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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바보들의 샤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말중에 ‘바보들의 샤워’라는 표현이 있다.

 

바보는 처음 샤워꼭지를 틀었을 때 찬물이 나오면 레버를 뜨거운 쪽으로 홱 돌렸다가 뜨거운 물이 쏟아지면 이번에는 꼭지를 다시 찬물 쪽으로 돌리는 일을 반복, 끝내 제 온도의 물로 샤워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경제정책가들이 그런 식의 샤워를 하는 바보들이라고 비꼰 말인데, 올 한해동안 이어진 도립국악원 사태를 보면서 이 말이 떠올랐다.

 

전북도(국악원 집행부 포함)와 국악원 노조가 보여준 ‘대립’과 ‘화합’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을 연상케 하는데다, 갈팡질팡하는 경제정책에 국민의 가슴에 멍이 드는 것 처럼 그 행보가 ‘국악의 고장’이라는 명예를 실추시키고 도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단원 전원 해촉이라는 날벼락(?)으로 올 한해를 시작한 도립국악원 사태는 전북국악발전위원회의 중재에 힘입어 단원 위촉과 국악연수 재개 등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며 양측에 쌓였던 ‘반목과 질시’가 눈 녹듯 씻겨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단체협상이 7개월 동안 지속됐지만 해결 실마리를 찾지못한 도와 노조의 ‘불안한 동거’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비쳐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같은 상황은 도의원들에게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도민의 혈세를 낭비할 수 없다’는 급진적(?) 인식을 심어줬고 급기야 지난 6일 도의회 상임위에서는 내년 국악원 예산 중 경상비용 29억원 중 절반을 깎아 예결위에 상정하는 결과가 빚어졌다.

 

만약 이 예산안이 예결위와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국악원은 긴축재정은 물론 구조조정까지 생각해야 할 정도로 긴박해졌다.

 

원리원칙만 따지고 책임을 회피하는 도의 ‘몸보신’행정과 단원들의 복리후생을 관철시키려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복합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도와 노조는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는 행태를 버리고 초심(初心)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지난 3월 ‘전북 국악발전과 도민을 위해서’를 내세워 국발위 중재안을 받아들였던 그때의 ‘희망’을 다시 보고 싶다.

 

/임용묵(본사 문화부기자)

 

 

 

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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