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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받는 간병인 인권 보호책 마련을

직업에 귀천이 있을까만, 급격한 초고령사회에 접어드는 요즘 간병인만큼 착취와 인권유린을 당하는 직업군을 찾기도 쉽지않다. 친자식도 자기 부모를 제대로 봉양하기 어려운 사회환경 속에서 모두가 꺼리는 일을 하는 간병인은 누구보다도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고 특히 직업인으로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전북 요양환자는 5만 5616명이고 이를 관리하는 요양보호사는 2만 5945명에 달한다. 고령화 추세가 가장 가파르게 진행중인 전북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그런데 이들의 일상을 보살피는 간병인은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적용이 안 돼 대표적으로 을질을 당하는 공간에 내몰리고 있다. 폭언이나 성추행을 당해도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키기 어렵기에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들은 간병만 하는게 아니다. 일상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각종 크고작은 일을 해야한다. 무시당하거나 폭언 피해를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간병인의 도움이 절대적이나 일부 환자의 추행과 폭언은 도를 넘기 일쑤다. 결론은 사적 간병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호 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근로기준법상 간병인은 요양보호사, 간호사와 달리 가사(家事) 사용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보험 혜택에서 제외되며 임금에서도 최저임금법도 적용받지 못한다. 대다수 간병인들은 간병인센터를 통해 일을 구하는데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수수료를 공제한다. 간병 파산, 간병 전쟁, 간병 지옥이란 말까지 있다. 간병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큰가를 잘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요양시설 종사자도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다. 사랑과 존중을 받아 마땅한 특수직종이라는 얘기다. 요양 환자의 학대가 가끔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간병인들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보호장치다. 급격한 고령화는 멈출 수없는 사회적 추세며, 부모를 돌봐야 할 자녀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개인이 돌봄비용을 감당하는게 점점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요양 환자의 인권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이들을 케어하는 간병인들의 인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6 11:54

지나친 상업화로 정체성 훼손된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이 지나친 상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패스트푸드점과 조잡한 외국산 기념품, 크게 늘어난 전동차 등이 난립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던 한옥마을이 ‘기와지붕만 한옥으로 씌운 관광지’로 변해 버렸다. 이처럼 정체성이 훼손된 것은 코로나19로 묶였던 관광객이 몰려든데다 상업화가 급격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일 한옥마을 일원의 허용 음식 품목 및 건물 층수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이 고시되면서 기름에 물을 부은 꼴이 되었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일부 프랜차이즈와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고 한식 중식 일식 등의 입점제한이 풀렸다. 또 건축물 층수도 한옥마을의 핵심거리인 태조로·은행로에 한해 지상 2층이 허용되고, 전 지구에 지하층도 허용되었다. 상업허가 요건도 종전 폭 8m이상 도로에 접한 대지에서 6m이상으로 완화했다. 이로 인해 대로변 상가에는 탕후루, 닭날개볶음밥, 타코야끼 등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비롯된 길거리 음식이 중요 상점을 석권했다. 대로변 상가 164곳 가운데 관광지형 가게만 54.9%인 90곳이 들어선 것이다. 또 2015년 당시 1-2개 업체에 불과하던 전동차 대여업이 최근에는 26개 업체로 늘어 400여대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전주시는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지난해 1129만명이던 관광객 수가 올해는 1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화로 땅값이 상승하고 소음과 교통난 등 주거환경이 악화되자 마을주민들은 떠나고 한옥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만 몰려들었다. 2010년 2083명이던 한옥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908명으로 반토막 이하가 되었다. 주거지이자 관광지라는 한옥마을의 핵심가치가 무너진 것이다. 1930년대부터 교동과 풍남문 일대에 들어선 660여 채의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뽑는 ‘한국관광 100선’에 6번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도심속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한옥마을은 지금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과 원주민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주시는 관광객 유치도 좋으나 지속 가능성, 정체성 훼손, 무체류형 관광 등 속도와 방향을 좀더 고민을 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5 17:38

