작가 특유의 서정성으로 담아낸 57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시인은 누구나 시인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 주위의 모든 것을 감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감성이 풍부한 세상, 그 대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시인들이 많아져 마주한 대상에 마음을 온전히 실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시집에는 그런 그의 바람이 녹아 있다. 표지는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 김숙씨(53)가 그렸다. 김씨는 최근 3년 연속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은 전도유망한 민화 작가다. 시집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이 시집은 어머니가 보여주신 숭고한 사랑을, 어머니가 나에게 준 모든 것을 되새김하는 애절한 사모곡”이라며 “그는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다른 이에게 베푸는 삶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믿는다”고 평했다. 유은희 시인은 “서호식 시인은 그 특유의 서정성으로 작고 낮고 미약한 것들을 어르고 만져 시적 대상들로부터 은은한 풍경 소리를 울리게 한다. 그 파장은 아득하고 깊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각적으로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독자의 감성을 조이고 풀어 조율한다”고 했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서호식 시인은 지난해 ‘만세’, ‘연못에 들다’로 한겨레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현재 별빛정원 대표와 시암 문화원 원장을 맡고 있으며, 시 동인 ‘들꽃’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안성덕 시인이 평범한 일상을 담은 사진과 감성적인 글을 실은 <손톱 끝 꽃달이 지기 전에>(작가)를 펴냈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총 71편의 에세이에 사진이 어우러진 디카에세이집이다. 책은 아름다운 것에 자연스럽게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작가의 순박한 감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단순한 심미적인 욕망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책 곳곳에서 얘기하고 있다. 작가는 사회와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드러낸다. 사람은 많아지고 길이 멀어지면서 세상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발로 걸어갔던 길은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자전거로 오갔던 길을 자동차를 타고 달립니다. 더 빠르게 더 멀리 가봐도 무지개는 또 그만큼 멀어지는 데 말입니다.(푸른자전거 일부) 이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드러낸 듯하지만,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은유로 볼 수 있다. 다음 구절의 내달리던 세상이 빨강 신호에 걸렸다는 우리가 모르는 외부의 가르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4차 산업으로 인한 인간소외,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끝을 모르는 인간의 탐욕과 도를 넘는 개인주의를 경계한다. 이로 인해 인간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전망한다. 오히려 이런 시기에 풍경과 일상의 언어, 어린 시절의 추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일상적인 감성을 붙들어 놓으려고 한다. 동네 앞 들길을 멀리 돌아오는 11월의 한나절같은 구절이 시인의 바람을 내포한다. 이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한다. 그러면서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나아가 세상을 깨닫는다. 정읍 출신인 안성덕 시인은 지난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입춘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시집 <몸붓>을 펴냈으며, 제5회작가의 눈작품상과 제8회리토피아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원광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이야기의 끝에서 당신은 진짜 가족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올해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허태연 작가의 <플라멩코 추는 남자>(다산책방)가 장편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은퇴를 결심한 주인공의 버킷리스트를 소재로 황혼기 새 인생 찾기와 가족과의 화해를 꾸밈없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이야기는 60대까지 술에 찌들어 폐인처럼 살아온 남훈이 젊은 시절 작성한 청년일지를 토대로 꼭 해보고 싶었던 스페인어와 플라멩코에 도전하면서 시작한다. 반평생을 굴착기 기사로 살아온 남훈은 소위 말하는 꼰대 영감. 고집불통의 성격답게 악착같이 그것들을 배워나가지만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을 맞닥뜨린다. 그러나 스페인어 강사인 카를로스와 플라멩코 강사, 그리고 굴착기를 임대해 간 청년과의 만남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헤어진 딸을 찾아나선다. 1982년 서울 출생인 허태연 작가는 한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5년 최명희청년문학상단편소설부문에 당선됐으며, 2019년 제1회 밀크티 창작동화 공모전 금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 책은 올해 혼불문학상에서 심사위원 전원에게 고른 지지를 받았다. 은희경 혼불문학상 위원장과 전성태 소설가, 편혜영 소설가, 백가흠 소설가 등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들은 허 작가의 소설 <플라멩코 추는 남자>(원제:너를 찾아서>는 코로나 시국에 대한 면밀한 반응과 가족에 대한 위로가 좋은 장점이며, 무엇보다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라며 우리가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소통을 위한 따뜻한 이야기의 전개가 소소한 재미를 줬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16일 오후 4시 남원 사매면 혼불문학관에서 열린다.
