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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근대 전북 서화계 거장 작품 공개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에 조선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북에서 활동하던 서화계 거장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 13일부터 상설전시관 역사실의 서화 문화재를 석정 이정직(1841~1910), 석지 채용신(1850~1941), 추당 박호병(1878~1942), 우당 조중태(1902~1975), 송석 이형록(1808~?)의 작품으로 교체했다. 조선 말 전북 대표학자이자 서화가인 이정직은 칸트와 베이컨 철학을 조선에 처음으로 소개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김제에 거주하며 후학을 향성했으며, 전북 예술을 한 층 높이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행서 8폭 병풍>은 이아(爾雅), 석명(釋名), 예기(禮記)와 같은 고서에서 언급된 효에 관한 내용을 모아둔 작품으로 1892년 9월에 제작됐다. 채용신은 조선 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활동하던 화가다. 그는 1906년 관직을 마친 후 전주로 낙향해 여러 인물의 초상을 그렸다. 1910년을 전후해서는 우국지사와 의병활동을 했던 인물들의 초상을 남겼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안재호 초상>은 1912년 아들 안요묵에 의해 주문 제작된 작품이다. 안재호(1821~1873)는 전북 정읍 태인출신 유학자이다. 박호병은 부안 출신 화가다. 그는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사군자로 연속 4회 입선하면서 서화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하응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안중식조석진 등의 중앙 화단의 서화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산수도 10폭 병풍>이다. 박호병과 사제지간인 조중태도 부안에서 태어난 화가이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 이후 전주로 내려온 묵로 이용우(1902~1953)와 교류하며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화풍과 일본 화풍에 모두 능숙했고, 전북에서 교육 활동에 전념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작품은 <화조도 8폭 병풍>이다. 이형록은 고창군 무장 출신이며, 조선후기 화원화가로 활동했다. 1864년 이응록으로 개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책가도 병풍>인데, 인장에는 개명한이응록인(李膺祿印)으로 써 있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이번 교체 전시가 조선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북 예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27 18:00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순수예술의 가치와 절실함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순수예술을 보고 들으며 삶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을 찾는다. 또한 가까운 곳에 두고 향유하고 싶어하며 자신의 힘들고 찌든 삶에 활력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어떤때에는 고통을 덜어내는 촉매로, 어떤때에는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도구로 우리 삶을 지켜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삶의 치유제이며 활력소인 순수예술를 반기며 업으로 즉 삶의 직업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순수예술 전문가 교육을 하는 과정의 학생 정원은 나날이 줄고 있으며 졸업자 또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팬데믹 시대에 순수예술만이 그렇겠냐마는 더욱 억울한 사정은 팬데믹 시대 이전부터 순수예술를 위한 배움터와 졸업자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간의 뉴스엔 항상 순수예술 관련 소식이 보도된다. 재벌가의 누구가 귀한 미술품 수백, 수천점을 내놓았네. 누구누구가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했네. 한국의 전통예술이 다른 나라에서 이슈가 됐네. 자랑스럽고 귀한 소식들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그들을 위한 교육과 정책은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대학 시절, 부모님의 반대와 지인들의 만류에도 다니던 사범대를 자퇴하고 국악으로 인생 행로를 바꾼 과거가 있다. 그렇게 순수예술에 대한 많은 조언와 편견에도 묵묵히 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가지. 나에게 다가온 전통예술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그 절실함은 무엇이었을까? 절실함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JTBC 손석희 사장의 일화다. 손석희는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했고 마흔셋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을 하며 마련해 둔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서 낮엔 식은 도시락으로 저녁에는 햄버거로 생활을 유지했다. 그는 유학시절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하고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흘렸던 눈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 절실했으며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가치였다고 믿었다. 그렇게 절실함은 오늘의 손석희를 만들었고 대중의 중심에 서있다. 물론 그 분의 졸업장 한장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 즉 스스로 결정한 삶의 절실함은 운명도 바꾼다는 이치를 알리고 싶어서다. 이 세상엔 절실함보다 더한 희망은 없다. 절실하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순수예술을 공부하거나 업으로 삶을 지내고 있는 모든 이여!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에겐 스스로의 절실함이 있다. 그것은 백만금을 갖은 재벌가도, 세상의 모든 권력을 가진 자도 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이다. 모두 힘을 내자. 이 세상은 우리의 가치에 의해 밝고 맑게 변화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말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5.27 18:00

[신간]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제조세론’

