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 훈련 시작 전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을 둘러싸고 취재진의 인터뷰가 열렸다.
현재 다저스의 현안은 주전 2루수로 누구를 기용할지, 선발진의 마지막 한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지 정도다.
류현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만큼 류현진이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 잭 그레인키의 뒤를 잇는 팀의 3선발로 믿음직하게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차근차근 빅리그 문화에 적응해가던 지난해 이 맘 때와 지금 류현진의 위상은 전혀 다르다.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우리는 선발 투수급 8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수들의 무한 경쟁을 지켜보고 선발 로테이션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매팅리 감독은 팀이 이적료 2천573만 달러와 연봉(6년간 3천600만 달러) 등 6천만 달러 이상을 주고 영입한 류현진을 어떻게 쓰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국에서 7년간 '괴물'로 활약했으나 류현진이 빅리그에서는 어떤 내용을 선보일지 예상할 수 없던 탓에 매팅리 감독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이 관건"이라는 말만 되뇌었다.
그러나 빅리그 데뷔와 함께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뛴 류현진이 14승(8패)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자 매팅리 감독을 비롯한 수뇌부와 현지 취재진의 생각은 단숨에 바뀌었다.
게다가 류현진이 지난해 초반 부진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작년보다 훨씬 준비를 많이 하고 스프링캠프에 입소하자 꼬투리 잡을 내용도 사라졌다.
지난해 류현진의 흡연 습관과 체력 문제, 스프링캠프 준비 자세 등을 꼬집은 다저스 취재 30년 경력의 켄 거닉 MLB닷컴 기자는 "류현진은 다저스의 확실한 3선발투수"라고 실력을 인정했다.
그는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과 더불어 댄 하렌, 조시 베켓, 폴 마홈 등이 이 룰 다저스 선발진은 1960년대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등이 이끌던 다저스 황금시대 선발진과 비교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 5명을 모두 갖춘 팀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류현진부터 3선발 이하 투수들이 다른 구단에서 1∼2선발 노릇도 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다저스 선발진은 큰 기대감을 품게 한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동료와 한 시즌을 치르고 팀에 완벽하게 녹아든 류현진은 로커에서 쭈뼛쭈뼛하던 지난해와 달리 당당한 행동으로 빅리그 2년차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동료와 빨리 친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급했던 지난해와 달리 한결 여유롭게 2014년을 시작한 류현진은 "한 시즌을 치러보니 시차, 체력 문제보다도 중요한 것은 결국 부상 여부였다"며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보내도록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