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유가가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으면서 또 한 차례의 석유 파동(Oil shock)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경험한 1, 2차 석유파동을 겪고난 이후 불안감 때문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는 두 차례에 걸쳐 석유파동을 겪었다. 1973년 10월 제 4차 중동전쟁 발발 이후 페르시아만의 6개 산유국들이 가격인상과 함께 감산에 돌입하면서 당시 배럴당 2.9달러였던 원유(두바이유) 고시가격이 4달러를 넘었다. 이듬해인 1974년 1월엔 배럴당 11.6달러 까지 올라 2∼3개월만에 무려 4배나 폭등했다. 제1차 석유파동이였다.
처음 겪는 석유파동에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큰 홍역을 치렀다. 두 자릿수 물가 상승과 마이너스 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감내해야 했다 우리 경제도 치명적인 타격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석유값이 폭등하면서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석유 배급제와 목욕탕 요일휴무제가 실시됐고, 전기 사용이 제한되는등 유난히 추운 겨울을 견뎌야 했다.
2차 석유파동은 1978년 이란이 이슬람혁명 이후 원유 생산을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배럴당 13달러였던 유가가 20달러를 돌파했고,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30달러 벽이 깨졌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석유 무기화를 천명한 1981년 1월에는 39달러까지 치솟았다. 2차 석유파동 역시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실질 성장률은 마이너스(―2.1%)를 기록했고, 물가 상승률 역시 무려 28.7%에 달했다.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이같은 석유파동이 발생할때 마다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었는데도 우리 정부나 국민들은 과거 1,2차 석유파동에 비하면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우리 경제가 1,2차 석유파동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질이 강해졌기 때문에 그때에 비하면 파장이 적으리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유가는 각종 공산품과 서비스 요금등 생필품 값을 끌어 올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생활은 곤궁해질 수 밖에 없다. 벌써 새해들어 각종 물가가 오르면서 가계에 잔뜩 부감을 안겨주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1인당 석유 소비량은 세계 5위일 정도로 석유 의존도 또한 높다. 3차 석유파동이 기우는 아닐지라도 이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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