10대 무렵, 고향인 전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때도 남부시장 옆에는 전주천이 흐르고 있었고 고풍스러운 전동성당은 운치가 있었으며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경기전은 쓸쓸했다. 지금이야 옛정취가 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한벽루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도 제법 근사했다. 가끔 향교 근처를 걷다 보면 스러져가는 허름한 한옥 사이로 평상에 앉아 졸고 있는 할아버지들이 보였다. 오랫동안 전주는 외지 사람들의 관심 밖의 공간이었다. 지금이야 전주하면 누구나 한옥마을을 떠올리지만 내 10대의 기억 속 한옥마을은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저절로 나오던 동네였다. 그런 전주에 대해 전주 신흥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책이 나왔다. 바로 『고등학생, 전주를 이야기하다』(북컬쳐)이다. 고등학생의 시각으로 전주 한옥마을부터 남부시장, 서학동 예술인마을, 전주의 음식문화, 영화의 도시 전주 등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자기 목소리를 담아낸 책이다. 어른의 시각에서 전주를 다룬 책은 많아도 이처럼 청소년의 눈으로 전주를 구석구석 훑은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을 접하면서 전주에 사는 10대 청소년들은 전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지역에 살면서도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자괴감에 빠져 사는 이도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내가 책에서 만난 10대들은 전주에 대해 좀 더 비판적이고 생산적이었으며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뜨거웠다. 비록 다양한 시각에서 전주를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쓴 글에는 전주에 대한 열정과 청춘의 뜨거움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10대 청소년들이 쓴 책이 뭐 별거 있겠어하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내려놓을 때쯤이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들의 고민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일반 고등학생들의 평범한 관점을 거부하며 진지하다. 고등학생의 단순한 시각이라기에는 내공이 상당하고, 전주를 바라보는 독창적인 관점을 성실하게 담아내는 실력도 갖추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상상이나 머리로만 쓴 전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전주의 곳곳을 발로 뛰면서 직접 인터뷰를 한 후 글을 썼다. 글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그들이 이 책에 들인 정성과 노력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책에서 전주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아홉 명의 멋진 저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찬란하고 빛나는 생각을 가진 청소년을 만난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신이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그동안 알고 있던 전주와 다른 전주가 보일지 모른다. 이 가을에는 이 책을 곁에 두고 내가 알던 전주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면 어떨까 싶다.
정순량 교수가 작년 가을에 팔순을 기념해 열세 번째 시조집 <나이듦의 기도>(도서출판 북매니저)를 출간했다. 이 책은 축하 글, 나이듦의 기도, 여호와께 감사하라, 나이 들고 보니, 소통하기, 꽃 마중, 새시대의 길라잡이, 총 7부로 구성돼 있다. 정순량 교수가 열세 번째 시조집을 펴낸 것은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하나님께 간구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하여 보기 위해서다. 그가 책 뒷부분에 시인, 문학평론가 등의 해설을 넣는 대신 책 앞부분에 40여 명의 지인이 보낸 축하 글을 담은 이유도 따로 있다. 정 교수는 지인들이 보내온 글을 통해서 나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알아보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팔십 평생 분수에 맞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검색 창에/내 이름 써넣으면//정작 나도 처음 보는/시시콜콜 기사 만발//나 죽고 이 세상에 없어도/살아있을 글 쪼가리.//욕망도 내려놓고/미련도 버릴 시간//지울 수 없는 흔적/인터넷에 올린 글들//먼 훗날 따뜻한 마음으로/이름 석 자 검색될까.(검색 창 전문) 정 교수는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를 다룬다. 편안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진지하고 묵직하다. 그는 청명한 시어와 시구들로 시조에 대한 편견도 잊게 만든다. 