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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전쟁 60년, 군비보다 평화경쟁을 - 정기동

정기동(군산대 명예교수)

 

60년이 다 되어가는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휴전상태여서 다만 멈추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세계전쟁사상 가장 긴 휴전이 아닐까 싶다.

 

피아간 사상자 500만명이오, 이산가족 1천만이라는 이 참극은 우리 역사상 임진왜란과 일본식민지시대와 더불어 3대 비극으로 꼽힌다.

 

제2차세계대전 후 가장 큰 전쟁이었던 한국전쟁은 휴전 후 다시 전쟁으로 가지 않고 긴장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날듯 하면서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남북상황이다. 전쟁 발발 가능성은 오래전 미정보함 푸에블로나포사건(1968년)이나 미루나무 벌채사건(1969년), 혹은 1994년 북미핵대결 때에 아주 높았다.

 

한국에서 전쟁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제2의 한국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공멸이기 때문이다. 죽을 줄 뻔히 알면서 전쟁을 일으킬 바보는 없다. 한국군의 국방백서에 이하면 오늘의 남북전력은 60년 전 한국전쟁 때보다 80배~100배로 늘어나 상대방을 다섯 번이나 초토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가 초토화 되고 거의 전국민을 죽음으로 몰았을 때 대한민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존재할 수 없다. 존재한다면 폐허지로 남아 강대국의 군사기지나 무기실험장으로 쓰기에 알맞을 것이이다.

 

한반도는 반만년의 역사와 화려한 강산, 그리고 똑똑한 국민들이 살고 있는 훌륭한 나라이다. 그러므로 어떤 나라보다도 평화롭고 잘 살아야 한다. 그 잘 살 길이란 전쟁이 아니라 바로 평화며, 그 평화의 길은 어렵지 않다.

 

먼저 남북은 이미 20년 전에 함께 유엔에 가입했고, 정상끼리도 만났으니 상대방을 정식으로 승인하고 국교를 하는 것이다. 먼 지구 반대 편 나라와도 국교를 하면서 불과 몇 십리 밖에 있는 동족끼리 국교를 못하는 것은 지극히 부끄러운 일이다.

 

다음은 남북불가침조약이다. 평화는 반전쟁이오 반침략이기에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불가침조약은 당연한 일이다. 북한은 이미 미국에게 여러 차례 불가침조약을 제의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평화를 외치면서 불가침을 외면하는 것은 분명한 위선이다.

 

끝으로 휴전협정을 종전협정 또는 평화조약으로 바꾸는 일이다. 휴전 기간이 60년 가까이 되었고, 이런 상태로는 100년이 될 지도 모른다.

 

평화보다 휴전상태를 좋아할 사람은 아마 군수업자들일 게다. 군수업체들은 무기를 팔려는 술책을 갖고 있다. 자기 나라에서의 전쟁이 아니기에 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 이런 자들의 부추김에 놀아나서는 안된다. 국제관계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고 오직 국익만 있음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군비경쟁을 버리고 평화경쟁으로 나가야 한다. 남북간에 경쟁적으로 평화의 길을 찾는다면 그 평화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이 일은 북한보다 이십배 잘 사는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전쟁으로 공멸될 때 더 억울한 쪽은 잘 사는 쪽이다. 서울의 불바다,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

 

우리들과 우리의 후손들이 전쟁을 모르고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길은 다른 나라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정기동(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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