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희(전북발전硏 연구원)
지난 26~27일 문화재청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공동으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최근 화두로 대두된 역사문화자원의 창조적 활용기법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면서, 문화재 보존과 활용의 합리적 조화방안을 위한 정책적 제언들이 제시되었다. 특히, 도시를 노동과 소비의 장소에서 개성미 넘치고 문화의 향기가 넘치는 자아실현의 공간으로 개발을 시도한 선진사례들을 통해 우리의 도시들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다. 전국적으로 도시화율이 90%를 뛰어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도시의 기능과 경관을 우리 삶에서 보다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게 한 자리였다고 생각된다. 활기찬 환경과 건강한 경제만큼 역사문화자원이 이러한 도시의 장소성 형성에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하루 앞선 25일 전주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는 『전라감영 복원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다양한 관점에서 전라감영복원의 의미에 대한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전라감영 복원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개발방향도 제시되었다. 전라감영을 역사문화자원의 복원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냐, 구도심 활성화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무엇을 위한 복원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였다.
역사문화유산을 너무 소극적으로 다루어 왔다는 반성과 함께 역사문화 정체성 확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정부가 역사?문화자원의 활용가치 제고를 문화정책의 큰 방향으로 표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많은 도시들은 역사문화자원의 활용을 통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또한 역사문화자원을 도시재생의 중요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역사문화자원의 복원과 활용에 대한 선진사례 연구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문화자원의 활용이 외부인 유입을 통한 소비촉진과 경제성 창출을 위한 목적만으로 활용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역사문화자원의 활용이 지나치게 과거지향적으로 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보호 또는 보존과 활용이 도시재생에 있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도시민 생활 속의 역사문화자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문화유산을 도시재생에 있어서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대상으로 이해함으로써 도시계획과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계획을 통합하고 조화시켜야 한다.
오늘도 날개잘린 풍남문과 활기 잃은 주변 상가들을 보면서 이 둘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욕심을 부려본다
/정명희(전북발전硏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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