급변하는 세계정세속 세무관련 종사자, 글로벌 기업등에게 국제 조세 동향과 관련 지식을 총망라한 책이 나왔다. 전북출신으로 국제조세통인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자신이 세무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조세 관련 사례와 분석 등을 담은 국제조세론(삼일인포마인)을 냈다. 책에는 대기업에 대한 국제거래 세무조사를 지휘하고 조사집행 및 불복대응을 오랜 기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조세전문가의 풍부한 식견과 노하우가 담겨있다. 특히 OECD/G20 주도의 BEPS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 최신 OECD/UN 모델조세협약 및 OECD 이전가격지침 등 개정사항이 국내 과세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등을 자신의 OECD한국대표부 세무주재관 경험 등을 토대로 그림과 도표를 통해서 쉽게 설명하면서 세무 관련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책은 5편 39장으로 구성됐다. 1편은 국제조세 일반론으로서 국제거래와 국제조세, 국제조세행정, 과세권의 국제적 배분 등 국제조세 관련 개념 및 이론적 토대를 다룬다. 2편은 조세조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이슈들을, 3편은 소득유형별 국내원천소득과세와 관련한 이슈, 4편은 다국적기업들의 이전가격 설정및 검증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 5편은 국제적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제가 26년 간의 공직에서의 소임을 마무리하고 조세전문가로서의 새로운 26년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공직생활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5년 여 동안 틈틈이 짬을 내 연구했던 결과물이 바로 이번 국제조세론 이다고 말했다. 그는 책머리에 제목에서 알수 있듯, 이 책은 국제조세법의 적용 및 해석, 즉 집행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조세법적 관점만이 아니라 조세행정적 관점에서 관련 국제조세 이슈와 사례들을 분석해 소개하고자 했다며 그동안 조세법 또는 세무와 회계학 관점에서 국제조세 이론과 조세조약 내용 등을 설명하고 관련 예규와 심사, 심판례, 판례등을 소개하는 책들은 많았지만, 국제거래 과세 또는 세무조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주요 조세 이슈와 쟁점들을 조세행정가의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해 설명하고 국내외 판례들을 중심으로 쟁점사안을 분석, 평가한 책은 드물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책이 국제조세 제도및 행정, 그리고 주요과세이슈에 관심을 가진 공무원, 기업관계자, 세무대리업계, 학계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부안 출신인 김 전 청장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를 취득했다. 제37회 행정고등고시(재경직)에 합격한 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사무관(국제거래조사 담당), 국세청 총무과 인사1계장, 국세청 조사국 조사1과 사무관, 조사기획과 서기관, 북전주세무서장, 외교부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참사관(세무주재관), 국세청 정책조정담당관, 중부지방국세청 감사관, 부산지방국세청 세원분석국장/조사1국장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국세청 기획조정관/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등 요직을 지낸 뒤 지난해 퇴직했다. 현재 법무법인 가온 고문으로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5.26 18:13

[신간] 전주고·북중 100년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

1919년 31운동 직후 개교한 전주고의 한 세기 역사를 간직한 책이 나왔다. 재경 전주고북중총동창회가 전주고북중총동창회의 <전주고북중 100년사>에 이어 펴낸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 격동의 시기를 지나온 전주고북중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홍규 재경총동창회장은 총동창회의 <전주고북중 100년사>가 정사의 기록이라면, 재경총동창회의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은 노송인의 정체성을 찾아서 남기고 싶은 이야기, 숨겨진 이야기 등 궤적이 담긴 야사라고 설명했다. 책은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독재시대, 민주화운동시대 등 연대기별로 학교의 역사를 정리했다. 조선어 말살을 일삼는 일본인 교사를 삼태기에 담아 교문 밖으로 끌어내는 등 일제의 식민지 교육과 정책에 항거하고, 광복 이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분열됐던 학생들의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 있다. 또 학생들은 한일협정 비준에 반대해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유신시절에는 민주화의 기치를 내걸고 고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유신 철폐를 외치기도 했다. 개교 50주년이 된 해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 건물이 이틀에 걸쳐 전소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밖에 김해강신석정백양촌하희주 등 당대 쟁쟁한 시인들이 전주고 학생들을 가르쳤던 전주고 문예 르네상스 시대도 기술했다. 이연택 전주고북중 100주년기념사업회장은 이 책이 온고지신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갈 후배들이 선배들의 기록과 이야기 속에서 영감을 받고 조언을 얻어, 더 빛나는 역사를 만들어나가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주고북중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솔바람 소년들이 달려온 길>은 조정남 100주년기념사업회 부회장과 김홍규 재경총동창회장이 비용을 쾌척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5.26 18:0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이충렬 ‘간송 전형필’

