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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꼭 9년 사흘만에 찾아온 안전불감증 악몽

 

 

지난 10일 부안군 위도면 진리에 서있는 위령탑.

 

지난 93년 위도앞바다에서 2백9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훼리호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조촐한 자리가 마련됐다.

 

사고 9주기를 맞은 위령제. 하지만 참사의 기억 자체가 악몽과도 같을 사고생존자나 유족들의 발길은 뜸했다. 부안군 관계자들 몇몇과 유족 등 30여명이 참석했을 뿐이다.

 

생존자들 역시 당시 사고로 숨진 주변사람들의 기억 때문에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채’살아가고 있다.

 

서해훼리호 사고는 당시 정원 2백여명을 훨씬 넘긴 3백62명을 태운 상태였으며 구명동의 등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않은 상태에서 침몰하면서 사상 최악의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사고 이후 행정당국은 정원초과와 어선불법개조, 불법어로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꼭 9년 사흘만에 우리들은 기억하고 싶지않은 악몽을 다시 더듬거리고 있다.

 

‘정원의 2배 승선…사망·실종 5명, 6명 중경상’이라는 13일 군산앞바다 낚싯배 충돌로 인한 전복사고는 많은 부분 서해훼리호 기억에 오버랩되고 있다.

 

10월 바다낚시 시즌이라는 점이나 정원규정을 무시한 무리한 선박운행 등이다.

 

낚시객들이 몰리는 10월에는 이들 낚싯배 선주들에게 대목과도 같은 시기여서 사실상 정원초과는 예사로 받아들여 왔다.

 

허술한 절차도 문제지만 정원을 초과해 무리한 운행에 나선 선장이나 이를 형식적으로 점검한 해경측의 안이한 근무태도 역시 적잖은 문제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 역시 인재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 낚시시즌에는 해경에 신고된 낚싯배 외에도 선외기와 고기 운반선 등도 불법영업에 나서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 역시 관련 기관이 반드시 현장을 통해 진단해야 할 일이다.

 

대형사고 때마다 되풀이되는 ‘안전불감증’ ‘인재’라는 말이 이번 사고에도 예외는 아닌듯 싶다.

 

사고원인이나 경위 등은 해경의 조사에 의해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모두의 안전불감증에 의해 출발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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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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