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회장단과 6명의 이사 보선을 뼈대로 한 전라북도체육회 인사가 최근 두차례의 이사회에서 결정되면서 거의 일단락됐다.
지난 연말부터 몇몇 체육인들을 대상으로 하마평이 나돌면서 온갖 소문과 억측을 쏟아냈던 체육회 인사는 어쨌튼 마무리돼 표면적으로는 일단 정상을 찾은 듯 하다.
그러나 이번 인사과정을 줄곧 지켜보면서 느낀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인사를 앞두고 보여준 회장의 불명확하고 애매모호한 태도가 여러 문제를 양산한 탓이다.
구체적인 메시지 한마디만 던졌어도 온갖 소문과 억측은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었는데 그렇지를 못해 의리와 명예에 죽고 사는 체육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다.
가령 ‘사무처장은 이런 저런 이유로 교체했으면 좋겠다’거나, 아니면 ‘전국체전도 있고 하니 현 체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식의 메시지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회장의 의중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주변의 보이지 않는 손들이 사무처장은 누가 갈 것이라느니, 과장이상 사표를 받기로 했다느니, 상임부회장은 누구로 낙점됐다느니 따위의 근거없는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한동안 체육계 분위기를 흉흉하게 몰고갔다.
사실유무를 떠나 소문에 시달린 당사자들은 침착성을 잃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겠는가. 가뜩이나 체전준비에 바쁜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동요하는 바람에 한동안 체육행정이 발목을 잡혔고 하마평에 올랐던 체육인들은 부지불식간에 파벌이 형성돼 서로 반목과 갈등을 빚었다.
이런 문제는 사전에 회장의 명확한 입장표명만 있었어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또 하나, 최근에 있었던 3명의 회장단 보선문제가 그렇다. 새로운 부회장을 결정했으면 회장은 이사들에게 그 배경이나 기준을 설명해 줘야 하는 데도 명단만 발표하고 끝내버리니 뒷말이 무성하다.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회장의 분명한 입장표명과 투명한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체육회 인사는 교훈으로 남겼다.
/김관춘(본사 문화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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