새만금 산업용지 선제적으로 확보를

잼버리 파행에 이은 새만금사업 전반에 대한 중단 또는 지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어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코 놓치지 않아야 할게 있다. 바로 새만금 SOC 확충과 적기에 산업용지를 확보해야 하다는 것이다. 특히 새만금 산업용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느냐 못하느냐는 결국 새만금 전반은 물론, 크게 보면 국가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좌우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다. “물 들어올때 노를 저여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때 하는 말이다. 그런점에서 새만금개발청이 다음 달 새만금 산단 잔여 공구(3·7공구)를 당초 계획보다 1년 더 빨리 착공키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판단이다. 현재 조성된 새만금 산단(1·2·5·6공구)의 면적은 810㏊(8.1㎢)로 이 가운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용지 면적은 526㏊(5.3㎢)다. 올해 63㏊(0.63㎢)가 추가 분양돼 8월 말 기준 누적 분양률은 69%다. 투자협약 면적 68㏊(0.68㎢)를 포함한 분양률은 82%다. 남아 있는 94㏊(0.94㎢)도 구체적인 투자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올해 분양이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정부가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2차전지 등 첨단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산업용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각종 세제혜택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완판 상태다. 지난해 6월 새만금을 첫 번째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하고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하면서 기업유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더욱이 지난 7월 새만금 일대가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공장 증설을 하려는 국내 기업이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재검토 중인 새만금 기본계획안에서 농지 비중을 줄이고 산업단지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총 면적 409㎢에 해당하는 새만금은 현재 산업연구용지인 1권역이 전체 25.6%(74.4㎢), 농지가 들어서는 농·생명권역이 35.6%(103.6㎢)인데 이 비율을 다시 조정할 소지가 커 보인다. 다만, 잼버리와 아무 관련도 없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계획이 변경되는 동안 자칫 시간만 낭비될 소지도 크다. 논란과는 별개로 새만금 산단 부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산단 잔여 공구 조기 매립은 미루거나 논란을 벌일 문제가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5 14:55

5인 미만 사업장, 산재사고 대폭 줄여야

전북지역 산업재해가 줄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1년 8개월이 넘었으나 오히려 산재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 산재사고가 1/3 이상을 차지해 이들에 대한 지원 및 관리 감독을 강화했으면 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북의 산업재해자 수는 2만832명(사망자 341명)으로 연평균 4166명의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재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7월 기준 전북에서 2551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 다치고 또 24명이 사망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영세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산업재해다. 지난 5년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는 7483명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그리고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자 수는 8839명으로 42.43%였다. 또 산업재해 발생형태는 넘어짐, 떨어짐, 끼임 등의 순서로 많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물론 근로기준법도 대부분 적용되지 않아 산재사고의 사각지대에 있다. 지난해 1월 27일부터 산업현장의 사고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도를 높인다는 게 당초 취지였다. 또 내년 1월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이 법이 확대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재계는 중대재해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사업주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고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노동계는 법 시행 이후에도 산재 사망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엄격한 법 적용을 요구했다. 실제로 법 적용 이후에도 처벌된 기업주가 많지 않고 재해도 줄지 않는 것을 보면 엄격하게 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산재는 기업주 뿐만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주의노력도 중요하다. 소규모 사업장 일수록 안전시설도 허술하고 안전교육을 받을 기회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영세사업장의 안전시설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관리감독도 강화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4 18:04

퇴직 공무원 연루 공직사회 부조리 척결을

공직사회 전관예우 관행과 퇴직 공무원이 연루된 각종 부조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전북교육청 시설직 공무원 출신의 모 업체 간부와 현직 교육청 간부들이 함께 해외 골프여행을 떠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해당 퇴직 공무원이 간부로 재취업한 업체가 교육청에서 발주한 사업을 대거 수주한 것으로 나타나 이해관계 충돌 의혹이 불거졌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연루된 간부 공무원들을 즉각 대기발령 조치했다.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시에 도내 14개 시·군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업체와의 유착 여부를 전수 조사해 부조리한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다. 애초 교육청 발주 공사 수주에 매달려온 업체에 간부로 재취직한 퇴직 공무원과 현직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간의 긴밀한 교류 자체에 문제가 있다. 아무리 사적인 만남이라고 해도, 과거의 상하관계와 오랜 친분을 빌미로 부정·비리가 끼어들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교 공사를 수주해온 업체에서 교육청 퇴직자를 간부로 영입한 이유도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을 텐데 이를 경계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에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현직 간부 공무원들이 문제의 소지를 아예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배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이런 차원에서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서 교육감의 강도 높은 대응과 부조리 척결 의지 표명은 매우 적절했다. 퇴직 공무원들이 연루된 공직사회 부조리는 교육청뿐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공기업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의 배경에도 오랜 전관예우 관행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앙부처와 지자체, 교육청 등 각 기관이 관련 업체에 재취직한 퇴직자들과의 검은 커넥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내부 구성원들이 평소 이를 숙지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청도 이번 기회에 공직사회에서 좀처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잘못된 관행을 단호하게 척결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4 17:57

