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08:07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그림 그리며 소통…새 세상 얻었죠"

325명 참여한 '한마음 미술교실' 내달 전시회

▲ 오는 5월 10~23일까지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 기획전시실에서 '소외 없는 풍요로운 세상' 전시회를 갖는 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 전해진 회장
"붓을 드는 순간 세상과 대화하기 시작하고 삶에도 활력을 얻습니다."

 

(사)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회장 전해진)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들어 가는 미술모임이다. 지난 2008년 창립해 매주 금·토요일 오전 옛 도청사 건물 전라북도척수장애인협회 전주시지회에서 '한마음 미술교실'을 열고 있다. 서점례 장유 김금순 손옥자 임은숙 허영숙 김쌍순 이길성씨 등 몇몇 중증장애인들이 모여 결성한 모임이 어느덧 325명까지 늘었다. 전해진 회장은 "장애의 아픔을 가진 이들이 미술을 통해 서로 이해하며 소통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휠체어에 앉아 마주한 캔버스에서 자유를 얻었다. 몸은 비록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자유로운 붓놀림을 통해 바다, 산, 강, 하늘 등 자연 속에서 그들만의 비행을 시작했다.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이길성(58·지체장애 1급)씨는 눈앞에 펼쳐진 아찔하기만 한 세상에 절망해야 했다. 처음에 붓을 잡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는 그는 서툴지만 소나무를 그리기 시작했다. 걸을 수 없는 자신의 모습과 움직이지 않고 한곳에 머물러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겹쳤었다고. 그는 정적으로 보이는 소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도를 계속했고 마침내 지난 2011년 한국장애인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했다.

 

비장애인도 장애인과 함께하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기도 했다. 암수술을 받고 실의에 빠져있던 이영신(66)씨는 "장애인들이 화폭에 담은 활력있는 그림을 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봤다"라며 "작은 고통에 절망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작았는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회원들의 잠재돼 있던 능력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한마음 미술교실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문수 작가의 역할이 컸다. 이 작가는 처음엔 힘들어하던 회원들이 점차 다르게 자기 색깔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리도록 도왔다.

 

전해진 회장은 "기술적이고 답습적인 사실묘사 표현보다는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 이문수 작가의 교육 스타일 덕분에 회원들이 스스로 개성을 찾아가고 본능적으로 자유로운 붓놀림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는 특별한 나들이를 준비중이다. 오는 5월 10~23일까지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소외 없는 풍요로운 세상'을 통해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역에서 활동중인 박인현 이승우 홍선기 송재명 신석호 심홍재 이상호 이문수 전량기 조헌 등의 작가들이 함께 참여한다.

 

전 회장은 "회원들이 소풍을 가는 기분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과 재료 등의 지원이 뒷받임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람들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