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철(전주지방환경청)
우리나라는 대규모 다목적 댐과 일반 저수지 등 많은 호소가 조성돼 있다. 호소는 하천에 비해 정화능력이 떨어져 질소, 인 등의 영양염류가 쉽게 축적, 조류가 쉽게 발생한다. 특히 대부분 호소는 영양단계가 높아 녹조현상에 취약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빛과 온도(25~30℃), 영양염류(인, 질소) 및 체류시간 등 조건은 조류성장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조류는 주로 수온이 상승하는 봄철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여 늦은 가을까지 활동한다.
일반적으로 봄철에는 규조류, 수온이 상승하는 5~6월에는 녹조류, 일사량이 증가하는 초여름에는 남조류가 주로 증식한다. 남조류는 한번 증식하면 수일 내에 대량으로 증식, 녹조현상을 유발한다. 상수원수에 녹조현상이 일어나면 물 이용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에 환경부는 1998년부터 조류예보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조류예보제는 조류발생으로 인한 정수장 여과시설 등의 기능저하를 방지하고 혐오감과 독소피해를 최소화,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이다. 1998년에 4개 호소(팔당, 대청, 충주, 주암)를 대상으로 최초 시행한 뒤 2009년 현재 도내 용담호와 섬진강댐 등 20개 호소로 확대됐다. 환경청은 매년 4월에서 11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조류를 감시하고 있다.
조류예보제 발령은 클로로필-a 농도 및 남조류세포수 2가지 항목에 따라 조류주의보, 조류경보, 조류대발생, 해제 4단계로 구분된다. 클로로필-a는 남조류 및 녹조류 등 모든 조류에 비슷한 농도로 포함되어 있는 광합성 색소로 물속에 존재하는 총 조류의 농도를 나타낸다. 남조류는 주로 부영양화된 수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 등을 생산하는 종으로서 이 독성물질이 상수에 포함될 경우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도내에서 지난 6년 동안 조류예보제를 운영한 결과 용담호에서 2005년(80일)과 2006년(38일)에만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그만큼 우리지역은 깨끗한 식수원을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얼마나 오랫동안 깨끗하고 안전한 물공급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도내 주요 호소인 용담호 및 섬진강댐의 저수율이 각각 25%, 16% 정도로 나타났고, 이는 전년도의 50% 수준이다. 더욱이 기상대는 가뭄이 4월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이럴 경우 축산폐수, 경작지 및 생활하수 등으로부터 발생한 오염물질이 희석 및 확산되지 않고 한 곳에 정체되어 있다가 장마나 태풍 등 집중 강우시 호소 내로 한꺼번에 유입, 상수원수 오염 및 조류의 대량번식을 초래할 수 있다.
상수원수 오염과 녹조현상에 의한 피해를 사전에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정 생활하수 발생을 줄이는 것이다. 세제는 적당량만 사용하고 옷은 모아서 한번에 세탁을 한다.
축산농가에서는 분뇨가 하천 등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농장주가 자발적으로 오염원을 관리해야 한다. 농가는 친환경 농법을 사용, 비료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갈수록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조류 발생시기가 앞당겨지고, 극심한 가뭄 등 자연적 여건에 따라 녹조현상의 심각성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최홍철(전주지방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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