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뀐 뒤 도내인사 정부부처 두루 포진 / 도민 가슴 속에 켜켜이 쌓인 열패감 떨치고 지역사업 국가예산 구걸 말고 당당히 주장
소외, 패배의식, 열등감, 차별, 아픔.
이런 단어들은 대부분의 전북인 가슴 속에 내재된 응어리들이다. 전라도 1000년 역사의 중심지였던 천년고도 전북이 해방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영남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못사는 가난한 동네로 인식되어진 것이다. 국가 정책사업에서 배제될 때마다 전북은 패배감에 젖은 전북홀대를 외쳐왔고, 그동안 ‘낙후된 전북, 힘 없는 전북’을 당연스레 숨기며 살아왔다. 중앙 부처로 올라간 전북 출신 공무원들조차 전북인이란 사실을 입 밖에 내기를 꺼려하며, 내 고향 전북을 가슴에만 담았어야 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대한민국 100년 미래가 될 새만금이 전북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100년 먹거리가 될 탄소산업이 전북을 주축으로 세계를 견인해가고 있다. 새 정부 역시 이 같은 현실을 인정하며 전북에 무한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북은 오랜 무장관, 무차관 시대를 끝냈다. 장관 이상급 2명, 차관 11명, 청와대 수석비서관 1명, 비서관 6명 등 전북 출신들이 정부 부처에 두루 포진됐다.
새 정부 들어 전북 인사가 정부 부처에 등용된 최고의 성과로 치부되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냈다고 폼을 잡기 보다는 앞으로 이런 인맥들을 전북과 잘 엮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과거 정권의 차별을 상쇄할 지역발전 대책에 골몰해야 한다.
“전북에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며 오랫동안 도민 가슴 속에 내재된 열패감을 이젠 떨쳐야 할 때다.
이제 전북 도민 스스로 ‘전북 자존의 시대’를 외칠 시대가 도래했다. 도민 스스로 자학하며 열패감에 사로잡히지 말고 자존의 시대를 열기 위해 힘을 모아나가야 할 때다.
지역사업 추진을 위한 국가예산 요구 역시 과거처럼 구걸에 가까운 감정에의 호소보다는 당당하게 사업의 타당성 논리를 앞세워 요구하고 주장해야 한다.
새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에는 ‘새만금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육성’이라고 명시됐고, ‘속도감 있는 새만금 사업추진을 위한 공공주도 매립, 국제공항·신항만 등 물류교통망 조기 구축’ 문구가 구체적으로 들어 있다. 또 전북의 주요 대선공약인 △국가식품클러스터 △탄소산업클러스터 △탄소소재 국가산단 조성 △안전보호융복합사업 등 4개 사업도 문재인 정부 5개년 계획에 담겼다.
전북은 지난 6월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폴란드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며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를 유치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전북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게 된 계기가 됐으며, 그간 패배 의식에 젖어있던 도민 자긍심도 고취돼 있다.
특히 ‘떼쓰기’가 아닌 당연한 우리 것을 찾는 ‘전북 몫 찾기’를 통해 전북을 호남이 아닌 별도의 독자권역으로 분리했고 지역거점형 콘텐츠기업 육성센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전주지원 개소, 한국은행 전북본부 화폐수급업무 재개, 한국감정원 군산지사 복원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전북의 성장과 미래비전이 될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도민 개개인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오는 10월 25일 도민의 날을 기점으로 도민 자존감 회복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 자존의 시대’를 주창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우리가 꼭 해야 할 것,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 등 전북의 정체성 정립과 가치 찾기를 위해 분야별로 정책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며 “전북 자존 및 우리 몫 찾기는 타 지역의 무언가를 빼앗아오는 것이 아닌, 당연한 우리 전북 몫을 찾아가기 위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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