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적은 이익에 집착하다 큰 이익을 빼앗기는 우를 범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엄청난 전국규모의 대회를, 한정된 지원액수만 고집하다 끝내 다른 지역에 내주고 말았다.
융통성 없고 화석적 사고에 찌든 전주시의 갑갑한 대응이, 장소와 일정까지 확정한 대회를 반납하는 결과를 빚었다. 시쳇말로 '죽 쒀서 개 준 꼴'이었다.
전라북도레슬링협회는 지난 1월 중순, 국내 최대규모인 제21회 회장기전국레슬링대회와 제13회 회장기전국중학교레슬링대회등 2개 대회를 전주에 유치했다.
스포츠마케팅에 일찍 눈뜬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유치경쟁을 벌였지만 올해 전주에서 체전이 열린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 이들 2개 대회를 끌어 올 수 있었다. 도협회가 대회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물론 전주시의 배경이 이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우석대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KBS배 전국대회 직후 내년 대회유치때 필요예산을 신청하면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
도협회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이번 대회를 전주에 유치한뒤 전주시에 중앙경기단체에 보낼 납부금과 대회운영에 필요한 5천만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2천만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도협회는 전주시와 줄다리기를 하다 묘안을 찾아냈다. 2개 대회를 분리해 하나는 전주에서, 다른 하나는 익산에서 치르기로 하고 전주시에 재차 1천만원을 보태 3천만원만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역시 노였다.
반면 익산시는 협회가 요구한 2천만원의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사이 납입금을 받지 못한 대한레슬링협회는 도협회에 대회를 치를 의사가 있냐고 추궁했고 이 정보를 발빠르게 입수한 강원도 태백시가 5천5백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전격 제안하자, 이들 받아들여 결국 장소와 일정까지 확정한 2개 대회가 태백시에 넘어가고 말았다.
9일동안 계속될 이 대회에는 하루 1천명씩, 9천여명의 선수단이 전국에서 몰려와 그야말로 전주시내가 떠들썩 할 만큼 규모가 큰 대회.
단순하게 계산해도 10억여원이 지역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회에 5천만원의 투자가 그렇게 아까운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린다며 밤낮으로 경영행정만 외쳐대면 뭐 하나. 소리(小利)에 급급해 큰 이익을 잃어버린 전주시의 근시안적 행정이 참으로 안타깝다.
/김관춘(본사 체육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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