지역과 상생 못하는 대형마트 미래없다

요즘 기업활동을 하면서 키워드는 단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이 꼽힌다. 당장은 귀찮고 불편해 보여도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서는 유통업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사회적 공헌 활동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 지역사회나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하지 못하면 종국에 가서 대형마트는 비판과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역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는 것은 장기적으로 대형 유통업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북지역, 특히 전주권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대형 유통업계들의 ESG 활동이 지역민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기엔 아직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전주에 있는 백화점·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대형 유통업체가 지역사회 환원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주시 대형 유통업체의 '2023년 2분기 지역사회 환원 금액 분석' 자료에 따르면 13곳 중 4곳만이 상생협의 권고 비율을 넘어섰다. 롯데마트 송천점(0.321%), 이마트 전주(0.279%)·에코시티점(0.292%), 이마트 에브리데이(2.075%) 등이다.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상생 노력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대다수 대형마트는 지역사회와 상생 의지가 부족하다. GS리테일(0.155%), 롯데마트 전주점(0.133%), 롯데백화점 전주점(0.108%), 홈플러스 전주점(0.016%), 홈플러스 완산점·세이브존 전주점(0.012%), 홈플러스 효자점(0.005%) 등의 비율은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고, 특히 농협 유통센터, 롯데슈퍼마켓 등 2곳은 실적이 전무했다. 꼬박 3년동안 코로나19 여파를 겪었고, 급속히 커지고 있는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을 감안하면 대형 유통업체를 마냥 나무랄일만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의지조차 없는 것은 문제다. 각종 사회공헌이나 봉사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대형유통업체와 지역 소상공인들은 서로 적이 아니고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 관계다. 함께 성장해 가는 건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서로 손을 맞잡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1 14:44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이제는 속도전

시장이 바뀔 때마다 사업 방향이 바뀌면서 10년 넘게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던 전주 종합경기장 개발 방식이 다시 정해졌다. 전주시가 제출한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 변경계획 동의안’이 21일 전주시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놓고 찬반 논란 끝에 표결까지 가는 진통이 있었지만 어쨌든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민선 8기 전주시가 다시 방향을 바꿔 추진하는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은 민간사업자(롯데쇼핑)가 자본을 투자해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를 주축으로 한 MICE복합단지를 건설해주고, 대신 전주시로부터 대물변제받은 부지에 백화점‧호텔을 지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지난 1963년 건립돼 전주의 중심부를 지켜온 종합경기장은 21세기 들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이전과 부지개발사업이 논의됐고, 2005년 전북도가 전주시에 부지를 무상 양여하면서 개발계획이 구체화됐다. 그러나 바뀐 시장이 사업 방향과 방식을 대폭 변경하면서 혼란이 계속됐다. 한때 종합경기장 부지를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도심 속 시민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발표됐고, 지난해 3월에는 ‘종합경기장 정원의 숲 조성사업 착공식’까지 열렸다. 시민의 관심이 쏠린 이 대규모 사업은 이렇게 방향을 잃고 표류했고, 그 사이 행정력과 예산낭비만 계속됐다. 그리고 민선 8기 새로 취임한 우범기 시장이 개발 방향을 다시 정하면서 사업은 추진력을 얻었다.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방향과 방식을 놓고 아직도 지역사회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설 이전과 부지 개발을 더 미룰 수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미 반세기를 훌쩍 넘긴 노후시설이어서 제 기능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10년 넘게 허송세월을 보냈다. 더 이상 혼선을 빚어서는 안 된다. 이제 신속한 사업 추진이 요구된다. 전주시는 관련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사업이 조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더불어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계획을 놓고 계속된 지역사회 갈등도 종식시켜야 한다. 또 사업 지연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없도록 민간사업자와 체결한 세부 협약 내용과 사업 추진 상황을 제때 공개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1 13:11

경찰 조직개편, 지구대·파출소 충원이 먼저다

경찰청이 내근부서를 축소·통폐합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예방 위주의 조직개편안을 18일 발표했다. 현장 강화를 위한 조직 변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정작 지구대와 파출소 등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현장의 인력은 늘지 않아 냉소적인 반응이 없지 않다. 경찰청은 행정안전부와도 협의해야 하는 만큼 전문가와 시민, 일선경찰의 목소리를 좀더 겸허하게 수렴했으면 한다. 이번 개편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경찰 조직을 철저하게 치안 중심으로 구조 개편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개편안에 따르면 경찰청은 본청 뿐 아니라 각 시·도경찰청 등에서 관리·지원부서를 축소 및 통폐합해 인력 9000 명을 일선 현장에 재배치키로 했다. 하지만 이 인원들은 지구대·파출소로 직접 배치되는 게 아니다. 이들은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 등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본청과 각 시·도청, 경찰서 내근직 2600여 명은 전국 기동순찰대에 재배치되며 다중밀집장소 등 범죄취약지역 등을 집중 순찰하게 된다. 또 각 시·도청과 경찰서 강력팀에서 차출된 형사들은 1300여 명 규모의 권역별 형사기동대로 운영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일선서의 정보과 폐지다. 집회와 시위가 많은 62개 경찰서를 제외한 197개 경찰서 정보과가 없어지고, 시·도청으로 통합된다. 이같은 현장 중심의 경찰 조직 개편은 시대적 흐름에 맞는 조치로 보인다. 그동안 직접 일선에서 뛰어야 하는 순경이나 경장, 경사 보다 중간 간부급인 경위와 경감 등이 숫자가 더 많은 것도 문제였다. 이들 중간관리자를 일선 현장에 보내는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순찰인력만을 늘리는 게 과연 맞을까 싶다. 오히려 수사 기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다. 또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서 접촉하는 지구대와 파출소의 인력은 제자리여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체감 치안을 제공하는 지구대와 파출소의 경우 순찰 외에도 사건 발생 시 초동조치를 해야 하는데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의 지구대·파출소는 2043곳 7213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치안 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 동안 고작 5%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찰청은 가장 효율적인 업무 배분이 무엇인지 좀더 고민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0 18:04