구춘서 전 한일장신대 총장은 축하 글을 통해 우리 시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멋지게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정 교수님의 시조집 때문에 현대시조에 관해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 교수의 첫째 며느리 박효정 씨는 나이 듦은 어쩔 수 없지만, 아버님의 열심히 살고 계시는 모습은 제가 처음 뵈었던 아버님의 모습과 한결같음을 느낀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놓지 않으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시고, 맡은 일에 수고와 열정을 다하시는 모습은 늘 본받고 싶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 금산 출생으로, 한남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차 한 잔과 더불어>, <햇살만한 바램으로>, <작은 천국 큰 행복>, <난 시처럼 살고 싶네>, <민들레 홀씨 날리듯> 등 다수를 펴냈다. 현재 우석대 명예교수, 한국창조과학회 명예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자문위원, 전라시조문학회 고문과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주시인협회 회원 등을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이제 지금 여기를 조용히 즐기면서 다 괜찮은 세상 그래도 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즐긴다. 한 사람 한 사람 그러다 보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참 낙원 세상에서 재미있는 삶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작가의 말 일부) 꽃과 시를 사랑하는 윤현순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느그시(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이 시집은 말랑말랑한 선, 항변의 언어, 괜찮아 그래도 돼, 도시농부의 텃밭 정원,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윤 시인의 작품에는 부모에 대한 지극정성 한 효심, 진실하고 참된 삶, 종교인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신앙심까지 모두 담겨 있다. 시집의 표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꽃을 사랑하는 윤현순 시인이 풍기는 문학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윤현순 시인은 독자들에게 이제 좀 느긋이 천천히 여유롭게 남은 삶을 가겠노라고 한마디 툭 던진다. 또 한 번 되돌아봐도 정말 약이 오르는 것은/바로 앞에서 되돌아오기를 반복한 삶//칠순의 고지가 바로 저긴데/아직도 난 생의 9부 능선에서 헤매고 있다//확 저걸 그냥 넘어 아님 돌아가//고사포 앞에서 만난 파도가 돌아쟁이 돌아쟁이 노래를 하며/깐족깐족 놀리고 있다(돌아쟁이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재숙 시인은 시인의 평생이, 그 다양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집을 덮으며 마지막으로 눈에 밟히는 시가 돌아쟁이다. 필자는 시인이 어떠한 신념으로 일터와 사람들 속에 있었는지 알게 되었고, 맑은 눈망울이 항변하던 상실과 눈물을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숙 시인은 옛날의 윤현순은 시인이 부캐(부가적 캐릭터)였지만, 이제 윤현순 시인은 우뚝 솟은 시인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꿈과 위로를 나눠 주리라 확신한다고 극찬했다. 윤현순 시인은 지난 1996년 <시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저서로 <중심꽃>, <되살려 제모양 찾기>, <노상일기>, <시를 품은 발걸음> 등을 출간했다. 그는 전북시인협회와 전북여류문학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으며, 열린시문학회, 전북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하고 있다. 전북시문학상, 시대문학상, 제1회 구름재 박병순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꽃을 사랑하는 윤 시인은 온누리꽃예술중앙회 회장, 초롱꽃화원 대표로 계속해서 꽃에 대한 애정도 활짝 피워 나가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작품설명: 미술가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사유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표면에 있지 않다는 것. 화끈하고 아찔한 색상과 극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시각을 넘어 촉각적 세계를 열어 주고 있다. 토마토를 깨트림으로써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도이다. 미술가 약력: 정기준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전, 프리드로우전, 미소담전, 인디펜던스전, 9人9色전 등에 참여했다. /작품 해설 = 문리(미술학 박사미술평론가)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40기의 조선 왕릉 가운데 김포 장릉 인근 문화재보존지역에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건설 중인 아파트의 철거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국토개발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화유적에 대한 훼손을 막기 위해서 공사를 시작하기 전 지표조사를 통해 유적 부존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문화유적의 보존 목적도 있지만 문화유적의 보존에 따른 공사 주체자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김포 장릉의 경우는 아무런 사전조사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김포 장릉이 공사의 장애물(?)