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깨닫고 삶 태도 바꿀 수 있게 도와 / 자녀 사랑 이유 쓰기·아내 세족식 등 효과
'아버지. 나를 세상에 있게 하신 아버지. 태어나서 부모의 사랑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한평생을 사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남들처럼 자식 공양도 받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아버지, 제가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들을 울리는 곳. 이 땅의 아버지들이 울 수 있는 곳. 가장으로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눈물을 삼키며 살아왔던 아버지들이 모인 이곳에서만큼은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사단법인 두란노아버지학교 운동본부 전주지부 박정기(60) 지부장은 전주아버지학교에서 어느 참가자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어주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두란노 아버지학교는 1995년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가'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뜻을 세워 두란노서원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도내에서는 2000년 10월에 문 연 전주를 시작으로 군산, 김제, 익산, 정읍 5곳에 있다고 소개했다. 전주에서만 현재까지 2500여 명의 수강생들이 거쳐 갔다.
박 지부장은 "아버지학교는 이 시대의 문제가 가정의 문제고 가정의 문제가 곧 아버지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만들어졌다"며"아버지 스스로 정체성을 깨달아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게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신자와 일반인을 위한 학교로 나뉘어 4~5주간의 교육을 진행, 아내·자녀와의 데이트, 아내를 위한 세족식 등 가족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가 사랑스러운 20가지 이유 쓰기, 자신의 아버지에게 편지쓰기, 자신이 되고 싶은 아버지 그리기 등의 과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1기당 대개 80여 명이 교육받는데, 그만큼의 봉사자가 투입된다. 인솔부터 교육까지 아버지학교를 거쳐 간 봉사자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우연한 기회에 11기 교육을 수료한 박 지부장 역시 교육 이후 현재까지 쉬지 않고 스태프로 일해오고 있다. 각종 봉사 끝에 제3대 지부장을 맡게 됐다.
그는 "오히려 아버지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다른 아버지의 고백, 대화를 보며 자신의 마음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지부장은 "부부간의 불화, 대화 부재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 등 아버지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 아버지학교에 오기도 한다"며 "4주 동안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수료식에서 가족이 함께 기쁨을 누리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족이 서로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함께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아버지 학교는 단순한 이론과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여러 가지 숙제와 나눔을 통해서 삶속에서 꾸준히 실천하게 돕는다"며 "4월 6일부터 4주간 진행되는 제31기 아버지학교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의 063-220-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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