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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기라 쓰고 기회라 읽는다

다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거위가 황금알을 낳는다

▲ 백 승 만

 

전주상의 전북지식재산센터장

최근 기업들은 사자성어를 인용해 그 해 경영전략을 제시하고 전 직원들이 공감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한다. 교토삼굴(狡兎三窟 :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 가지고 있었기 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절차탁마(切磋琢磨 : 옥석(玉石)을 자르고 갈고 쪼고 닦는다), 해현경장(解弦更張 :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 운근동죽(雲根凍竹 : 언 바위 틈새로 뿌리를 깊이 내린 겨울 대나무처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 등. 하나같이 어려운 세계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아울러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양성, 투명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은 분명 옳은 일다. 하지만 한편으로 불확실한 세계경제 환경 하에서 하나같이 팽팽한 위기의식만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직원들은 이러한 메시지를 얼마나 공감할까? 행여 어려우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라, 까닥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자칫 경직된 사고로 움츠러들고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기에 이를 통해 성공한 기업은 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위기때마다 만병통치약처럼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주위에서 만나는 몇몇 CEO 분들은 "우리 같이 작은 회사가 아직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지."하거나 "중소기업이 사람 몇 명이나 된다고 변화고 혁신입니까?"라고 반문한다. 또 "직원들 역시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본인들의 역할은 아니라고들 생각한다."거나 "괜히 얘기하면 일도 많아지고 자칫 잘못되면 꾸중이나 듣고, 그래서 증발되는 아이디어가 많다."고 말한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것은 아닐까?

 

실패는 분명 부정적인 의미의 표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에서 실패를 독려하고 이를 통해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모든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실패, 심지어 어떤 이는 똑똑한 실패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창조적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실패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도 매월 전 직원이 참여하는 독서경영을 수년째 하는 기업도 있고, 직원 열명도 안 되지만 매주 아이디어 토론을 하고 매월 제안왕, 혁신왕을 선정해 사업아이템으로 연계하는 시도를 하는 기업도 있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언젠가 이런 시도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거라 확신한다'고 한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며 우리 기업환경의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아주 중요한 시도임에 틀림없다.

 

어느 조직이나 어제와 같아서는 내일을 꿈꿀 수 없다. 주위를 둘러보면 위기 속에서 그 진가를 드러내고 빛을 발한 성공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냈다.

 

5000여 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먼지봉투가 필요없는 진공청소기, 마치 정육점이나 시장에서 채소나 고기를 팔 듯 의류도 저울에 달아 그 무게만큼 돈을 받는 독특한 컨셉으로 소비자를 흥분시킨 패션 아울렛 킬로패션, 줄자 끝부분에 초강력 자석을 달아서 혼자서도 측정할 수 있는 줄자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거위가 황금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어려움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온 기업이 바로 황금알을 낳은 거위인 셈이다.

 

△ 백 센터장은 전주고·전주대 대학원(법학)을 졸업했으며, 전주상공회의소 회원사업2팀장을 거쳐 전북특허발명회 사무국장, 기술거래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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