작년에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품을 경매로 내놓는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비록 상속세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간송미술관을 아끼던 이들이 우려를 표명했고, 결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매입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최근에는 이건희 회장이 평생 모았던 예술품 기증 또한 사람들의 뜨거운 화젯거리였다. 이처럼 특별한 예술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사람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곤 한다. 우리 문화재를 이야기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간송 전형필이다. 어쩌면 문화재에 대해 무관심한 이라도 한 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보지 않았을까? 나 역시 일제 강점기 시절 그가 일본에 뺏길 위기에 처한 우리의 문화재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오세창의 가르침을 받고 이후에 한국 문화의 지킴이로 거듭 나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다룬 책을 접하기는 처음이다. 이 책은 단순한 인간 전형필의 일대기를 넘어선다. <간송 전형필>은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우리 문화의 숨결을 지켜내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했던 한 인간의 일대기이자 살아 있는 역사이다. 문화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이 희미하던 때, 그 가치를 모르고 귀한 서화들이 불쏘시개로 전락하거나 헐값으로 고물상에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덩달아 우리 문화재에 대한 가치 역시 한없이 추락하던 시절이었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우리의 문화재를 굳건히 지켜낸 이가 바로 전형필이다. 일부 허구적인 내용이 곁들여졌지만 그래도 간송의 생애 전반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가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 곁으로 다시 돌리기 위해 일본인 수집가들과 벌였던 협상과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1930년대의 박진감 넘치는 당시가 떠오른다. 자칫하면 일본인의 개인 수장품으로 또는 일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을 수도 있었던 수많은 귀중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간송의 도움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것처럼 만석꾼으로 그냥 편하게 살아도 되는 삶이었다. 물려받은 재산을 흥청망청 쓴다고 해도 누가 무어라 했겠는가.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개인이 아니라 우리 민족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만약 그가 우리 문화재에 대해 무관심하고 개인의 향락에만 취했더라면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은 지금쯤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한글의 제작 경위를 알려주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그렇고, 국보로 지정된 청자와 백자, 그리고 수많은 서화가 그렇다. 이 책은 간송의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이지만 우리 문화재에 무관심했던 우리 조상에 대한 반성을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왜 그때 우리는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던가. 그 시절 우리는 왜 우리 문화재를 그렇게 다룰 수밖에 없었던가 하는 회의가 무수히 들었다. 비록 지금은 일제 강점기가 아니지만 당시 간송이 안타까워했던 것처럼 우리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그게 꼭 문화재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5.26 18:05

[신간] “견훤 정치적 입지 확대 위해 전주로 도읍 옮겨”

후백제 왕 견훤(867~936)은 900년 무진주(광주)에서 완산주(전주)로 천도했다. 백제 계승자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남원경을 장악해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또 남원 운봉고원, 장계분지에 있는 철과 같은 경제적 자산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최근 출간 사실을 알린 학술도서 후백제와 견훤에서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융합고고학과 교수는 이 같은 견해를 수록했다. 이 교수는 특히 견훤이 전주에 순행했을 때 열렬히 환영을 받았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 유의해야 한다며 백제유민들로부터 부활한 백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광주보다 전주에서 기대가 훨씬 컸다는 방증이라며 전주를 포함한 노령산맥 이북은 원래 백제 영역이었지만, 영산강 유역은 5세기에 영역화가 됐다. 귀속의식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점이 전주 천도의 주요한 동기라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견훤(甄萱)의 성은 견으로 읽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동사강목>이나 <증보문헌비고>등 조선시대 역사서에는 진훤으로 음가가 달았으니, 이를 기반으로 진으로 읽어야 한다고 것이다. 전주시, 장수군, 국립전주박물관,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가 함께 발간한 이 책에는 후백제를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관점으로 조명한 다양한 논문이 실렸다. 김갑동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견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이유로 지나친 무력 신봉과 개혁의지 부족을 꼽았다. 특히 군인 출신인 견훤은 상당히 보수적이라며 새로운 정치체계나 사회체계를 수립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백제에 새로운 정치제도가 없었고, 휘하 장수들과 신하들도 예전 신라의 관등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정환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국보로 지정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에 대해 기단부 구성과 지붕돌 수법, 탑에서 나온 불상 등을 근거로 후백제 작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26 18:04

