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제 이불 뜯어먹듯 한다'는 속담이 있다. 자기 스스로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최근 전주시립극단이 꼭 이 모양새다.
단원 12명의 징계위 회부와 관련해 물의를 빚고 있는 전주시립극단이 정기공연 작품 연습중단과 신인배우 오디션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마디에 옹이, 갈수록 태산이다.
3월 예정이었던 정기공연 작품은 지난 17일부터 연습이 중단된 상태.
연출을 맡은 이술원씨는 "징계위에 회부된 일부 단원들이 연습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일부는 연출을 중단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비쳤다”며 "단원들과의 화합과 교감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0일 실시된 오디션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단원들이 심사규정과 방법 등에 적극 개입하면서 면접·실기점수 비중조절과 참가자들의 순서 변경, 심사결과 실시간 공개 등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심사 전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하기도 했다.
"심사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당연한 행동이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심사 전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했던 것을 두고 심사위원들은 마치 감시당하는 듯해 불쾌함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은 상임연출과 일부 단원들 사이의 갈등으로부터 빚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운 아기도 품에 품으면 매 끝에 정도 들고 효자도 난다'고 했지만 시립극단의 경우는 매사가 사사건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립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갑갑한 놈이 송사 한다는 옛말도 있다지만 현재 시립극단은 아쉬운 사람이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징계위에 회부된 단원들이나 연출을 비롯한 극단 사무국의 적극적인 합의나 대응 모습 조차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주시의 징계위 구성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연극협회를 비롯한 도내 문화예술계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갈수록 더 얽혀져가는 시립극단 내부 갈등을 보고 있자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을 맞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공공성이 우선되어야 하는 시립극단이 새봄과 함께 희망과 활력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최기우(본사 미디어부기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