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테크노파크 원장
3월 주말, 간밤에 내린 비가 멎지 않고 찌푸린 가운데 중소기업인들과의 산행은 예정대로 이루어졌다. 부안 내변산의 바위가 미끄러워서 발 딛을 땅만 보고 오르내려야 했다. 김완주 지사께서 함께 하셨기에 도내 산업대표들이 불확실한 경제현실을 헤쳐 나가는 상징성이 느껴졌다. 기업이 씽씽 돌아가서 청년 취업이 잘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세계적 불경기라서 찌푸린 날씨 같다. 이슬비와 물안개로 가려진 봉우리처럼 도민 마음속에 희망봉이 있을지라도 불황 속에서 어찌 희망이 보이겠는가!"희망이 없다!"는 이구동성이 마음을 암울하게 한다. 도내 4,000개 기업 중 등정에 나선 인원이 120여명, 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 가운데 수출로 인한 혜택을 누리는 1차 납품업체까지가 약 3%이다. 경제적 축복을 누리는 선택된 비율인가? 우리는 실상사 터, 직소폭포를 거쳐 내소사로 내려가는 길을 알기에 "전북에 희망이 있다!"는 한 목소리처럼 길게 일렬로 걸었다.변산이 둘러싸고 있는 전북 희망봉에 오르는 기분이다.
희망이 안 보이면 대부분 두려워한다. 화창한 하늘에 한 소년이 연을 날리고 있었다.너무 높이 올라가서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던 사람이 "연이 어디 있는지 안 보이는데 너는 아니?" "그럼요. 이 줄이 팽팽하잖아요!"불경기에도 끈이 팽팽함을 믿고 희망을 향해 인내의 한계까지 도전하므로 기업은 항상 어렵다. 그러나 한발 한발 나아간다.
전북 산학연관(기업, 대학, 연구자, 공무원)이 연계하여 희망의 끈을 매고 있다. 취업을 앞둔 청년이 선망하더라도 도달할 끈이 없기에 허사다. 자고로 궁리하여 도달할 방법을 얻고 끈질기게 구하면 이룬다(弗慮胡獲 弗爲胡成;書經). 보이면 성공여부가 선택사항으로 바뀐다. 대학생이 2년간 하루 15시간씩 붙들고 늘어지면 대기업이든 고시든 패스할 수있다. 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취업난의 문제는 "어떤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을 계획을 미리 밝히고 인재로 키울 마음으로 뽑으라. 인력을 생산하기 위한 요소로 취급하면 인재로 크기 어려워 쓸 사람이 없다. 청년이 기피하는 환경과 처우의 개선계획을 밝히면 기업을 키우려는 마음으로 취업자가 몰려온다. 일하는 기업의 열악한 생산기술, 판매, 작업환경이 싫어서 떠나려하기 보다 자기가 사는 집을 가꾸듯이, 직장을 개선하려는 뜻이 상통해야 고질적 인력난이 해결된다."
농촌지역에도 희망봉이 있다. 농산물을 팔 게 아니라 전북 농업의 신뢰, 체험 이미지를 팔아야 한다. 똑같은 품질이라도 신뢰하면 30%가 비싸도 산다. 호감 체험은 3배가 비싸도 산다. 스위스 낙농품이 프랑스산보다 비싸도 팔리는 이유는 말끔한 농장과 폐수를 배출하지 않은 청결한 물의 이미지다. 우리농촌 길을 차도와 사람 걷는 인도로 구분하고 마을 어귀부터 청결하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가꾸어나가자. 방문자 관심을 끄는 이야기와 안내판을 세우라. 도시를 떠나 쉼터를 찾는 이가 선망해야 희망이 보인다. 대학은 교육 공장처럼 마구잡이로 출하하지 마라. 기업이 찾는 그 이상의 역량을 갖춘 다양한 인재로 사회에 등장시켜라. 한명 한명이 인재로 성장해가도록 사회개선에 나서라. 산업을 키울 R&D 기획과 정부 예산확보에 있어서도 힘이 약한 탓을 그만 하자. 논두렁에 주저앉아 판에 박은 넋두리는 그만 하자. 어렵기에 희망 오름에 각고의 노력을 쏟자. 나라를 살릴 기술에 도전하고, 세계인이 호응할 기술로 보여주자. 기업인, 대학교수, 연구자, 청년 인재들이 희망봉에 오르는 열정으로 책임지게 하자. 희망봉에 오르면 거기서 희망찬 전북의 인재 숲이 되어 그 주인으로 신명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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