예술로 풀어낸 환경문제…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답지만 견딜 수 없다. 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58)의 사진을 보면 떠오르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혹하다. 별은 빛을 잃고, 숲과 바다는 생명을 잃었다. 우린 이 아름다움을 견딜 수 없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환경문제를 예술로 풀어온 작가 크리스 조던의 작품이 전주를 찾는다. 대표작과 최신작 총 60여 점. 다음 달 3일부터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에 나온 작품 전구(2008)를 보자.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백열전구 사진 32만 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1분마다 미국에서 낭비되는 전기 ㎾ 수와 동일하다. 미드웨이(2009) 역시 눈길이 멈추는 작품. 어린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마치 화석처럼 드러난 플라스틱 조각들은 언뜻 설치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진이다.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은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내는, 공포와 슬픔으로 출렁인다. 또 대중적으로 친숙한 명화에 생태학적 상상력은 불어넣은 숫자를 따라서(2011)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차용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는 10초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비닐봉지 24만 개 속에서 탄생한다. 현대판 티탄족의 위기를 그린 조던의 대표작들을 엮어 전시하기도 한다.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을 모티브로 레베카 클락과 공동 작업한 침묵의 봄, 아름다운 장미창을 형상화한 만다라 영상은 인류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는 걸 가시화한 작품이다. 그는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가 상보적인 관계임을 신비로운 만다라로 표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뿐만 아니라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장편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의 꿈>(2018)도 상영한다. 조던은 8년여간 미드웨이 섬을 오가며 알바트로스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생의 전 과정을 담았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있다. 청소년에게 플라스틱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워주는 자원순환 환경 교육과 자연생명의 경이로움을 경험하는 예술공장 초록강좌, 예술과 환경이 만나는 그린 포럼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주관으로 탈플라스틱 사회 정크아트 특별전시, 아이스팩 수거 캠페인과 분리배출 체험, 탄소중립 350 실천 서약 등 부대행사도 예정돼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유영진 공동대표는 소중한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조던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와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미국문학을 전공했다. 1991년에는 텍사스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시애틀에서 1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건 2003년. 그의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작업에서는 사진가로서의 직관과 통찰력은 물론 인류학자와 사회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현재는 칠레 오지의 대자연에서 인류의 성찰을 담는 사진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25 18:13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하) 보물로 지정된 봉덕리 금동신발

금동신발은 뒷부분이 포개어진 상태로 노출되었고, 우측 신발 내부에서 직물과 함께 뼈가 확인됨으로서 착장한 상태로 부장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신발의 길이는 32㎝, 너비 10.7㎝, 최대 높이 11.9㎝로 계측되지만, 양측의 신발이 약간의 차이가 있다. 먼저 제작수법을 보면 금동제 판을 목깃, 좌우 측판, 바닥으로 나누어 결구하고 있다. 양 측판 상부 안쪽으로 높이 2cm의 목깃 판을 세우고 그 둘레에 9개의 리벳을 박아 고청하였다. 신발의 앞부분 곧 콧등에 해당하는 곳에는 4개의 리벳으로 양 측판을 겹쳐 결합하고 있으며, 뒷축 부분에도 역시 양 측판을 겹쳐 3개의 리벳을 상하로 고정하고 있다. 그리고 양 측판의 하단은 둥글게 접어 그 안에 바닥판을 넣어 받칠 수 있도록 한 후 양측에 각각 4개씩 작은 리벳으로 고정하고 있다. 이 금동신발의 가장 큰 특징은 목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투조로 구획하고 수많은 상서스러운 동물을 화려하게 배치하고 있는 점이다. 양 측판을 보면 상중하 3단으로 문양대를 구획했는데, 상하에는 풀 혹은 구름으로 추정되는 문양을 반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3단 가운데 중간의 문양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중앙 부분에 귀갑문 곧 육각형으로 구분하고 상하에 반육각형의 문양대를 형성하여 3단으로 구분된다. 상하 반육각형의 내부에는 새(오리)를 비롯한 동물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귀갑문 내에는 용과 봉황, 인면조와 쌍조문 등이 입체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뒷축 부분에는 양 측판을 결합하여 형성된 3중의 원형 구획 안에 화염문을 투조로 장식하고 있다. 한편 바닥에는 앞에서 뒤쪽으로 4개+5개+5개+4개의 원형 구획을 한 후 각각 6엽의 꽃무늬로 장식하고 중앙에 징(스파이크)를 18개 부착하였다. 원형 구획의 중앙 부분에는 힘찬 용무늬로 장식하고 뒷꿈치 부분에는 역사상을, 앞부분에는 귀면상을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는 양 측판의 상단과 같은 문양을 투조로 장식하고 있다. 금동신발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그리고 일본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유물로서 각각의 특징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봉덕리 금동신발은 가장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양의 내용에서도 상서스럽고 신비적인 문양을 입체감 있게 표현한 점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백제의 영역에서 발견되는 금동신발의 성격에 대해서는 주로 백제 중앙에서 사여를 통한 지방통치의 일환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현지에서 제작했을 가능성에 대한 견해도 있다. 다만 이러한 금동신발을 착장하고 매장된 피장자의 신분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최고지배자였을 것임은 쉽게 짐작된다. 고창 봉덕리 고분의 구조나 금동신발을 비롯한 출토유물에서 백제시대까지 마한 모로비리국 전통을 이어받았던 지역 수장의 세력을 엿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5.25 18:08

