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61명 年30회 출동 / 인력·장비 턱없이 부족 / 대원들 십시일반 돈보태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조난자를 구조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전북도 산악연맹 산악구조대를 이끌고 있는 장창환 구조대장(48). 그는 지난 20년 동안 산에서 길을 잃거나 다친 수백여명의 등산객들을 구해내는데 힘을 보탰다.
1967년 설립된 전북 산악구조대는 현재 총 61명의 정예대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산림청의 지원 요청이 오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매년 출동 회수만해도 30여회에 달한다. 특히 단풍이 절정에 달해 등산객이 급증하는 10월이 다가오는 이맘때는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등산객의 사전 준비가 미연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란 게 장 구조대장의 설명이다.
"등반을 할 때는 미리 준비운동을 하고, 가을철에는 일교차가 크니 여벌옷을 꼭 챙겨야 합니다. 다치거나 길을 잃었을 때는 빨리 119에 신고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최대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조대는 효과적인 인명구조를 위해 매주 2일간 상황별 구조장비 투입 및 GPS수신기를 활용한 조난자 위치추적, 수색능력 함양 등 다각적인 구조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기적으로 119대원을 대상으로 한 구조기술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장 구조대장은 단지 사람과 산이 좋아 등산을 즐기던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그런 그를 구조대로 이끈 것은,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산에서 추락사한 사건 때문이다. 그는 당시 조금만 더 빨리 구조대가 당도해 응급처치를 실시했다면 살릴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내내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이에 그는 더 이상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돼선 안 된다는 마음에 구조대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가끔은 현실의 벽에 회의를 느낄 때도 있다.
"조난사고는 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양질의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구조대는 매년 전북도로부터 600만원을 지원 받고 있다. 하지만 출동차량 유류비와 교육비로 사용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이 때문에 2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각종 구조장비의 구입에 애를 먹고 있다. 지속적으로 도에 예산 증액을 요청하고 있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 달라, 우리도 돈이 없다"는 것.
이에 궁여지책으로 매달 대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보태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가장 숭고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답답할 때도 많습니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관심과 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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