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막상 부딪치고 보니 심경이 착잡합니다”
강현욱지사는 중국 강소성과의 한·중우호협력을 위한 중국 방문기간 동안 '편안함' 보다는 '거북함'을 여러차례 피력했다. 중국측의 대접이 소홀해서가 아니다. 양국간의 대조적인 발전모습 때문이었다.
사실 중국은 오전과 오후가 다르다고 할만큼 경제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상해시의 고층빌딩은 온 하늘을 뒤덮었고, 불과 10년전까지 허허벌판이었던 포동지구는 세계의 경제중심지가 되었다. 강소성이 향후 5개 동안 개발할 부지는 새만금 면적과 비슷하다. 경제기획원 고위관료 출신으로서, '강한 경제'를 표방한 지사로서 중국의 향후발전에 대해 불안감과 착잡함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중국의 발전속도에 대해 경계심을 느낀 사람은 지사만이 아니었다.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동포들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 12일 지사초청 만찬에 참석한 30여명의 국내 기업인들은 한국의 정치가 소용돌이에 휘말릴때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격렬한 노사문제가 발생할때마다 중국인들은 속으로 웃고 있다며 나라의 앞길을 걱정했다.
만찬 참석자중에는 전북에서 중국으로 이전한 기업의 관계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알수 있을 정도로 한때 도내에서는 잘나가는 업체들도 있었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지는 아픔을 감수하면서 중국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강지사는 "타국에 나와서 고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은 모두가 애국자입니다. 어려운 기업환경이지만 국내에 남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로 애국자입니다. 여러분들이 나중에라도 전북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상당수 기업인들이 강지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고국으로 다시 돌아와 달라는 강지사의 주문이나 이에 고개를 끄덕이는 기업인들의 표정에는 어떤 공허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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