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이 통상적·의례적 행사까지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 지원이나 해마다 열리는 주민화합행사까지 엄격하게 규제, 탄력적인 운영이 아쉽다.
전주시 등에 따르면 자생단체들이 매년 5월이면 추진해 왔던 불우이웃돕기 바자회와 홀로 사는 노인들의 점심제공 등이 지방선거로 인해 중단 또는 취소되었다고 한다. 또 자원봉사 교육이나 도심 하천의 정화활동, 취약지 자율청소 등도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자매결연도시와 농산물 직거래장터 운영, 체육단체가 주관하는 배드민턴대회 등도 예외가 아니다. 이같은 행사들이 중단된 것은 현행 공직선거법 규정의 경직성 때문이다.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를 제한한 동법 113조는 ‘국회의원·자치단체장·지방의원 등의 후보자와 배우자, 관련자는 선거구민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또 112조는 ‘선거구민에게 일체의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기부행위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경로행사나 주민화합을 위한 행사 등 자치단체 관련 거의 모든 행사가 선거기간 동안 올 스톱된 상태다.
물론 선거법의 취지를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선거 때면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선심성 행사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이들이 세금이나 협찬으로 치러지는 행사에 생색내는 경우가 흔했다. 또 불우시설이나 노인정 등도 이 때면 대목인 것 처럼 정치인들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얼굴을 알리곤 했다. 이 때문에 선거가 과열을 빚거나 부정·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에 관한 규제와 처벌이 엄격해졌고 많은 국민들이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자치단체에서 해마다 정례적으로 하는 행사에 대해서는 선거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리가 있다. 가령 복지시설 지원이나 경로행사, 식목일 묘목나눠주기, 태극기 무료로 나눠주기, 장학금 전달 등은 그것이 선거를 위한 선심성인지 여부를 가려서 허용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형평성 문제가 있긴 하나 자치단체장이 선거에 나오지 않는 김제 무주 진안 등의 경우까지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선거법이 통상적인 행정행위를 중단시키거나 자칫 소외계층을 더 서럽게 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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