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안전망에 구멍이 뚫렸다. 열악한 작업환경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산재사고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이로 인한 인적, 물적 손실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자 수는 8만8874명으로 이 중 하루 7.7명꼴인 2825명이 사망했다. 이는 경제규모가 비슷한 국가와 비교할 때 부끄러울 정도다. 우리나라의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률)은 2.70명으로 독일 0.26명, 일본 0.31명, 미국 0.40명에 비해 6-10배이상 높은 수준이다. 경제적 손실액도 14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도내에서 발생한 산재 근로자는 3275명으로 이 가운데 71명이 사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제조업이 각각 30명, 21명으로 사망근로자수의 71.8%를 차지한다. 이들 산재근로자의 80%가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추락과 붕괴, 낙하 등 재래식 산재가 전체의 73%에 이른다. 더 심각한 것은 실제 산재는 신고된 것보다 4-5배를 넘는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대부분 ‘산재’가 아닌 ‘공상’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업재해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감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 시설에 대한 투자의식이 부족하고 근로자들도 안전수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만연되어 있어서다. 건설현장의 경우 한해 평균 8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숨지고 있는데도 대부분 ‘재수가 없어 생긴 불상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산재사고의 해법은 중대사고가 날 경우 안전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사업주에 대해 형사적인 책임과 경제적 불이익을 동시에 주어야 할 것이다. 산재사고에 대한 우리나라 검찰이나 법원의 처벌의지는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에서 98% 이상이 약식기소로 처리되고 있어 경각심이 덜하다. 또 산재가 늘건 줄건 보험료의 경감도 없다.
노동계 역시 관심이 덜한 편이다. 임금이나 정치투쟁에는 극렬하면서도 산업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않다. 산업안전은 노사가 공통의 이해를 가져야 할 부분이다. 특히 비정규직, 영세사업자, 외국인 근로자 등 안전취약계층은 위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산업안전에 대한 패러다임과 법, 제도, 의식 등을 재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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