한국전통자수 조미진 작가, 바늘로 빚어낸 달항아리

조미진 작품. 희고 둥근 달항아리는 세상을 품습니다. 단순하지만 우주 만물을 담고 있습니다. 유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심지를 안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 음과 양이 그 안에 있죠. 그래서 저는 달항아리가 좋습니다. 한국전통자수 조미진 작가가 전주용흥초 앞 삼천 천변 고수부지에 설치된 전주이동형갤러리에서 달항아리를 중심으로 한 바늘로 그린 그림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을 보여주는 달항아리 작품 4점과 전통 작품 4점을 공개한다. 특히 달항아리 작품은 달항아리를 프린트해 그 위에 수를 놓았다. 달항아리는 위쪽과 아래쪽 반구를 따로 만들어 붙였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작가의 심성에 따라 손맛에 따라 다르다. 그는 한국전통자수 기법을 쓰되,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 일환으로 바탕이나 재료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지사에 수를 놓은 작품도 같은 맥락이다. 달항아리는 제 이야기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전해주죠. 저는 달항아리를 통해 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시는 2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진다. 조 작가는 백제예술대에서 섬유공예, 호원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지난 2019년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와 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전통명장에서 전통자수 명장 인증을 받았다. 현재 문화공간 향교길68 대표로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24 18:07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아동미술에 대하여 ⑥

예를 들자면 둥근 산 밑에 작은 꽃들이 많이 피었다는 것은 엄마한테 불만이 많다는 뜻이고, 산이 두 개 이상 크게 그려져 있으면 부모의 과잉 욕구에서 오는 반항심이 내재되어 있으며, 산의 정상이 보이지 않으면 아빠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황토색이나 고동색이 배 부분에 칠해져 있으면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태양이 검정색이거나 황토색일 때는 아빠의 애정이 극히 부족하거나 멀리 떠나 있을 때 혹은 사망했을 때이다. 태양은 햇살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구름에 태양이 가려 있을 때, 햇살이 약할 때, 태양의 높낮이, 태양이 잘려진 상태에서도 아이들은 자기 속내를 말하고 있다. 나무도 그렇다. 주위에 비하여 나무가 너무 굵을 때는 표면적으로는 자신만만하나 불안함을 내포하고 았으며, 자기주장이 강하든가 아니면 열등감의 반발로 자기를 과시하려 할 때이다. 반대로 가지가 너무 빈약할 때는 환경과의 조화가 불충분하고 성격이 세심할 때이며 고목만을 그리면 자기 존재감이 약하여 불안감을 느끼거나 쓸쓸할 때이다. 나무보다 줄기가 더 굵을 때도 마찬가지로 내면적인 불안감을 감추려는 때이다. 나무를 많이 그리는 표현은 소유욕이 특히 강하고, 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린 경우 여러 가지 색상으로 표현되었다면 부모의 간섭이 심하여 틀에 박힌 행동을 하는 어린이로 정서가 부족하다. 나뭇가지가 너무 짧게 그린 경우는 성격이 소심한 아이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여 건전한 발달이 부족할 때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동화의 교육 목적은 고른 정서의 발달과 상상력과 창조성, 관찰력의 향상을 목표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지람은 절대 안 된다. 칭찬으로 일관하여 더욱 솔직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을 받게 하기 위해서 하는 노력도 헛되다. 상을 주는 심사위원도 성인의 그림에 그 수준을 맞추는 어리석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도 미술 교육은 전문성을 띄어야 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5.24 18:07