감사원 ‘잼버리 감사’, 공정성·중립성 지켜야

감사원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유치 및 운영 전반에 관한 현장감사에 착수했다. 새만금 잼버리는 부실·졸속 운영으로 국내외에 큰 논란을 불렀고, 국격을 떨어뜨렸다. 또 이로 인해 새만금과 전북도의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당연히 행사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파행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할 것이다. 공정하고 냉정하게 사실 그대로 잘잘못을 따져 잘못이 있는 기관에는 그에 맞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감사 시작도 전에 이미 방향과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의도된 감사라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또 책임을 물을 경우 반발과 논란만 계속될 수 있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주저 없이 전북도와 전(前) 정권에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감사원 감사를 예고했다. 감사원은 그 구성과 기능이 헌법에 명시된 헌법상의 독립기구지만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하에 있고, 감사원장 및 감사위원에 대한 임명권도 대통령에게 있어서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 감사의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되풀이됐다. 정부와 여당이 이미 책임져야 할 곳을 공개적으로 지목해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한 감사가 시작됐다. 감사원이 정부·여당의 입김에서 벗어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지자체에 전가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떨쳐낼 수 없다. 전북도의회가 감사원에 잼버리 감사에 대한 입장문을 전달하면서 굳이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지자체에는 책임이 없다는 감사 결과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전북도에서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응당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준 대규모 국제행사의 책임 소재가 어디 힘없는 지자체 한 곳뿐이겠는가.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그만한 권한을 주지도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 파행의 원인과 책임 소재가 규명되지 않았는데도 새만금 예산 삭감이라는 졸렬한 정치보복을 서슴지 않았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은 본연의 역할인 중립적이고 공정한 감사를 통해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0 13:33

추석 물가 안정대책, 현장에 집중해야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즐거워야 할 명절인데 서민들은 고유가 고물가 등으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도 등 지자체가 추석을 맞아 물가 안정과 민생 회복 등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해마다 이맘때 있는 통과의례에 그치지 않고 내실있게 추진했으면 한다. 이번 추석은 고유가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다. 이러한 물가 상승으로 차례상과 명절 선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이 56.4%로 절반을 넘었다. 또 추석 선물의 가격을 낮추거나 품목을 바꾸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우선 보통휘발유 등 기름값이 연속 10주 올라 L당 18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연초 대비 14.8%가 상승한 수치다.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맞물려 국제유가가 더 오를 전망이어서 국내 기름값도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10월 말 끝날 예정인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차례상 물가도 심상치 않다. 대형마트 등 가격을 분석한 결과 과일과 채소 등이 1년 사이에 20% 가까이 뛰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불볕 더위와 집중 호우 등으로 사과값은 두 배 이상 올랐고 소고기를 제외한 배, 계란, 당근 등이 대부분 올라 차례상을 간소화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정부가 20대 성수품 가격을 지난해보다 5%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협 등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탓으로 수산물만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추석에 전북도는 '물가대책종합상황실'과 '물가안정대책반'을 운영키로 했다. 지역물가책임관을 구성해 14개 담당 시군의 명절 물가 현장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라고 한다. 성수품에 대한 공공거래 질서 확립과 공공요금 인상 억제로 소비자 물가 안정화를 도모하고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 등 지역우수상품 판매도 촉진키로 했다. 전북도는 좀더 현장에 밀착한 대책을 강구했으면 한다. 서민들의 고통은 극심한 양극화로 평소보다 명절때 더 두드러진다. 전북도가 내세우듯 ‘걱정없이, 넉넉하게, 함께 나누는’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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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9 19:00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 다시 생각한다

