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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이경한 전주교대 교수 〈뉴질랜드 생태기행〉

 

여행은 일상과 일탈의 경계선상에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감행한다.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돌아올 수 있을 만큼 여행을 한다. 다시 올 곳이 있기에 여행은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지금 뉴질랜드로 떠난다.

 

뉴질랜드는 보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에 충분한 곳이다. 뉴질랜드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목가적인 풍경일 게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의 전원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런 목가적인 삶을 가능케 한 배경은 자연환경이다. 산, 바다, 호수, 빙하, 계곡, 온대우림 등으로 이뤄진 자연환경은 우리의 시선을 잡아두기에 충분하다. 어릴 적 이발소에 걸려 있던 풍경사진의 모습이 곳곳에 넘쳐난다. 유럽인이 몰려와 산지를 개간해 농목지로 만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연을 완전히 거스르지는 않고 있다.

 

뉴질랜드의 자연은 참으로 보기에 좋다. 뉴질랜드 여행은 그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고, 자연과 더불어 더디 사는 사람을 목격하게 해준다. 이 여행에서 뉴질랜드 남섬을 중심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사람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때로는 훼손된 자연 생태를 복원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뉴질랜드 생태기행> 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좌표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열하를 여행하면서 박지원이 하인에게 처음 보는 사물이 있으면 비록 잠자거나 먹을 때라도 반드시 고하라고 일렀듯이, 뉴질랜드 남섬의 남녘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부지런히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담고, 다시 글로 표현했다.

 

이 여행은 ‘EBS 세계 테마 기행’ 뉴질랜드 편의 촬영을 목적으로 시작했다. 뉴질랜드 남섬의 자연과 문화를 취재하고 여행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중에 남섬의 환경생태,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우리의 미래 등을 눈여겨보고, 이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책은 남섬의 관문인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도착하며 시작한다. 그 후 크라이스트처치부터 카이코우라, 쿡 산, 퀸스타운, 테 아나우, 밀퍼드 로드, 밀퍼드 사운드, 다웃플 사운드, 남섬의 끝인 스튜어트 섬까지 곳곳의 여정을 그대로 담았다. 다시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의 탑승 트랩에 몸을 실으며 끝마치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뉴질랜드 생태 여행에 동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영화 속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곳’, 뉴질랜드의 생태를 간접 체험해 보면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욕망이 솟구칠 것이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생각의 깊이를 더해 주는 매력이 있다. 카잔차키스는 <스페인 기행> 에서 ‘이 세상을 돌아다닌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땅과 바다들, 새로운 사람들과 사상들을 보는 것’이고, ‘여행을 기록하는 것은 오만한 자아를 인간이라는 고통 받는 편력 군대 속으로 던져 담금질하여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고 했다. 뉴질랜드 남섬을 여행하면서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보았다. 또 자연 속에서 인간의 오만한 자아를 생각해 보았다. 그곳에서의 관찰과 느낌을 이 책에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고, 글로 옮기며 나를 부드럽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자연 밖에서 자연이 주는 벅찬 감상만을 누리고 있었다.

 

이 책과 함께, 뉴질랜드의 생태기행을 하면서 다양한 생물들과 자연이 어우러져 있는 천연의 숲을 보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하는 책무를 지닌 존재임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나무와 새와 작은 이끼들이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생태계라는 이름으로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사는 존재임을 느껴보길 바란다. 따라서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함에 있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이경한 전주교육대학 교수는 전북교육포럼 대표,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편집위원장,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이해교육학회 편집위원장, (사)교육종합연구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열린 지리수업의 이론과 실제> , <지리교육학 강의>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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