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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틀 요구하는 한국 축구와 정당 정치

독점적 기득권 버리고 정직·정의·원칙 지켜야 국민들 성원·지지 얻어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한국 축구는 최악의 성적을 내며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일찍 짐을 싸고 말았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축구의 고질적 병폐인 파벌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배타적인 대표단 구성과 소위 의리 축구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과 결과였다.

 

졸전과 16강 실패를 떠나 한국 축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특정 학맥과 인맥에 의한 독점적인 축구협회의 운영과 대표단 구성으로 곪아터질 대로 터져 있었다. 특정 학맥과 인맥이 결합되어 마치 마피아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공고함을 자랑하며 한국 축구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 세력 정점의 맨 밑바닥에 본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국가대표 축구단과 홍명보 감독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월드컵 축구대표단의 무능과 무기력, 최악의 결과에 대한 비판 여론을 모르쇠와 버티기로 일관하다 더욱 거센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다.

 

월드컵 축구단 귀국 후 10일 동안 여론의 악화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태의 수습에 나선 것이다. 물론 홍 감독의 사퇴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질적인 한국 축구의 병폐인 특정 세력의 독점 상황이 조금은 공평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거듭나길 바랄 뿐이다. 공정성과 형평, 최소한의 룰이 있으나 마나 한 것은 비단 축구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이 독버섯처럼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깊은 뿌리를 내린 특정 학맥과 인맥으로 형성된 독점적 기득권 세력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서로 거미줄처럼 결합되어 밀고 당기며 다른 세력을 배척한다. 애애초 공평한 잣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기득권만이 유일한 기준이다. 국민조차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이번 6·4 동시 지방선거에서의 기득권 정당 모습에서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난다. 어려울 때는 국민을 들먹이지만 조금만 빈틈이 보이면 승냥이처럼 반대세력을 무차별적으로 물어뜯으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원칙도 룰도 외면한다.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체 온전한 사람, 상식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다.

 

마치 범죄 경력을 자랑하는 경연장 같다. 청문회에 나온 대학교수와 변호사 및 지도층 인사들은 하나같이 밥 먹듯이 논물 표절하고 대리 논문에 학생 연구비 갈취, 편법과 탈세 및 부동산 투기까지 모든 왜곡과 비리의 집합체 같다. 어느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면서 낯 두껍게 권력까지 얻으려는 것도 똑같다. 실망을 넘어 분노가 인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청문회 문턱이 너무 높다 항변한다. 현재 청문회는 보통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성인군자와 청백리를 가리는 곳은 더욱 아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에서의 최소한의 상식과 평범함, 도덕적 잣대만을 요구할 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를 이야기하며 다른 한편으로 청문회를 약화시키려는 발언이나 시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제 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기준과 룰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제 한국 축구는 눈앞의 대회나 경기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K리그 활성화 및 축구저변 확대와 인프라 구축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현 정당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눈앞의 선거에 연연하여 원칙도 룰도 없는 짓거리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6·4동시지방선거에서 보여준 기존 정당의 모습은 거론조차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마디로 개판(?)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7·30 보궐선거 양당의 공천은 상식도 없고 예측도 할 수 없는 파행으로 점철되고 룰도 없다. 자파 심기와 승리논리만이 판을 쳤다.

 

오직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는 종국에는 결과조차도 파탄 낼 수 있다. 얄팍한 수는 한두 번 통할지 몰라도 지속적인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정직함과 정의로움, 원칙을 지키는 정당과 정치만이 불황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지지를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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