이 될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2007년 전주 서부 신시가지 개발과정에서 발견된 마전유적도 위의 사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마전유적은 마한 전통의 분구묘로서 백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삼천천을 중심으로 마한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세력집단의 분묘로 밝혀졌다. 그런데 마전 분구묘는 발굴조사 이전에는 지표상에서 크게 노출되지 않았고, 이 유적에서 가장 높은 곳에 문학대라는 누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문학대는 고려시대 초축 이후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순조 24년(1824년)에 중건했는데, 1976년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 24호로 지정되었다. 신시가지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문학대를 통과하는 남북 대로의 건설이 계획되었다. 문학대가 지방문화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별다른 대책없이 넓은 도로를 건설하고자 했던 전주시 관계자들의 담대함에 놀랄 뿐이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포 장릉 주변의 개발공사 문제를 보면서 2007년 마전유적의 발굴과정에서 있었던 당시의 복잡한 심정에서 언제까지 문화재는 개발의 장애가 되어야 하는지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마전 분구묘 유적은 황방산 산줄기에서 뻗어내린 나지막한 구릉의 정상에서 하단부에 걸쳐 5기가 열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었다. 이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3호분은 문학대를 축조하는 과정에서 분구 상면이 일부 삭평이 이루어진 것이 확인되었고, 나머지 4기의 분묘에서는 주구와 매장시설만이 노출되었다. 매장 시설로는 토광, 석곽, 석실, 옹관 등 다양하게 확인되었는데, 특히 3호분에서는 토광목곽에서 석곽과 석실로 이어지는 주매장시설의 변화과정과 분구확장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였다. 출토유물은 각종 토기류와 철기류 옥 등인데, 4호분 3호 토광에서는 600여점이 넘는 옥이 부장되어 있었고, 5호분에서는 환두대도, 3호분 1호 석실에서는 말재갈과 다양한 토기와 옥이 출토되었다. 이러한 유물로 볼 때 마전유적의 주인은 전주 삼천천을 기반으로 세력을 가지고 있던 집단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문학대는 누정이다. 따라서 주변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최적의 장소에 세웠을 것이다. 마한 전통의 분구묘의 입지조건 역시 구릉의 정상을 따라 열을 지어 배치하는 것이 공통적 현상이기 때문에 마전유적도 그러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인간 삶의 쉼터와 죽은 뒤의 안식 공간이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인간들의 생각 속에 자리잡고 있는 주변 환경의 중요성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다행인지 모르지만 도 지정문화재인 문학대와 발굴조사가 완료된 마전 분구묘 유적은 인근으로 이전 복원되었다. 문화재란 원래 있던 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을 때만이 온전한 가치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보면, 문학대와 마전유적의 이전은 못내 아쉬운 결정일 수 밖에 없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서희화 작가 플라스틱은 현대인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현대인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과거의 삶 속에서 존재했고, 현대인의 삶 속에서도 존재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민화의 의미와 형태, 색채로써 플라스틱 더미 속에서 재구성하고 있다(서희화 작가의 작가 노트 일부) 전주시새활용센터다시봄(3층 기획전시장)에서는 오는 28일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이용한 회화 및 오브제 설치 작품 등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희희호호 다시봄을 주제로 한 고 서희화 작가의 유작 전시회다. 서희화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나온 잡동사니(폐품)로 제작하는 정크아트가 유행하던 시기보다 앞서 플라스틱 폐기물(장난감, 플라스틱 바구니, PVC 등)을 이용해 작품으로 만들었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살면서 수도 없이 쓰고 버렸던 것들이 지금은 쓰레기가 됐지만, 원래 소중한 물건이었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했다.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보다 각자의 삶을 뒤돌아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서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작품을 민화라는 전통의 이미지를 현대의 플라스틱 폐기물 더미 속에서 만나게 함으로써 전통문화와 현재 사이에서의 충돌을 유도한다.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민화의 이미지는 민화와 플라스틱 제품을 한 곳에서 만나게 하여 두 문화 간의 소격화 현상을 유도하고, 더불어 현대의 삶과 문화 정체성 간의 고리를 이어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희화 작가는 전북 군산 출생으로 군산대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전주, 군산, 광주, 서울, 성남, 오산, 진천 등 여러 지역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펼쳤다. 