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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학생 인기학과 보다 이공계열 더 많이 지원 경제성장 밑거름 됐으면

▲ 정희원 일진제강 대표
지난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전쟁 참전국 16개국과 우리나라의 경제성적표를 비교한 자료를 공개하였다. 많은 지표 중, 우리나라는 성장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계은행이 GDP를 집계한 1961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23억 달러에서 2012년 1조1295억 달러로 연평균 12.9%씩 증가했고, 수출은 0.38억 달러에서 5478억 달러로 연평균 20.6%의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같은 기간 필리핀의 GDP가 72억 달러에서 2502억 달러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 보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이러한 성장을 증명하듯, 자동차, 철강, 반도체, IT 등 핵심 산업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부존자원마저 빈약한 동방의 고요한 나라였던 우리가 많은 저개발국들의 발전모델로 성장한 요인은 대체 무엇일까? 저명한 정치, 문화학자인 새무얼 헌팅턴은 1991년 발행된 "문화가 중요하다(Culture Matters)"의 서문에서 한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1990년대 초 나는 가나와 한국의 1960년대 초반 경제 자료들을 검토하게 되었는데, 60년대 당시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이 아주 비슷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30년 뒤 한국은 세계 14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산업 강국으로 발전했다.…반면 이런 비약적인 발전이 가나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내가 볼 때 '문화'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한 사회나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요소는 환경이나 기후, 천연자원 등이 아니라, 그 사회 공동체 일원들의 의식구조 즉, 공동의 가치라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가난한 1960~70년대를 살았던 우리 선배들은 "하면 된다"와 "잘살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헝그리 정신으로, 근검 절약하여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정신으로, "Wonderful Korea"를 이루어 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 경제에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듯 하다. 2002년 7% 성장 이후 우하향모형의 저성장국으로 진입하여 2011년 3.7%, 2012년 2%를 기록하였다. 금년의 경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 역전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잠재성장률 3.3~3.8%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을 반복하고 있어, 과거 일본식 장기불황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3년째 22위에 머물러 있다는 뉴스까지 더해지게 되면 "Wonderful Korea"의 위상은 빛 바랜 흑백 사진 속의 영광으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내수소비 침체, 인구고령화, 고정투자 증가세 둔화 등에 따른 성장잠재력 부족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단기간 내 과거와 같은 고성장의 추세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과거 고성장기에 저성장기를 대비하지 못했던 우를 다시 범하지 않으려면 우리 선배들이 "가난 극복"이라는 공동의 가치 실현을 위해 매진했던 것처럼 정부, 학계,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규모가 커지고 글로벌 경쟁할수록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것을 절실히 실감한다. 9월부터 대학의 신입생 모집과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이 시작된다. 우수한 학생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인기학과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이공계열에 더 많이 지원하고, 우수 졸업생들이 제조업에, 부품소재기업에, 중소중견기업에 입사하여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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