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융희 제2사회부기자·순창
“홍보해 달라고 보낸 자료는 보도해 주지도 않으면서 도내 전 지역이 겪고 있는 일반적 현상을 순창에서 터트려 줘서 정말 고맙네.”
최근 농촌통학버스의 안전문제를 지적한 전북일보 보도를 접하고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순창교육장은 역설적 어법을 써가며 기자에게 이렇게 불만을 터뜨렸다.
한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계 수장의 언론관과 전화예법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수 없는 대목이다. 소지역에 국한된 문제이든, 도내 전역의 현상이든 일단 보도가 나갔으면 문제점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없는지를 면밀히 따져 개선할 생각은 않고 기자에게 감정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교육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해서 교육장이 이런 모습을 보여서 되겠는가.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기자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이 옳은지를 밝혀 시정을 요구하면 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등에 정정보도를 신청하는등 적법절차에 따라 대응을 하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도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반적인 현상일지라도 그 현상 속에 묻혀 안주할 게 아니라 개선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더 필요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기자에게 기사의 취재배경이나 실태등은 묻지도 않고 자신의 감정섞인 불만을 쏟아낸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태도를 기자는 과연 옳다고 해야 할까. 한번 냉정하게 생각을 해 보자.
조직의 장은 어떤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때 그 근본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언론에서 그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잘못됐다면 적극적인 자세로 설득하고 해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장은 일반 조직의 장과 분명히 달라야 한다. 사소한 언행에도 품위과 격식이 묻어나야 하고 일상에서도 후배나 후학들이 따르고 배울만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그 지역의 교육은 희망이 있어 보이고 미래가 엿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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