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군산대 교수)
한국의 철도는 1899년 9월 18일 경인선의 노량진-제물포간 운행이 그 시작이다. 따라서 그 역사는 100년을 넘어 이제 111년을 맞고 있다. 전북지역은 1911년 착공한 호남선 서대전-이리 구간이 군산선과 연계되어 1912년 3월 개통되었으며, 익산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은 1914년 11월 익산-전주를 시작으로 1931년 전주-남원 구간이 부분적으로 개통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보면 전북의 철도도 100여년 만에 복선화는 물론 KTX까지 달리고 있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였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정부는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 보고회의에서 도로 중심으로 짜여 있던 교통 패러다임을 철도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대전환을 선언하였다. 1970년대 고속도로 교통 이후 1일 생활권시대가 구현되었다면, 이제 철도를 통해 전국 2시간 생활권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사업도 급물살을 타 2018년이면 현실화될 전망이다.
철도물류를 통해 흔히 말하는 녹색성장과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하나의 전략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며, 한반도의 철도가 북한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철도페리를 통해 대륙을 횡단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철도물류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친환경적인 수송수단으로서 일산화탄소 발생 등 오염이 상대적으로 적은 녹색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일찍이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포겔이 미국의 산업혁명기 그 성공의 요건으로 철도수송을 들었던 데에서도 잘 알 수 있듯 대량수송이 가능하다. 아울러 전천후 수송수단으로서 신속성과 정확성과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 비교적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고 교통체증이 없으며, 주야간 수송이 가능하고 안전성까지 겸비한 것이다.
게다가 철도는 운송화물의 다양함과 일관수송체계라는 특징을 지닌다. 무게 10kg 이하의 택배에서 백톤을 넘는 물건까지, 길이로 보면 1m 이하부터 백미터가 넘는 물건까지 그야말로 다양하게 취급할 수 있다. 여기에 도로 및 해운을 연계한다면 일관수송이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및 국토이용의 효율성 견지에서도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복선철도를 감안한다면 4차선 고속도로에 비해 토지사용 면적이 적고 수송량은 훨씬 많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KTX를 중심으로 하는 철도물류전략이 결과적으로 수도권 철도교통망 확충에 활용되게 돼 국토균형발전보다는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비(非)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음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전라북도의 철도와 관련해서는 2014년 호남고속철도의 오송-광주 구간이 개통되면, 익산에서 용산까지 1시간 50분대에서 50분대로 단축되는 대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전라선, 군산-장항선 등 노선도 최대 시속 230㎞로 고속화된다니 놀랄 일이다. 아직 청사진 수준이지만 새만금철도와 서해안 철도구상도 마련되어있다. 하지만 역세권 개발이나 복합환승센터를 제외하곤 정작 지역차원의 대응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의 신간센, 프랑스의 TGV와 글로벌 경쟁체계를 맞이한 한국의 고속철도, 그들의 경험과 문제점들을 극복해 나간 지혜를 배워 지역의 균형발전, 도농 상생의 성공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철도물류체계의 마련과 이에 대한 지역차원의 대비책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 김민영(군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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