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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2)옥정호와 동진강(상)

섬진강 맑은 물 호남평야를 적시다…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 건립 동진강 방류

1965년 12월 섬진강댐 준공식 모습. (desk@jjan.kr)

최근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수자원 개발 계획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 지역의 수자원을 확충·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한반도의 곡창 호남평야를 품에 안고 있는 전북은 만경강·동진강 등 지역 하천의 유량이 크게 부족, 일찌감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의 상당량을 금강·섬진강에서 끌어쓰고 있다. 각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물 프로젝트와 맞물려 전북이 '물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업용수 공급을 주 목적으로 축조된 섬진강댐(옥정호)의 수자원은 도수터널(정읍 산외면)과 섬진강수력발전소(정읍 칠보면)를 통해 유역변경, 동진강으로 흘러든다. 동진강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섬진강과 만나게 되는 이유다.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에 위치한 섬진강수력발전소는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유명하다. 물론 전력 생산에도 목적이 있지만 이 발전소는 섬진강 상류의 수자원을 동진강으로 방류, 호남평야를 적시는 농업용수 공급 기능이 우선이다.

 

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을 유역변경, 호남평야 농업용수로 활용한 수자원 개발의 역사는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천 개수(改修)와 저수지 축조 등 동진강 유역 근대 농업개발사업은 1925년 동진수리조합(현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 동진지사)에 의해 본격화됐다.

 

 

지난해 7월 가뭄으로 모습을 드러낸 섬진강 구댐(운암제). (desk@jjan.kr)

 

 

관련 문헌에 따르면 당시 동진수리조합은 부족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1925년 섬진강 상류인 임실군 강진면에 댐을 착공, 1928년 운암제(雲岩堤·섬진강 구댐)를 준공했다. 동진수리조합은 운암제 축조로 형성된 임실 운암면의 인공 호수(옥정호)에서 정읍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 인근 계곡까지 길이 759m의 도수터널을 뚫어 섬진강 물을 동진강 상류로 끌어냈다.

 

또 1945년에는 섬진강수력발전소가 준공됐다. 칠보발전소로도 불리는 이 발전소는 섬진강 상류인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에 중력식 콘크리트댐을 축조, 정읍 칠보면 시산리까지 6.2km의 터널을 뚫어 섬진강 물을 동진강에 방류하는 유역변경 방식이다. 남쪽으로 흐르는 섬진강 물이 섬진강수력발전소에서 물길을 서해로 바꾸게 되는 셈이다.

 

이에앞서 1931년 정읍 산외면 종산리에 운암발전소가 건립돼 발전과 농업용수 공급 기능을 담당했지만, 1985년 그 역할을 섬진강수력발전소에 넘기고 문을 닫았다.

 

1960년대 들어서는 동진강 유역 종합개발사업으로 섬진강수력발전소의 시설용량이 크게 늘고 평야지대 관개시설도 대폭 정비됐다.

 

또 1965년 12월에는 기존 운암제 아래에 섬진강 다목적댐이 준공돼 현재의 옥정호(玉井湖)를 만들어냈다. 지금도 가뭄으로 옥정호의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면 섬진강 옛댐인 운암제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와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를 연결하는 높이 64m, 길이 344.2m의 섬진강댐은 우리나라 다목적댐의 효시다.

 

섬진강 수계인 옥정호의 수자원은 영농의 필요성에 의해 동진강 수계로 물길을 변경, 일제시대 이후 지금까지 호남평야를 흠뻑 적시고 있다.

 

호남평야를 곡류하던 동진강은 이처럼 일제시대 이후 계속된 직강공사와 도수로 시설 등 대규모 치수 사업으로 하천의 모습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또한 일제시대부터 진행된 동진강 종합개발사업으로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함에 따라 강 하구에서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돼 김제 광할면(1949년 진봉면에서 분할)등 새로운 평야지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새만금 사업에 따라 또다시 대규모 간척사업의 역사를 기록하게 된 부안 계화도 역시 1965년 12월 준공된 섬진강댐과 인연이 깊다.

 

당시 지도를 바꾸는 국내 최대규모의 간척사업(1963년~1978년)으로 추진된 계화도 간척사업은 섬진강 다목적댐 건설에 따른 수몰민 이주 목적에서 계획됐다.

 

동진강 하구 계화간척지를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계화미'의 산지로 탈바꿈시킨 농민들이 바로 섬진강댐 수몰지역 이주민들이다. 간척지 평야가 옥토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인근에 축조된 청호저수지(부안군 하서면)의 풍부한 수자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 대규모 인공 저수지를 채운 수자원은 섬진강수력발전소에서 동진강도수로를 통해 흘려보낸 옥정호의 맑은 물이다.

 

 

※ 공동기획 :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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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kimjp@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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