갈수록 메말라 가는 사회에서 소방관들의 잇따른 희생과 헌신이 새삼 눈길을 끈다. 평소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충만한 소방관들은 근무가 없는 비번날에도 우연히 목격한 시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쓴채 현장에 뛰어들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사례이기는 하지만 귀감이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북소방본부 소속 남기엽 소방위는 지난 16일, 전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 난간 16층에 여성이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래층 난간으로 올라가 여성을 구조했다. 극단적 선택을 앞둔 현장을 목도한 소방관의 발빠른 대처로 인해 응급 처치를 받은 여성은 생명을 건졌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익산에서 열린 동호인 탁구대회에 선수로 참가한 익산소방서 소속 김태용 소방장은 경기 도중에 심정지 상태에 빠진 6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역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재난 영화의 고전인 ‘타워링’은 1971년 서울 명동에서 발생한 대연각화재가 모티브가 됐다고 하는데 소방관들의 헌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요즘엔 소방관들이 단지 화재 현장에서만 활동하는게 아니다. 각종 재난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벌이는 구조는 소중한 생명을 하나하나 구하는 일이다. 직업 현장에서 누적된 피로와 정신적 긴장감은 결국 트라우마나 망가진 몸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화재와 구조, 재난 현장에서 입은 신체적 외상과 정신적 외상은 경력이 쌓일수록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구태여 앞장서지 않아도 되지만 대다수 소방관들은 남의 어려움을 보면 쉬는 날에도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구조하는 경우가 많다. 전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 난간 16층에 매달려 있는 여성을 발견하고 곧바로 아래층 난간으로 올라가 구조한 것은 평소 충분한 훈련과 경험, 그리고 직업의식이 없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떻게 올라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베란다에서 버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기에 무조건 구조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난간을 잡고 올라갔다”고 말한 소방관의 후일담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익산시장배 동호인 탁구대회에 선수로 참가했다가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구한 소방관의 용의주도한 대처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소방관들의 생생한 체험담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작지만 매우 의미있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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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19 14:41

전북특별법 범도민 서명운동, 적극 참여하자

전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염원하며 범도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전북도민, 출향민 등을 대상으로 9월 18일부터 10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QR코드를 통해 전북도청 누리집 서명 페이지에 접속해 서명하거나 읍·면·동 주민센터, 축제·행사장 등에 비치된 서명부에 직접 서명하는 등 온오프라인으로 모두 참여 가능하다. 가능한 많은 도민들이 참여, 전북특별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해 2024년 1월 18일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가 내실을 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현재 전북특별법은 28개의 상징적인 조항만을 갖고 있다. 무늬만 특별법인 셈이다. 전북도는 특별법 개정안 마련을 위해 지난 1월부터 특별자치도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해 전문가, 시군·의회·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특례 655건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232개 조문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생명산업 육성, 전환산업 진흥, 도민 삶의 질 제고, 기반 마련, 자치권 강화 등 5대 분야의 구체적 특례를 포함한 총 219개의 조문을 개정안에 담았다. 하지만 26개 부처를 대상으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상당수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구나 정부 부처는 지난 8월 새만금에서 열렸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실패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여당의 눈치를 살피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 등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로 전북출신 국회의원들도 힘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북도와 정치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결집된 의지가 중요하다. 도민 뿐만 아니라 출향민들도 서명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전북보다 6개월 앞서 지난 6월 출범한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도 법 제정과 개정 등의 과정에서 도민 서명운동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이 이제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출범 전에 전북만의 지역성, 특수성이 반영된 특례가 담긴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북도민의 열망을 대내외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전북특별법 국회 연내 통과’를 위한 서명에 도민과 출향민 다수가 동참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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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8 18:22

외국인 노동자 지원 업무 공백 없어야

갈수록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해온 전국 44개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가 일제히 폐쇄 위기에 몰렸다. 현재의 민간위탁 체제를 대신해 정부 기관이 그 역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기능 공백이 우려된다. 지난 2004년 이후 전국 각 지역에 설립된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에 대한 내년도 정부 예산은 0원이다. 당장 내년부터 지원센터의 업무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국고 보조금 사업 원점 재검토’와 ‘세수 부족에 따른 긴축재정’ 등이 이유다. 전국의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는 지금껏 고용노동부 위탁으로 민간단체에서 운영했다. 전북에서는 전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익산 성요셉노동자의 집이 업무를 맡아왔다. 지원센터는 임금체불, 사업장 변경 같은 노무 상담과 질환·주거·범죄피해 등 실생활 고충 상담, 한국어 및 산업안전 교육, 쉼터 제공 등의 업무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외국인 노동자 지원사업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사업의 성과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지방 고용노동관서와 산업인력공단에 업무를 이관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하지만 우려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외국인 노동자 지원 업무에 공백이 생길까 걱정이다. 갑자기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될 지역 관공서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지금껏 외국인 노동자 상담 업무가 주로 휴일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일에 문을 닫는 관공서가 이 업무를 맡게 될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의 상담에 일정 부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구절벽 시대,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인력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고, 정부도 지방과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내년 외국 인력 도입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연히 외국인 노동자 지원업무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지금껏 별 문제없이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쌓아온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를 폐쇄하고 업무를 이관하도록 한 결정이 과연 적절했는지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외국인 노동자 지원 정책은 지금보다 확대·강화돼야 한다. 더불어 관련 업무의 전문성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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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8 12:33

