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12월 8일 설립된 옥구서부수리조합이 효시
수리조합은 20세기초 한반도에 진출한 일본인 농장주가 주도하고 조선인 대지주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국 곳곳에 잇따라 설립됐다. 특히 군산 개항(1899년) 이후 일본인 농장이 급속하게 확대된 만경강·동진강 유역에 대규모 수리조합이 집중됐다.
'한국농촌공사 100년사'(2008년 12월 발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리조합의 효시는 1908년 12월8일 설립된 '옥구서부수리조합'이다. 근대적인 법령의 형식을 갖춘 수리조합 조례가 제정된 이후 옥구군(현 군산)에 전국 최초의 수리조합이 설립된 것이다.
만경강 하류 지역에 가장 먼저 수리조합이 설립돼 근대 수리시설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이 곳에 '미제(米堤)'와 '선제(船堤)'라는 저수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산시 나운동과 미룡동·지곡동 일원에 위치한 미제 저수지는 옛부터 '쌀밑 방죽'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동국여지승람'에도 표기돼 있는 재래지(在來池)다. 현재는 은파유원지, 또는 미룡저수지라고 불린다.
옛 문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수리공동체 조직이 결성돼 저수지를 관리해왔다. 이같은 전통 수리시설과 물관리 조직을 바탕으로 옥구서부수리조합이 설립된 것이다.
이후 일제의 수리조합 사업 추진으로 전국에 수 많은 저수지와 보(洑)가 축조됐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완주 대아댐과 임실 운암제다.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에 농업용수 전용 저수지로 축조된 대아댐은 1920년 익옥수리조합이 설립되면서 1921년 10월 착공, 1923년 3월에 완공됐다.
또 1925년 8월 당시 전국 최대규모(몽리면적 기준)로 설립된 동진수리조합은 곧바로 섬진강 상류에 운암제(雲岩堤·섬진강 구댐)를 착공, 1927년 12월 완공했다. 운암제는 준공 당시는 물론 195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규모가 제일 큰 저수지였다.
이와함께 도내에서는 일본인 주도로 임익수리조합(1909년)과 임익남부수리조합(1909년)·전익수리조합(1910년)·임옥수리조합(1911년) 등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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