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란 사람으로서 또는 한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누구나 마땅히 누리고 행사해야 할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다. 천부인권(天賦人權)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성별이나 종교, 장애, 출신지역, 인종, 사상 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우리나라 헌법 10조에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고 담고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사회에는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여러 차별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전북과 전남, 광주를 관할하는 광주인권사무소에 접수된 진정사건은 지난 2011년 562건에서 2016년 889건으로 늘었으며, 상담건수도 같은 기간 동안 2159건에서 2503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도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억울한 차별을 당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마땅히 찾아갈 곳이 없어서, 또는 자신의 숨기고 싶은 부분이 드러나거나 이후의 일이 두려워서 속으로만 우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인권침해를 당한 사람들은 사회적인 약자로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한 것이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가인권위의 권고수용률을 높이겠다고 한 것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권위의 위상 강화나 권고수용률 향상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인권침해를 당한 사회적 약자들이 언제라도 쉽고 마음 편하게 찾아가서 상담을 하고 조언을 구하고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인권사무소가 주변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북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멀리 광주에 있는 사무소까지 가야 하다보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미리 겁을 먹고 스스로 기대를 접거나 권리찾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모든 지역이 국가인권위의 행정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지역에 국가인권위 사무소가 없다는 것은 그 지역의 인권을 포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인권위 전북사무소가 설치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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