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아이리스'서 NSS 진사우 역을 맡은 정준호
"진사우는 많은 감정을 콘트롤하는 역입니다. 덕분에 전 연기자로서 터닝 포인트를 맞았습니다."
정준호(39)가 모처럼만에 각이 잡힌 묵직한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KBS 2TV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NSS(국가안전국) 정예 요원 진사우 역을 맡은 그는 '투사부일체'나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대표되는 코믹한 이미지에서 180도 돌아섰다. 오토바이 추격신 등 액션 연기에서도 힘을 보여주고 있다.
송파구 문정동의 쇼핑몰 가든파이브의 한 층을 털어 만든 NSS 세트에서 만난 그는 "오랜만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 연기하는 재미가 크고, 또 작품이 힘있는 대작이라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세트장에 들어서기 전 '생얼'에서는 평소의 친절함과 장난기가 느껴졌지만, 분장을 끝낸 그는 절친한 친구를 자기 손으로 죽이고 복잡한 상황에 처한, 고뇌하는 진사우가 돼 있었다. 촬영 초반에 비해 살도 많이 빠진 모습이다.
"최근에 5㎏ 정도 뺐어요. 사우는 지금 폭풍전야입니다. 매우 불안정한 상태죠. 그런 사우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습니다. 조직원으로서 어쩔 수 없이 절친한 친구를 죽인 마당에 사우가 뭘 못하겠어요. 백산 국장이 시켜서 한 일이지만 앞으로는 어쩌면 백산이 무서워할 인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우는 지난달 29일 '아이리스'의 6회 방송에서 절친한 친구이자 NSS 동료인 현준(이병헌 분)이 탄 경비행기를 자기 손으로 격추시켰다. 사우라는 인물의 인생 최대 위기이자 그가 돌변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었다.
"자기가 현준을 죽이지 않으면 승희(김태희)가 다치게 되는 상황이니 사우는 엄청난 짓을 합니다. 사실 대본을 받아보고 '아무리 조직의 명령이라지만 이럴 수 있나' 싶어 고민을 했어요. 연기하는 제 심정도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잖아요. 냉정한 조직을 무대로 출발한 드라마인 만큼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연기해야죠. 실제의 저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요.(웃음)"
진사우라는 인물은 애초 지금보다 더 냉정하고 차가웠다. 정준호는 그런 인물에 인간미를 불어넣어 드라마에 숨구멍을 만들어줬다.
"진사우는 원래 훨씬 더 합리적이고 냉철하며 원리원칙을 따지는 인물이에요. 늘 자기를 앞서는 현준을 이기기 위해 기를 쓰고요. 하지만 '아이리스'라는 드라마가 대작인 데다 모두가 딱딱한 캐릭터인데 나까지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약간은 유하고 사람 같아 보이는 면을 집어넣었습니다. 사우가 나이트클럽에서 현준에게 하는 장난스러운 말과 행동은 전부 애드리브라고 보시면 돼요.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주려고 했죠. 그렇게 친했던 현준과 사우가 운명적으로 갈라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 더 극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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