서울현대 미술제 우수상, 광주신세계 미술제 장려상, 군산 미술상,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등을 수상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에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고 한영수(1933~1999)이노우에 코지 선생(1919~1993)의 사진전 그들이 있던 시간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는 한영수 선생의 딸 한선정(한영수문화재단 대표) 씨와 이노우에 코지 선생의 아들 이노우에 하지메(이노우에 코지 갤러리 관장) 씨가 함께 기획하여 의미가 특별하다. 한영수 선생과 이노우에 코지 선생의 작품은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찍었지만 작품을 모아 놓고 보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구도와 피사체 등이 눈에 띈다. 한영수 선생이 담은 서울 거리에서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사람들에게 양담배를 판다. 멋쟁이 여인들은 파라솔을 쓰고 하이힐을 신고 거리를 걷는다.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한 아이들은 긴 고무줄 옆에 옹기종기 모여 고무줄놀이를 한다. 이노우에 코지 선생이 찍은 후쿠오카 거리에서는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운 아버지가 일본 가옥 앞을 지나간다. 한 남자아이는 큰 얼음에 혀를 대고 무더위를 내쫓는다. 셋이 모여 고무줄놀이하는 아이들은 행복한 듯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1950년대라고 해서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자 행복을 찾고 서로 온정을 베풀며 활기를 찾아간다. 사진 속 사람들의 웃음을 보면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특별하고 귀한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김지연 관장은 나는 이 시대를 살아온 증인으로서, 한영수 선생과 이노우에 코지 선생이 얼마나 절제되고 다정하고 소박한 시선으로 다가서고 있는지를 안다. 저울추 같은 삶의 무게를 어떻게 측량할 것인가. 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백신혜 '모호한 아우라'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 12일부터 18일까지 서양화가 백신혜 초대전-모호한 아우라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호 내외의 작품 15점과 50호 내외의 작품 10여점 등 총 25점을 선보인다. 백신혜 작가는 시각, 촉각, 감성, 지각, 지성 등을 동원해서 체득한 바람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드러낸다. 작고 가느다란 풀줄기나 잎들이 바람으로 흔들리는 광경을 상세히 표현하고, 온몸으로 느끼는 체험까지 묘사한다. 각 작품에는 시선을 압도하는 색과 형은 없지만 강렬한 흔들림과 일렁임이 있다. 불규칙적인 선과 색으로 드러나는 화면에는 상승, 하강, 분출하는 리듬과 율동이 감지된다. 김순아 학예실장은 작품에서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세계는, 명료하게 알 수 없고 예측할 수 없이 모호하다면서 그러나 모호함이 갖는 아우라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반영하고 주변과 조화로운 연대를 추구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모호한 아우라 전 포스터 전주출신인 백신혜 작가는 단국대 예술대학 서양학과 학사, 동대학 회화학과 석사와 조형예술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룹전은 올해 평행유지를 위한 속보전(서울 토포하우스)외 여러 차례 참여했으며, 개인전은 10회 개최했다. 지난 2011년에는 서울 노암갤러리에서 기억의 빈틈이란 주제로 2인전을 열었다.
추사 김정희(1786~1856), 눌인 조광진(1772~1840)과 함께 조선 시대 삼대 명필이라 불리던 창암 이삼만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KBS전주방송총국과 미술관 솔(솔화랑)(대표 서정만)은 창암 이삼만 서예가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창암의 대표 서체인 유수체를 비롯해 해서, 초서, 행서 등 다양한 필체가 담긴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눈여겨볼만한 작품은 서예가 원곡 김기승(1909~2000)이 소장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허난설헌의 사시사(四時詞)를 쓴 것으로, 창암의 보기드문 대작이다. 병풍 표지에는 창암 이삼만 선생 진적 원곡(原谷) 제(題)라 쓰여 있어 가치를 더한다. 전주 한지에 남긴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주와 정읍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했던 창암은 전주 한지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글씨를 연구해 작품으로 남겼다. 후학 양성을 위한 노력도 전시를 통해 볼 수 있다. 전시에서는 창암이 김생, 한석봉, 왕희지 등 유명 서예가들을 임서(학습방법 중 체본을 보면서 쓰는 것)한 작품도 선보인다. 후학에게 교본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게 전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시는 1일부터 KBS갤러리와 미술관 솔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KBS갤러리는 29일까지, 미술관 솔에서는 12월 24일까지 전시한다.
