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격체 보호 아동학대 근절 앞장 / 복지시설 예산 확보 정치권 적극 나서야
지난해 전북지역에는 총 965건의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2012년(635건)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으며, 10년 전인 2003년(243건)에 비하면 4배 가량 늘었다.
과거보다 아동학대의 기준이 엄격해지고, 사람들이 신고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이 수치를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동 학대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최근에도 명백히, 어쩌면 예전보다 더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서완종(50) 전북아동복지협회장은 아동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을 중시했다. 약자이고, 보호자에게 모든 것을 의탁했지만 아동 역시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시설에서 도운 아이들은 대개 부모를 일찍 여읜 아이들, 고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결손가정이 많아졌고, 부모가 자녀를 버리는 경우도 더 많아졌어요. 아이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가 더욱 큽니다.”
아동복지 업무를 하는 곳은 이용시설과 생활시설로 나뉜다. 이 중 아이들이 거주하는 곳은 생활시설이다. 생활시설에서는 직접 아동을 돌보거나 가정위탁 등을 실시한다. 이용시설은 상담과 입양 등을 진행하며, 아이들이 거주하지는 않는다.
현재 도내에는 16개의 아동생활시설이 있지만 전주와 익산에는 각 3곳이 있는 반면, 남원·김제·무주·진안·장수·부안·순창 등의 지역에는 단 1곳의 아동생활시설도 없어 편차가 큰 실정이다. 또 지난 2005년 정부가 사회복지기관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면서, 전북도의 재정이 열악한 탓에 시설의 추가 설립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서완종 회장은 “오는 2015년부터 노인과 장애인, 정신질환 시설은 다시 정부에 의해 관리받지만 아동생활시설은 그 대상에서 누락됐다”며 “이는 아동이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신경쓰지 않은 탓”이라고 해석했다.
정읍이 고향인 서완종 회장은 고교시절 봉사활동에 본격적인 관심을 보이며 아동복지시설에서 일을 하게 됐다. 28년 째 아동복지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이렇게 이 일을 오래 하게 될지 몰랐다”며, “연고가 없는 고향 아이들을 떠날 수 없어 아직도 정읍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전북아동복지협회장이 됐고, 2001년과 2004년에는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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