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가 밝았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매몰되는 닭과 오리가 5000만 마리를 넘어서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진행되고 있는 등 아직도 지난해 병신년(丙申年)의 혼란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닭은 예로부터 새벽을 알리는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瑞鳥)로 알려졌으며 붉음은 곧 밝음을 뜻하기도 한다. 띠를 알리는 12가지 동물 중 유일하게 날짐승이지만, 날개가 퇴화해 땅에 살면서도 항상 하늘을 향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해진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녹록지 않은 새해 전망
우리 앞에 놓인 정유년 새해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경기의 침체가 좀체 개선될 기미가 없고, 위대한 미국의 재건(Make America Great Again)을 내세운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보호무역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생산기지는 점차 구미(歐美) 등으로 옮겨가고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경제활동 참여인구, 산업별 종사자수가 전국 최저 수준이다. 가구 총소득은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가계부채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유일하게 성장이 멈춘 곳(성장률 0%)이 전북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경제의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폐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의 푸동지구와 비견되는 새만금사업은 30년 동안 지지부진하며, 전북도가 미래의 쌀이자 100년 먹을거리로 준비하고 있는 탄소산업은 정부의 비협조와 발목잡기로 제자리걸음이다.
전라도 천년, 전북위상 새롭게
올해는 전라도라는 이름이 생긴지 1000년째, 내년이면 1000돌이 된다. 경상, 충청, 강원, 경기 등의 이름이 생긴 지 이제 겨우 600~700년인데, 전라도는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게 됐다.
그러나 오늘날 전라도라는 이름의 위상은 매우 초라하다. 영남(경상도)의 대항세력으로 비쳐지며 홀대를 받았고, 지방이라는 이름으로 수도권에 비해 차별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정책은 낡은 고문서로만 남아 있고, 수도권의 규제완화와 집중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경기와 충청, 강원도 등 수도권에는 기업이 넘쳐나도 전북까지는 좀처럼 내려오려고 하지 않는다. 전라도 1000년을 계기로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전북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대선·개헌 촛불혁명의 완성
이런 가운데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높다. 그 단초를 만든 것은 정치권보다는 국민들이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는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은 권력주변의 탐욕스런 분탕질에 분노를 표출해왔고, 낡은 기득권과 정경유착 등의 적폐를 청산할 것을 요구해왔다. 촛불집회를 마무리 짓는 결정판은 대선과 개헌이 될 것이다.
우선 대선은 촛불집회의 민심을 반영해서 산적한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배타적이고 편가르기식 선거운동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과 승복을 통해 차기 지도자가 선출돼야 한다. 누가, 어느 정파가 정권을 잡느냐의 관점에만 매몰되다 보면 본말이 전도되고 역사가 퇴보할 수도 있다.
새해 첫날에 출범할 국회 개헌특위는 대선 전에 개헌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음 정권에서는 반드시 헌법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과 함께 미래 비전을 담은 개정안을 내놓아야 하며, 그 중 하나가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을 통해 지방에 권력을 이양하고 지역의 차별없이 국가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을 담아내야 한다.
청년에 꿈과 희망, 일자리를
청년은 국가의 미래다. 젊은 세대가 없다면 국가가 존속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청년들의 삶은 참으로 힘겹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갖기 어렵고, 삼포(연애, 결혼, 출산)세대니 사포(3포+인간관계, 내집마련)세대니 칠포(5포+꿈, 희망)세대니 하는 말이 나온다. 이제는 포기할 것이 하도 많아 n포세대 또는 달관세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책이 속속 나올 수 있도록 청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최우선적으로 나서야 하며, 청년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청년들도 어려운 현실을 한탄만 하지 말고 진취적인 자세로 도전하기 바란다.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 새벽은 멀지 않다. 정유년 새해에는 전북이 한 걸음 더 발전하는 해가 되기 바라며, 전북도민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