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만 전주상의 전북지식재산센터장
기업은 새로운 정부 출범속에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아직까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 또한 매 선거때마다 이름값을 높이며 단골손님으로 초대되지만 역시 뚜렷한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정책이나 지원이 하루아침에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선 당장 옆에서 지켜보기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사실 요즘 대학은 과거에 생각했던 젊음과 낭만의 아이콘이 아니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에 갇혀 인생의 황금기인 대학 4년 동안의 생활을 낭만과 여유를 잃고 보낸 것도 모자라서, 취업을 위해 강의를 듣지도 않으면서 1년 혹은 2년씩이나 대학 졸업을 유예하며 소위 시간을 벌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청년들은 일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기업은 기업대로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인력이 없어 일부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심지어는 인근 지역에까지 매일 출퇴근버스로 모셔오다시피 한다고 한다. 막상 어렵게 인력을 채용한다 해도 몇 개월을 다닐 지 장담할 수 없고 장기적인 회사 경쟁력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및 다양한 분야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생각할 여력조차 없다고 한다. 흔히 눈높이가 맞지 않은 미스매치의 문제다. 누구나 기회가 된다면 대기업에 가서 높은 급여와 좋은 혜택을 누리려고 하지 이름도 없는 중소기업에 근무를 하려고 하겠는가? 기업 역시 우수 대학 출신의 스펙 좋은 인재를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렇다고 사람의 욕심을 탓 할 수도 없고 욕심을 놓기도 쉽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선 현재까진 뾰족한 솔로몬의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일자리 문제만큼은 제도적인 정책 및 지원과 함께 서로의 마음을 얻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은 확고한 미래 비전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과 지역 인재를 제대로 키워야겠다는 사명감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청년들은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자발적 노력을 통해 내가 이 회사를 제대로 키워야겠다는 확고한 비전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지역은 전라북도를 비롯한 전주상공회의소 등 경제지원기관에서 단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 내기 위해 눈물겨울 정도로 기업체를 찾아 다니고, 박람회를 열고, 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라도 나눔과 양보를 통해 꿈과 희망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
지난 주말 아이들과'파파로티'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노래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성악 천재 건달과 까칠한 음악 선생이 만나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그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성공한 주인공이 유일하게 자기를 인정하고 헌신했던 선생님을 위해 평소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우리 가는 길에 아침햇살 비치면 행복하다고 말해 주겠네~ 이리저리 둘러봐도 제일 좋은건 그대와 함께 있는 것…"
온 산이 꽃피어 물들 듯 기업, 청년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져 이 봄이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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