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회가 주거생활에 의한 편익시설이 절대 부족함에 따라 도시를 지향하는 사례가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특히 자녀교육의 경우는 가정의 모든 것을 걸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한 까닭에 학년말이면 도시로 전출하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문제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함께 거주지를 옮기는 바람에 농촌의 피폐현상이 가중된다는 점에 있다.
거주지 이전에는 학생과 전체적인 인구 감소 및 상거래 퇴조·자금유출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 등의 심각한 현상이 그것이다.
임실군은 이러한 현상을 방지키 위해 지난 2001년 임실고교에 자치단체 최초로 학습여건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특정 과목에 대한 사설학원이 전무한 까닭에 교사들을 설득, 직접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조성해 청소년 비행을 막자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러한 추진은 중학교에도 영향을 미쳐 지원요청이 쇄도했고 인근 자치단체에서는 모델케이스로 삼아 선진행정의 근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추진 2년만에 임실군의 교육지원사업은 벽에 부딪쳤고 초·중학교의 학부모들은 또다시 자녀들의 도시전출을 앞다투고 있다.
밤이면 길거리에 학생들의 배회가 눈에 띄고 그나마 여유가 있는 일부 학생들은 전주 등지의 사설학원 강의를 듣기 위해 통학을 하고 있다.
강진면에서 임실고로 통학을 하고 있는 박모 학생은"하교후에는 부족한 학습을 채우기 위해 전주의 학원을 다니고 있으나 공부가 안된다”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전주에서 임실고로 다닌다는 어느 학생의 학부모는"밤에까지 공부를 시킨다는 말을 듣고 원서를 냈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학교측과 자치단체의 명문고 육성사업은 이렇게 결말이 지어졌고 이에 부응치 못한 일부 단체의 아쉬움이 씁슬한 여운을 남겨 준다.
/박정우(본사 임실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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