남원가야 세계유산 등재, 다음은 장수 차례다

남원 유곡리·두락리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전북 남원을 비롯해 경남 김해, 함안, 합천, 고성, 창녕과 경북 고령 등 7개소를 세계유산에 올린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유산 16건을 보유하는 국가가 된다. 전북은 2000년 고창의 고인돌, 2015년 익산의 백제역사유적, 2019년 정읍의 무성서원, 2021년 고창의 갯벌에 이어 세계유산 5건을 보유하는 문화강도(强道)로 등장하는 셈이다. 이러한 쾌거는 도민 모두 크게 축하할 일이다. 특히 이번 등재는 가야가 호남에도 존재했다는 사실을 세계가 인정하는 것으로 국사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만큼 획기적인 일이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이번에 “가야고분군이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며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를 권고했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정치체다. 이 가운데 남원 고분군은 가야의 범위가 5∼6세기에 낙동강 하류 일대에서 서북부 내륙으로 확장했음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그동안 고대사에서 가야의 존재와 연구는 영남이 독점해 왔다. 일찍부터 유물·유적의 발굴과 보존, 활용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었으며 전북은 뒤늦게 합류했다. 하지만 남원 운봉고원을 비롯해 무주, 장수, 진안, 완주, 금산 등에서도 가야의 귀중한 유물들이 발굴돼 통념을 뒤엎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장수가야의 세계유산 확장등재, 철 테마 국립박물관 건립, 가야 봉수 에코뮤지엄 조성, 루리티지(RURITAGE)프로젝트 추진 등 네 가지를 강조했다. 모두가 중요한 일이지만 장수가야의 세계유산 확장등재는 지금부터 서둘러야 할 시급한 과제다. 장수가야는 시작이 늦었을 뿐 문화적 가치는 남원 못지 않아서다. 남원 등 7곳이 모두 백두대간 동쪽과 낙동강 유역에 있지만 장수가야는 서쪽과 금강을 끼고 있어 지역성과 유일성이 강점이다. 또한 최상급 가야토기와 철의 왕국임을 증명하는 말편자와 단야구 세트 등이 출토되었다. 거기다 장수가야의 봉화망은 독보적이다. 이제 전북도와 장수군은 장수가야의 세계유산 등재에 힘을 모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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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7 21:39

지방의료원 경영 정상화 정부가 나서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지역 공공의료를 책임졌던 전국의 지방의료원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전담병상을 운영하면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대거 전원시킨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에는 일반 환자들의 외면으로 병상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 게다가 정부의 코로나19 손실보상금 지원마저 끊기면서 적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군산의료원과 남원·진안의료원 등 전북지역 지방의료원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군산의료원은 지난 2019년 당기순손익 61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7월 기준 47억 원의 적자를 냈다. 남원의료원은 올 7월 기준 적자가 89억 원이나 된다. 진안의료원도 적자는 마찬가지다. 지방의료원이 경영위기에 처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의료인력 수급이 더 힘들어지고, 의료진을 믿지 못하는 환자들이 지방의료기관 대신 수도권 병원을 찾는 악순환의 고리가 더 단단해질까 걱정이다. 지역 공공의료 체계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지역 공공의료체계 강화는 국가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지역 필수의료 제공 등 우리나라 공공의료정책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 바로 지방의료원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역 공공의료의 중심인 지방의료원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기는커녕 당장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정 지역의 정주 여건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건강한 삶에 대한 보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공공의료 체계가 무너지면 ‘살기 좋은’이 아니라 ‘살 수 없는 지방’으로 전락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단지 보건의료체계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지역 공공의료의 중심인 지방의료원의 역할을 되새겨야 할 때다.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방의료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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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7 18:37

