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2월 폐쇄 뒤 개인 소유…내부 원래 모습 없이 방치 흉물
섬진강수력발전소(정읍시 칠보면)를 지나 동진강 상류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도로옆 물길을 끼고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2층 규모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폐허가 돼 대낮에도 들어가기가 꺼려지는 이 건물이 남한 최초의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기록돼 있는 운암발전소다.
정읍시 산외면 종산리에 위치한 이 건물 입구에는 아직도 '운암발전소(雲岩發電所)'라는 한자 표기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또 건물 뒤편 산자락에서는 옥정호의 물을 발전소로 끌어들인 대형 도수관(導水管)과 도수터널 출구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다.
1931년 10월에 준공된 운암발전소는 1985년 2월, 그 역할을 섬진강수력발전소에 넘기고 50여년만에 폐쇄됐다.
이후 발전소 건물은 민간에 매각돼 한 종교단체가 수양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내부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공사로 인해 유역변경식 옛 수력발전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또 종교단체의 내부 리모델링 공사도 중단돼 운암발전소는 오랫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는 빈 건물로 남아있다.
정읍 산외면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이 건물과 토지는 지역 주민 김모씨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섬진강과 동진강 유역 근대 수자원 개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옛 운암발전소 건물이 제 모습을 잃은 채 흉물로 방치된 셈이다.
이에따라 운암발전소 건물과 도수터널의 출구를 산업유적 테마박물관 등으로 복구, 김제 광활면 및 부안 계화간척지와 연계시켜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서인석 정읍시 문화재전문위원은 "문화재(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검토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현장 조사활동을 벌였다"면서 "그러나 아쉽게도 옛 발전소 건물을 매입한 종교단체가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지금은 원래 모습이 남아있지 않아 문화재 등록이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 공동기획-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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