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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정책만 있고 지방이 없는 한심한 정권

국가는 국토의 균형 있는 개발에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대한민국 헌법 제122조에 나오는 이 말은 ‘지역균형발전에 힘써야 한다’는 국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지난 세기 중반 이후 대한민국은 성장위주의 경제발전 정책에 몰두, 헌법에 명시된 이 균형발전 정신을 저버렸다. 서울과 그 주변은 기형적으로 팽창했고,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낙후의 늪에 빠졌다. 정부의 수도권 팽창 정책 결과, 수도권에 인구 48%가 집중됐고, 전체 생산액의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편중됐다. 의료시설과 대학 등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등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수십년간 지속되면서 지방의 인력이 수도권으로 흘러들어갔다. 수도권은 중앙, 지역은 지방으로 양극화됐다. 인구도 잃고, 산업화에서도 뒤쳐진 전국의 지역은 생산성이 급격히 약화됐고, 낙후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가 됐다.

 

수도권 위주의 국가, 이런 망국적 기형을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2003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등 소위 ‘지방분권 3대 특별법’이고, 그 결과로 세종시와 혁신도시가 전국에 건설됐다. 이후 해외로 이전했다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이 지역에 입주할 경우 혜택을 주는 정책도 시행됐다. 일자리에 목마른 지역의 기업 유치에 단물이 되는 정책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줄기차게 추진하더니 이젠 유턴기업마저 수도권으로 넘기겠다고 나섰다. 지난 연말 박근혜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혼란할 때 정부가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수도권으로 확대한 것이다. 지역이 쥐고 있는 떡 하나를 빼앗아 떡 열을 쥔 수도권에 던져주는 꼴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의견 수렴은 없었다. 꼼수다. 지역은 이런 정부를 정부로 인정하기 어렵다.

 

어제 전국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와 지역 대표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유턴기업에 대한 특혜 조항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의 재심의 및 재개정을 요구했다. 정부는 일개 수도권 기관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부답게 정책을 펴야 한다. 대한민국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의 발전 정책을 정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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