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변방인 전북도 / 음식·문화 장점 특화해 글로벌 최고 지자체로
필자는 전라북도에서 태어나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일진그룹에 입사하여 약 25년간 수도권에서만 직장생활을 했다. 그리고 일진그룹의 일원인 일진제강이 임실군에 국내최초로 심리스강관(Seamless Pipe) 공장을 투자하며 20여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기에 먼바다에서 살다 고향에 회귀하여 소중한 생명을 낳는 연어와 같은 마음이다.
그렇지만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본 전라북도의 현재는 내가 청년기를 보냈던 30여년 전과 같이 여전히 변방이다.
"邊方에서 中心으로", 이 말은 필자가 2004년 일진제강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그룹과 직원들에게 제시했던 슬로건이다. 그 당시 필자의 회사상황을 보면, 그룹 계열사 중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었고, 생산제품도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었지만 더 넓은 세계로 진출하기에는 제품의 경쟁력과 회사의 역량이 부족했다. 한 마디로 변방(邊方)에서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너무 냉엄한 현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변방에서 우리 업계의 중심으로, 세계의 중심으로, 일진그룹의 중심으로 나아가게 하고 인정받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 즉,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해야 하는 것을 분석하여 이를 Vision으로 승화시켜 함께 공유했고, R&D와 글로벌 마케팅, 우수인력 육성에 매진했다. 그 결과 10년이 지난 지금 일진제강은 매출이 10배 이상 성장했고, 2개의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한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었다. 특히, 매출의 60% 이상을 수출하여 유럽, 미국 등의 글로벌 고객들이 당사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와 전라북도를 대비하는 것이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기업이나 지역이나 경제의 핵심주체로서 변방이 아닌 중심이 되고 싶은 꿈은 같지 않을까? 과연 규모가 크다고 좋은 기업이고 좋은 지역일까?
전라북도는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다. 천혜의 자연환경, 음식과 문화, 맛과 멋의 고장이며, 성장이 더뎠던 과거를 극복하겠다는 도민과 지자체의 높은 의지와 강렬한 열정이 있다.
필자의 회사에는 외국 바이어들의 방문이 잦다. 전라북도는 이들에게 한국의 맛과 멋, 문화를 대접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그들은 전라북도의 음식과 소리 등에 깊은 인상을 가지고 돌아가고 이것은 기업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전라북도의 현재는 변방이지만 전라북도만이 가진 많은 장점들을 특화시킨다면 글로벌 최고의 지자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진제강은 전라북도에서 세계시장 70조원 규모의 심리스강관 시장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요즘 대내외 경기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지만 '2017년 Global No.5 심리스강관 기업'이라는 꿈을 향해 매진할 것이다. 전라북도 또한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그린 융·복합산업의 중심지역'이라는 Vision으로 전국 지자체의 중심이 되겠다는 꿈이 실현되길 함께 고대한다.
△ 정 대표는 전북대와 동 대학원 금속과를 졸업했으며, 연세대 MBA과정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