새만금 말고도 전북예산 우려크다

새만금 사업 예산이 무려 78%나 삭감되면서 전북은 온통 새만금 SOC에 관심이 쏠려있는데 더 큰 문제는 전북관련 예산 총액이다. 34년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해왔고 현 정부 들어서도 새만금투자진흥지구 지정, 조특법 개정으로 세제 혜택 등 여러 유인책을 제시하면서 올해 많은 기업들을 유인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성과도 바로 이런 기반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어렵게 새만금에 유치한 기업들에게 조속한 SOC와 트라이포트를 약속한 것이 공수표가 될 위기에 직면했다. 급기야 기본 계획까지 다시 세워야 하는 막다른 길목에 몰렸다.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의 길은 멀고도 험할 수밖에 없다. 전북정치권이나 도민들의 결집된 역량은 물론, 향후 민주당 지도부의 의지에 새만금 SOC의 정상화 여부가 달려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전북의 활로는 오로지 민주당에 달려있다. 다행히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내년 예산 심의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피력해왔기에 막판 심사 과정에서 새만금 SOC 예산은 상당 부분 부활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새만금 관련 예산안은 어떻게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다른 분야 예산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전북은 결과적으로 역대 가장 초라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2024년도 국가예산 정부안을 보면 전북과 광주, 대전을 뺀 모든 지자체의 예산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전북은 전년보다 무려 3870억 원이 감소한 7조 9215억 원으로 정부예산안이 편성됐다. 시도중 가장 많이 줄었다. 같은 호남권이라도 광주는 971억 원(3.1%)이 감소했고, 전남은 3878억 원(4.9%)이 증가했다. 전북과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제 민주당이 답해야 한다. 전북도민은 그동안 민주당에 대해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보냈다. 그 결과가 이렇게 처참하게 되돌아왔다. 이제는 민주당이 전북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차례다. 한없이 두들겨 맞는 전북도민 뒤에는 힘 있고 강단 있는 민주당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일방적인 짝사랑을 근본적으로 거둬들이는 극단적인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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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4 15:12

전문의약품 온라인 불법 유통 근절 대책을

스테로이드를 비롯해 우리 몸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헬스장 등 피트니스 업계에 이미 만연해 있다. 단백동화(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스테로이드 제제는 의사의 진료와 처방에 따라 사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이 단기간에 근육량을 늘릴 목적으로 불법 구매해 투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전주지역 대형 헬스장에서도 스테로이드 사용자가 약물을 투약한 뒤 주사기를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례가 빈번해 업주가 ‘쓰레기통에 주사기를 버리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공지문을 붙일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운동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스테로이드 불법 구매는 자연스럽게 마약 유통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경각심이 요구된다. 현행 약사법은 스테로이드 주사제 등 총리령으로 정한 일부 전문의약품은 약사가 아닌 사람에게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자로부터 스테로이드와 에페드린 성분 주사제 등 전문의약품을 구매한 사람도 처벌을 받게 됐다. 이전까지는 온라인에서 해당 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판매자만 처벌했지만, 의약품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약사법(제47조의4)의 ‘전문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특례’에 근거해 구매자도 처벌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 불법 유통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일반인들이 SNS 등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이나 허가사항 외 목적으로 전문의약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테로이드 등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은 오·남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국민 안전, 그리도 생명과도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전문의약품 온라인 불법유통 근절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국민이 의약품 불법 유통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고, 관계 당국에서도 철저한 단속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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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14 13:22

새만금 송·변전설비 구축, 언제까지 미룰텐가

새만금이 다시 위기다. 국가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SOC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투자 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게 뻔하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새만금 내부 송·변전설비 구축사업이 지연되면서 이미 유치해 놓은 대규모 민간투자 계획이 물 건너갈 위기에 놓여 논란이다. 2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약속돼 있는 ‘새만금 SK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이 지난 2020년 SK그룹의 새만금 투자계획 발표 이후 수년째 답보 상태다. 이 사업은 SK컨소시엄이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수상태양광 사업권을 인센티브로 받고, 2조1000억 원을 들여 새만금 산업단지 5공구에 대규모 테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2025년까지 8개 동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오는 2029년 16개 동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은 수상태양광 200MW 발전 사업과 연계해 추진된다. 그러나 진즉 착공했어야 할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의 수상태양광 사업자 추가 선정이 늦어지면서 송·변전설비 즉 전력계통망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변전선로 공사를 놓고 사업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새만금개발청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K새만금데이터센터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송·변전설비 공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껏 진척이 없다. 이처럼 새만금 지역 송·변전설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한전, 한수원의 미온적인 태도도 여전하다. 기업에서 언제까지 기다려줄지 의문이다. 이대로라면 당장 투자 철회 카드를 꺼내들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가 새만금 국가예산 복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대외 투쟁에만 전념할 게 아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만금 내부로 눈을 돌려 투자 유치 여건 조성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다. 당장 새만금 송·변전설비 구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가예산 복원에 성공하더라도 기업을 붙잡을 수 없게 된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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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13 13:11

