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석 기자(교육문화부)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춘 선거 공약을 이르는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지난 1834년 당시 영국 보수당 당수였던 로버트 필이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은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라면서 구체화된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는 대대적인 매니페스토 운동이 펼쳐졌었다. 그리고 꼭 두 달후에 치러지는 7·31 교육위원 선거에서 전라북도선관위가 전국 처음으로 매니페스토 도입을 추진했다.
이번 교육위원 후보들이 내놓은 매니페스토 공약은 다소 실망스럽다.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제시되지 않았거나, 예산편성과 사업집행권을 갖는 교육감 후보가 내놓을 수 있을 정도의 공약들이 많았다. 적게는 수 십억에서 많게는 3000억원에 이르는 재원이 필요한 공약도 나왔다. 교육위원이 예산 편성권이 아닌 심의 의결권만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허황된 느낌부터 든다.
그러나 사실 교육위원이 내놓을 수 있는 매니페스토 공약은 그리 많지 않다. 당선되면 재임중 어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 보다는 집행부의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는 공약이 더 어울린다. 재임중 학교 현장을 1000번 돌아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공약이 더 현실적이다.
그래도 이번 전라북도교육위원 후보들의 매니페스토는 의미가 있다. 모양새가 제대로 갖춰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선출직들에게 공약이 얼마나 중요한 지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는 31일 당선의 영광을 안는 후보들이 매니페스토 공약을 작성하던 그 초심을 항상 간직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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