가을에 어울리는,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과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는 오페라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29일~30일 전주시립교향악단과 전주시립합창단이 협연하는 나비부인이다. 2009년 제31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뒤 12년 만에 보게 되는 오페라이다. 푸치니의 3대 오페라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나비부인은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을 기다리던 일본 여인 쵸쵸상이 결국 그에게 배신을 당해 자결하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나가사키를 무대로 하는 슬픈 사랑이야기에 어울리는 선율이 여러 군데 들어있으며, 아리아 어떤 개인날과 합창단의 허밍코러스는 심금을 울리는 명장면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은 디렉터와 가수들을 새롭게 구성했다. 연출가인 김성경은 나비부인의 애절한 사랑과 비극적인 결말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영상과 세트를 혼합한 연출을 준비했으며, 지휘자는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카를로 팔레스키(carlo palleschi)를 초청했다. 이와 함께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호남 오페라 단원들이 작품에 참여한다. 나비부인 역을 맡은 강혜명은 국내외에서 쵸쵸상 역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조현애도 호남오페라단의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핑커톤 역의 이재식은 국제콩쿨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고, 박진철은 전북을 대표하는 스핀토 테너로 토스카 카르멘 등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영사역의 바리톤 김동식은 호남오페라단을 지켜온 전북 출신으로 부단장을 맡고 있다. 같은 배역의 조지훈은 14년의 이태리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재원이다. 스즈끼 역의 메조소프라노 방신제는 전북 출신으로 이태리 스칼라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국제 콩쿨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현재 국립오페라단과 해외에서 오페라 전문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술총감독인 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전북도민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며 36년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이번 작품을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입장권 예매는 호남오페라단과 인터파크에서 문의하면 된다.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투병 중인 회원 어머니의 사연을 한 유명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접하고 똘똘 뭉쳐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줬다. 전주지역 축구동호회 소속 김승욱(49)씨는 지난 7일 오후 2시께 하루 수십만명이 접속하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서핑하다가 잠깐 눈을 의심했다. 우연히 투병중인 어머니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내용을 읽다가 연락처와 이름을 보니 동료 회원의 사연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위급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망설임 없이 동호회 단톡방에 소식을 올렸다. 김 씨는 인터넷 서핑하다가 우연히 봤는데 최종철 회원이네요. 조건이 맞으시는 분 있으면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며 본인은 안 알리고 싶어할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보고도 모른 척 할 수가 없다며 회원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한 회원은 우리 회원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봅시다. 가능하신 분 함께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 회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에 회원들은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냐?, 같은 혈액형이 아니면 도움을 못 주나요?, 근무하는 곳 바로 앞에 헌혈의집 있는 데 바로 달려가겠다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다른 회원은 직접 헌혈의 집에 전화로 문의하며 헌혈방법을 실시간으로 단톡방을 통해 전해줬다. 그는 전화로 문의해 보니 레드커넥트 어플로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 시간은 50분 이상 소요된다며 현재 전주시 덕진구는 없고, 완산구에 위치한 고사동, 효자동, 전북대 헌혈의 집으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퇴근후 바로 헌혈의 집을 방문, 헌혈 인증샷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들도 헌혈의 집을 찾아 인증샷에 동참하며, 따뜻한 이웃나눔을 실천했다. 아울러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리며 누리꾼의 열띤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주말 축구 친선경기 상대팀 회원들도 헌혈증 수십장을 모아 전달했다. 최종철씨는 어머니가 지난 2일 수술을 받으신 뒤 많이 위급한 상황이라, 간절한 마음에 사람들이 많이 보는 인터넷에 혈소판 B형 지정헌혈을 요청했다며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본인 일처럼 나서주신 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11일 현재 해당 게시 글의 조회수는 10976건을 기록, 베스트 글로 등록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설 특집] “뻔한 명절은 거절한다”…벙커에서 보물찾고·국립민속국악원서 풍류 즐기기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복영 시인-장선희 ‘조금조금 초록 벽지’
차가운 세상에 건네는 따뜻한 위로…복효근 산문집 ‘밑불이라는 말이 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황석영 ‘할매’
계미년 양띠해 띠풀이, 동서양 막론하고 온순한 이미지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김헌수 ‘내 귓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날’
전북 미술의 새 물결…군산대 조형예술디자인학과 동문 ‘우담회’ 창립전
발렌타인데이 전주의 밤 수놓을 재즈 스탠더드의 정수
540억 투입 전주시립미술관, 소장품 예산은 1억...내실 부족 우려
“지난해 전북의 각종 사건·사고, 사진 통해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