새만금예산 해법은 설득과 투쟁 양동작전

전북도민의 숙원인 새만금사업이 기재부의 SOC 칼질로 인해 중단 위기에 직면하면서 지역사회의 민심이 흉흉하다. 단순히 일개 사업예산 삭감이라는 성격에서 벗어나 잼버리 파행 책임론과 맞물리면서 민심은 폭발직전이다.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가 12일 전주 전라감영 앞에서 비장한 각오로 출범한 것도 바로 이러한 민심을 반영한 결과다. 도민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비상대책회의는 본격 투쟁을 선포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잼버리 책임을 전북에 온통 뒤집어 씌우고 이를 빌미삼아 전대미문의 새만금 예산 삭감을 자행한 정부여당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투쟁 선포식을 가진 전라감영은 상징성이 매우 큰 곳이다. 호남지역 제일성으로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도와 제주도의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최고의 통치기관이 있던 곳이 바로 전라감영이다. 더욱이 동학농민혁명의 혼이 깃든 집강소 총본부가 있던 곳이 아니던가. 진영과 정파, 이념을 떠나 전북인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새만금 예산지키기에 동참했다는데 이번 출범식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그런데 진정한 도민의 목소리가 대변되려면 정파나 이념 등을 떠나 전북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전북인이 더 폭넓게 참여해야한다. 그런점에서 재경전북도민회나 4대종단을 비롯한 기관단체들의 외연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재경도민회의 경우 출향인들의 집합체인 만큼 백척간두에 선 고향 전북의 어려운 현실을 눈감아선 안된다. 아픔에 공감하고 보다 확실한 참여와 행동이 절실하다. 핵심은 단순히 전북도민들이 분노하고 저항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투쟁과 설득, 양동작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실 전북을 제외한 타 시도에서는 새만금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행정부나 국회뿐 아니라 주요 정당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인식에 바탕을 둔 새만금 죽이기를 멈출 수 있도록 보다 현명한 설득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이는 투쟁을 약화시키는 나약함이 아니다. 진정한 국가 백년대계를 향한 발걸음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투쟁하는 것과는 별개로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사실 투쟁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게 설득이다. 참으로 지난한 과정이다.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이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해 화공 양면작전을 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예산 회복의 당위성을 설파하기 위해서는 싸우되 불필요한 정쟁을 지양하고 효과적인 설득 노력을 해야한다. 바야흐로 전북도민의 역량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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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13 11:47

사회복지 현주소 드러낸 40대 여성 사망 사건

지난 8일 전주시 서신동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사건은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현주소를 응축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선정, 위기 가구의 발굴, 그림자 아이(미등록 아동), 급증하는 1인 가구, 고독사, 빈곤 문제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발견된 이 여성 사망사건은 정부와 지자체의 사회복지정책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위기가구 등 복지 사각지대 발굴문제는 사건이 터져 누군가 죽어야 뒤늦게 호들갑을 떤다. 벼랑 끝 위기가구를 돕는 복지 행정이 늘 한발짝 늦는다는 뜻이다. 이번 사망사건으로 전주시는 1만 여명의 위기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착수하기로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하나의 위기가구라도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다만 이 일로 복지관련 인원 전체를 동원하다 다른 업무에 구멍이 뚫리면 안될 일이다. 사실 전주시는 이 여성이 생활고로 시달린다는 것을 숨지기 전에 알고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에 행복e음을 통해 파악한 위기가구로 통보해줬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료 체납이나 단전·단수 등 39가지 위기 정보를 토대로 위기의심 가구를 발굴한다. 이중 3가지 이상을 내지 못해 고위험군으로 보이는 20만 명을 가려 조사대상자로 지자체에 통보한다. 이 여성은 건강보험료 56개월 치를 내지 못해 체납액이 118만6350원에 달했고, 공동주택관리비나 가스비·통신비도 내지 못했다. 전주시는 통보를 받고 3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허사였다. 다만 문자메시지를 남기거나 집주인에게 확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현 전달체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 사건이 발생한 서신동 주민센터의 경우 위기가구 대상자는 550명인데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단 1명이다. 몇 달간 발품을 팔아도 이들을 만나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국은 주민센터와 경찰, 소방, 가족센터, 사회복지관 등 다양한 기관과 우유나 요구르트 배달자, 각종 봉사단체 등 지역사회를 네트워크로 엮어 활용했으면 한다. 또 진짜 취약계층은 복지제도를 신청할 의지도, 정보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지역을 잘 아는 사람 중심으로 ‘찾아가는 복지사업’을 내실화해야 한다. 사회복지직 공무원 증원 또는 재배치와 지역사회 활용으로 눈을 돌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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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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