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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조성보다 기업친화 여건이 먼저

도내 상당수 산업단지가 입주기업을 찾지 못해 자치단체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분양 가능성이나 사업성을 따지기 보다는 ’방죽을 파 놓으면 물고기가 모일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조성만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월말 현재 도내 85개 산업단지의 미분양률이 8.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6%에 비해 0.8%p 높아졌다. 미분양률 8.4%가 걱정할만큼 높은 수준인지는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전국에서 강원, 충남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은 것이라고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산업단지별로 미분양률의 차이가 심하다는 점이다. 전주시자원순환특화단지나 익산제3일반산업단지, 익산제4일반산업단지, 정읍첨단과학(RFT) 일반산단 등의 미분양률은 58.7%에서 70.4%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정읍첨단과학 일반산단을 제외한 4곳은 자치단체가 조성한 곳이다.

 

사전에 수요를 충분히 조사해서 어느 정도 분양계획을 마친 상태에서 조성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도, 의욕만을 앞세우다보니 준공이 됐는데도 미분양이 많이 남은 곳도 있다.

 

물론 산업단지 미분양이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자치단체마다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다. 분양가를 깎아주고 분할납부를 허용하거나 유치 포상금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기도 한다. 업종이나 경제적 효과도 따지지 않는다. 결국 악수(惡手)가 악수를 부르는 셈이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자치단체의 재정은 곧 주민들의 곳간이기 때문이다.

 

기업유치는 자치단체장들이 가장 생색내기 좋은 치적이다. 그러나 기업을 유치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고용과 세수(稅收)효과이다. 그런데 세수효과는 이미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자치단체들마다 보조금이라는 이름으로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경쟁적으로 세금을 깎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유치에 따른 고용효과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그 준비는 되어 있나.

 

지난 3년간 전북에서 수도권으로 떠난 기업이 290개나 된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행정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자치단체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라 안정적인 인력공급과 행정규제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소문나면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단지를 조성해달라고 자치단체에 집단으로 청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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