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만금사업이 장기간 터덕거리면서 도정 전반에 걸쳐 난맥상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이 전북개발공사에 대해 정리방안을 강구하라는 권고를 내렸지만, 도청의 관리감독 실무책임자는 상황파악 조차 못하고 있다가 기자들의 취재에 동문서답, 도덕적해이가 심각한 상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도 예산담당관실의 이모담당관은 전날 감사원이 전북개발공사의 정리 방안을 발표했는데도 불구,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른채 “그런 사실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전날 중앙TV 9시뉴스와 다음달 대부분의 중앙일간지에 톱기사 등 비중있는 기사로 다뤄졌던 내용에 대해 전북개발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부서의 책임간부는 전혀 상황파악조차 못한채 전북개발공사가 죽는지 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 간부는 9백억원이 넘는 막대한 출자 전액이 도민 혈세인 전북개발공사가 지난해 이익을 냈는지, 적자를 냈는지도 제대로 모른채 ‘결산서’만 받아놓으면 된다는 식으로 결산서를 기자에게 내밀었다.
청산 위기에 처한 전북개발공사의 앞으로 운명과 대처에 대해 그는 “전북개발공사의 모든 것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도에서는 특별하게 할일이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물론 감사원의 이번 청산·정리방안강구 권고에 대해 전북개발공사와 도가 전적으로 끌려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감사원의 정리권고에 대해 전북개발공사와 도는 “감사원이 감사할 당시 전북개발공사는 일거리가 없는데다 인건비만 축내는 등 자본마저 잠식할 우려가 높아 정리를 권고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듯 사업을 해서 흑자를 낼 수 있다면 소신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개발공사는 그동안 감사원과 전북도의회 등으로 부터 아파트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받아왔고 또 화산지구의 아파트사업도 바로 옆에서 코오롱측이 벌써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고 분양에 들어간 상태여서 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한 터이다.
연초에 예산담당관실에 입성한 책임자가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업무파악을 못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일이다. 비록 감사원 감사 조치 내용이 과도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월 정무부지사는 다리골절상을 입었지만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정상근무를 하고, 또 유종근지사는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했지만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는 사례들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김재호 (전북일보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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