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2014~2015년) 결과 전북 장기요양기관 660곳 가운데 부실 우려 기관이 299곳으로 45.3%에 달했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국가보조금 부당청구 의심이 가는 도내 장기요양기관 23곳을 점검한 결과 18곳에서 위법행위를 적발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서비스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장기요양기관의 부실과 불법이 이리 성행하기까지 감독기관이 지금껏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실 혹은 위법성이 드러난 사안 중에는 요양기관인지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사례도 나왔다. 한 노인 요양원은 방문을 끈으로 묶어 놓고 시설을 비우는 등 입소자를 방치했다. 또 다른 요양원에서는 입소 노인 4명을 폭행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런 사례가 극단적이긴 하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장기요양기관의 난립 속에 부실 운영이 방치될 경우 재발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고령화사회 장기요양기관은 당사자인 노인과 부양가족들이 의지할 수 있는 보금자리다.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도입 이후 장기요양기관은 전국적으로 2008년 8000개에서 지난해 1만8000개로 늘었고, 이용자도 15만명에서 48만명으로 급증했다. 요양 등급이 인정될 경우 노인요양시설에서 지내거나 요양보호사의 방문 서비스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다. 그러나 이런 양적 증가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 따르지 못해 요양기관별로 시설 수준과 서비스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장기요양기관이 신고제로 설립은 쉽지만 부실 우려 시설에 대한 지정 최소 근거가 없어 퇴출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부실운영 징후 발생으로 업무가 정지되더라도 새로 개설하거나 수급자 이전 등을 통해 영업을 재개하는 편법이 생기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여기에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행정처분을 담당하는 주 감독기관인 자치단체의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전북의 장기요양기관 업무 담당자 1명당 평균 요양기관은 53.3곳으로 업무 부담이 크고, 업무 기간이 11.3개월로 짧아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요양기관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장기요양기관 관리 시스템의 전산화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 또 현장에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의 교육을 강화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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