전국 서예대전서 3관왕 달성…약사 서예가 은미덕 씨

은미덕 씨 붓글씨는 종이를 이기고, 붓을 이기고, 먹을 이기고, 마지막에는 마음을 이겨야 한다고 하더군요. 서여기인(書如基人)이라고 하죠. 글씨를 보면 제 내면의 마음을 들키는 것 같아 항상 부끄러웠어요. 그런 것들을 극복하려고 계속 붓글씨를 썼던 것 같아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하면서. 제17회 전북서도대전 우수상을 시작으로 제21회 강암서예대전 우수상, 제33회 대한민국서예대전 우수상 등 5월 한 달간 전국 서예대전에서 3관왕을 달성한 은미덕(64) 씨는 약사 서예가다. 원광대 약대를 졸업해 약사로 일하는 그의 삶에 붓글씨는 천천히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은 씨는 그리움 때문에 붓글씨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15년 전, 남편(권형철 전 전북대 의대 교수)이 미국 교환교수로 가게 돼 약국을 정리하고 동행했는데, 그 기간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한국에 돌아와 유품을 정리하면서 어머니가 개국을 축하하며 써주신 붓글씨를 발견하게 됐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붓을 잡았을 때 흰 종이에 먹물 떨어지는 모습이 환상적이었어요. 그렇게 빠져들어 일하면서도 계속 붓글씨가 쓰고 싶었어요. 전주 한솔요양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는 그는 출근 전, 퇴근 후, 주말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붓글씨를 쓴다. 매일 서예학원에 가는 셈이다. 그런 그에게 서예학원은 놀이터나 마찬가지다. 그의 스승은 수암 김종대 서예가다. 은 씨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 그 인연으로 오늘날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붓을 친구 삼아 걸어가라는 스승의 가르침 덕분이라며 수상은 걸어갈 때 돌부리에 걸리듯 부산물로 얻은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붓은 선(線)의 예술이지요. 선의 맛에 빠져, 남이 보지 못하는 선을 볼 수 있는 기쁨이란 말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내가 붓을 버리지 않는 한 붓은 절대로 먼저 버리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앞으로도 붓을 친구 삼아 걸어가겠습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5.23 18:10

전북 가야 치열한 논쟁의 장 열린다

전북 동부지역에 존재했다는 가야세력의 실체와 관련 유물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백제학회와 한성백제박물관은 오는 6월 4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백제와 가야의 경계와 접점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전북 동부지역 정치체, 고분 축제세력, 가야 제철유적 및 봉화의 실체 등을 놓고 토론을 한다. 백제 학회는 이날 대회목적을 전북 동부지역 가야의 실체 대한 공시적 접근, 백제와 가야의 관계에 대한 궁극적 해명으로 내세웠다. 주제도 전북가야를 둘러싼 여러 쟁점사항과 백제와의 접경지대 상황으로 압축된다. 오전 세션에는 권오영 서울대 교수가 전북 동부지역 정치체에 대한 기초적 이해, 위가야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가야사 관점에서 본 백제와의 접경,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가 전북 동부 지역의 고분 양상과 축조세력(or정치체)를 발표한다. 오후 세션에는 김주흥 LH 한국토지주택공사 밀양사업 단장이 전북 동부 지역의 봉화봉수, 김상민 목포대 고고문화인류학부 교수가 전북 동부 지역 제철유적의 성격, 김병남 전북대 사학과 교수가 백제사 관점에서 본 가야와의 접경을 발제한다. 주제별 발표가 끝난 뒤에는 성정용 백제학회 회장(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을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열린다. 토론자로는 이남규 한신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이영식 인제대 인문문화융합학부 교수, 정재윤 공주대 사학과 교수, 김영심 한성박물관 전시기획과장, 홍보식 공주대 사학과 교수, 조명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조성원 부경대 박물관 학예연구원, 김낙중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참석한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전북 동부지역 가야 정치체의 실체, 봉수봉화제철유적의 시기 비정문제, 문헌사료 양직공도(梁職貢圖)일본서기(日本書紀)에 나온 반파국의 장수지역 존재여부 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일 전망이다. 전북 가야가 발표된 뒤, 학계에서 그 동안 논쟁을 벌여왔던 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파국의 장수지역 존재여부를 두고는 최근에도 언론과 학계 등 각 분야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어지고 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5.23 18:0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