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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통문화도시에 걸맞는 선비학당을

전주 한옥마을에 선비학당을 설립하자는 ‘전주선비학당창립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전주가 가진 역사성과 문화적 향취를 감안할 때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추진위측은 “전주가 소리문화와 음식문화로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나 있는 반면 예절문화와 선비문화에 있어서는 뒤쳐져 있다”며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추진하는 도시로서 전통과 역사문화의 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선비학당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취지에 공감하는 바다.

 

전주가 600년 조선 왕조의 발상지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왕조문화의 발자취와 선비문화의 전통이 어느 곳보다 강하다. 그래서 외부인들은 전주를 가장 한국적 이미지의 도시,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이해한다. 전주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전통문화중심도시 사업도 이러한 바탕 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초반에 터덕이는 듯 하다 이제야 본궤도에 오르려는 시점이다. 이에 발맞춰 선비학당을 설립하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몇가지 전제가 논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첫째는 선비학당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전국적으로 ‘선비학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곳은 여럿이다. 성균관에는 선비학당과 한림원이 있고,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도 선비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북 안동은 선비문화권의 본류라 자부하고, 영주는 선비촌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학교육과 예절및 체험교육을 기본으로 한다. 전주의 경우 학생부와 대학·일반부로 나눠 한학경전을 가르치고 경전에 담긴 도덕성과 인성을 일깨울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라면 전주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한다. 선비정신을 되살려 이를 전주정신으로 승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예산과 운영문제다. 새로운 사업에는 예산과 함께 누가 운영주체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따른다. 추진위는 전주시가 협조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한데 민간이 주축이 돼 기틀을 다진 뒤 시의 협조를 얻어야 할 것이다. 훗날을 위해 운영주체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세째는 다른 유사기관과의 연계문제다. 전주에는 한학경전을 번역하고 교육하는 민족문화추진회 분원을 비롯 한학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 이들과 연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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