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맘때 쯤이면 손놀릴 틈도 없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아주 딴판입니다. ”
전주시 중앙동에서 20여년째 한복집을 운영해온 김모씨(58). 2∼3년전보다 60%이상 매출이 줄었다는 그는 봄철이 결혼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지금쯤이면 상담이 끊이질 않았어요. 일주일에 7∼8건은 거뜬히 계약했으니까요.”
인근의 웨딩드레스숍도 비슷한 사정을 호소한다. 이 매장은 지난해말 불경기 타개를 위해 한복까지 취급하는 자구책을 써봤지만 경영난은 여전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저희집은 계약이 늘었는데요. 작년 시즌 보다 50%이상 증가했어요.”
결혼시즌을 맞아 웨딩업계 경기를 알아보기 위해 전주시내 관련업체를 취재하던 기자는 혼란스러웠다. 시내 중심가에서 꽤 오랫동안 명성을 구가하던 매장들은 심각한 불황을 호소하는 반면 웨딩거리에 들어서 있는 업체들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예식장도 몇군데 둘러본터라 결혼관련업종도 시즌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단정이 앞섰으나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은 예상을 빗나간 셈이다.
웨딩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올 봄시즌 계약이 늘었다는 것. 어느 매장은 작년 같은 시기보다 무려 2배이상 계약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딩거리에 매장을 틀면서부터 수익이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거리협회 정희용사무국장은 웨딩거리에 들어선 업체들이 거의 비슷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물론 동종업체들이 40여곳이나 몰려있는 바람에 상호경쟁은 치열해 졌으나 이곳을 찾는 예비신랑신부가 더욱 늘어났기 때문에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는 분석이다.
불황을 호소하는 '웨딩거리밖'업체들과 예식장 고객들이 이 거리로 몰리고 있다.
시장경기가 바짝 얼어붙는 상황에서는 독야청청 보다 '모여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말이 여느 때보다 설득력있게 들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은수정(본사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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